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사과하라? 의정 사태 왜 일어났는지 잊지 말아야"

의협 "전공의와 달라, 사과 요구 정당한가" 선 그어

2025-07-31     고정민 기자
전공의에 이어 의대생에게도 수업 복귀 전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한의사협회가 선을 그었다(ⓒ청년의사).

전공의에 이어 의대생에게도 수업 복귀 전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한의사협회가 선을 그었다. 1년 전 의대생이 수업을 포기하고 휴학한 이유를 되돌아볼 때라는 지적이다.

의협 김성근 대변인은 31일 용산회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의대생의 학업 복귀와 전공의 수련 재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어려운 시기를 참고 견뎌준 국민께 감사드린다"면서 "의학 교육과 수련 대책이 조속히 실행돼야 대한민국 의료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다.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의대생 사과를 요구하는 여론에 대해서는 "앞서 의협이 의대생을 대신해 국민에게 송구하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의대생 복귀와 수업 방침이 정리된 이후 관련해서 어느 정도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면서 "사과 내지 유감 표명에 대해서는 (의대생) 스스로도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나 "의대생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해서도 "의료계 내부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의대생이 무슨 이유로 사과해야 하는지 논의가 내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의료계 시각에서 봤을 때, 전공의와 의대생은 위치(상황)가 다르다. 의대생은 환자를 진료하는 입장도 아니었다"고 했다. 수련병원 사직을 두고 '환자 진료 포기'라면서 전공의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듯이 의대생에게 동일한 요구를 해선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의정 갈등과 의대생 휴학이 윤석열 정권의 의료 정책 강행 때문이라는 점도 상기시켰다. 김 대변인은 "이 사태를 촉발한 원인을 우리 (사회)가 잊은 것은 아닌지, 지난해 2월 이후 사태 촉발 과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의협은 지난 12일 의대생 전원 복귀 선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김택우 회장이 대국민 사과한 바 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도 이선우 비상대책위원장이 같은 자리에서 유감을 표했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입장문을 내고 "의학 교육과 의료 현장 정상화를 위해 신뢰의 장을 열어준 이재명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사가 되겠다"고 했다. 지난 28일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 한성존 비상대책위원장이 환자단체와 만난 자리에서 의정 갈등 장기화에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