고개 숙인 의대생들 “심려 끼쳐 송구스럽다”

인하·부산의대 학생들, 학내 구성원들에게 사과·감사 “학업에 성실히 임해 사회적 책임 다하는 의사 되겠다”

2025-08-05     송수연 기자
부산의대와 인하의대 학생들이 수업 복귀 전 교수와 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들에게 사과했다(ⓒ청년의사).

학교로 돌아가는 의대생들이 고개를 숙였다. 악화된 여론에 나온 선택이지만 그 속에는 의정 갈등 1년 6개월간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고 학업을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가 담겼다.

부산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교수와 교직원들에게 복귀 소식을 알리며 “적지 않은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수업 재개를 위해 노력해줘 감사하다고도 했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입장문은 교수와 교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전달됐다.

부산의대 비대위는 “모두에게 무거운 마음을 안겨줬던 시간이 일단락되고 이제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오게 됐다”며 “복귀하는 학생들에게 다시 배움의 자리를 회복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힘써준 학장님과 교수님들께 감사하다”고 했다. 총장과 교직원들에게도 “의대 상황을 이해해주고 다시 교실로 돌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해줘 감사드린다”고 했다.

부산의대 비대위는 “학내 구성원들 사이의 신뢰와 관계에 적지 않은 상처가 남았으리라 생각한다”며 “그 상처를 조금씩 보듬고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화합해 나가길 소망한다”고도 했다.

이어 “의학을 배우는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고자 한다”며 “앞으로의 학업에 성실히 임하겠다. 미래 의료인으로서 봉사와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의학도로 성장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부산의대 의예과 학생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수업을 재개했으며 의학과(본과) 학생들은 오는 11일부터 수업을 시작한다.

인하의대 학생들도 복귀를 앞두고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인하의대 학생회는 지난 1일 ‘의대 학년별 대표 수업복귀 성명서’를 내고 “복귀를 결심하기까지 학교와 학우 여러분이 수많은 배려와 기회를 줬는데도 그간 응답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마음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인하의대 학생회는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는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학업을 중단하는 동안 교수님들이 준 많은 기회와 신뢰를 저버린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번 성명서에는 의대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 본과 1~4학년 대표, 예과 1~2학년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인하의대 학생회는 이미 복귀해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도 “저희의 복귀가 달갑지만은 않을 수 있는데도 반대 의견을 표출하지 않고 기꺼이 이해해줘 감사하다”며 “기 복귀자에 대한 어떤 가해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들은 “학업 복귀 기회가 주어진 것이 특혜로 비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며 “인하대 일원으로서 그동안 받은 배려를 잊지 않고 항상 감사하며 진중한 자세로 겸허하게 학업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을 존중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책임감을 갖겠다”며 “사회에 봉사하는 의료인이 되겠다”고 했다.

학교별 복귀 의대생들의 사과가 있기 전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 차원에서도 대국민 사과가 있었다. 의대생 전원 복귀 선언이 있었던 지난달 12일 의협 김택우 회장은 “지난 1년 5개월간 국민이 말할 수 없는 피로와 아픔을 견뎌야 했다. 그 고통에 누구보다도 깊이 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비상대책위원회도 같은 날 유감을 표했다. 의대협 비대위는 지난달 30일 이선우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활동을 종료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대전협 한성존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28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진행한 간담회에서 “1년 5개월 넘게 이어진 의정 갈등으로 불편을 겪고 불안했을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