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글리스 출시…'계열 내 교차투여' 급여 논의 본격화되나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 내 교체투여 필요성 느껴" 한국릴리 "두필루맙에서 실패한 환자 대상 임상 데이터 올해 안으로 발표"

2025-07-03     홍숙 기자

올해 3월부터 아토피피부염 치료에서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 간 교체투여가 급여로 인정됐지만,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출시 이후에도 다양한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가 출시됨에 따라 계열 내에서 교체투여에 대한 급여가 필요하다는 임상현장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듀피젠트 이후 아트랄자(성분명 트랄로키누맙)와 엡글리스(성분명 레브리키주맙)가 등장하며 듀피젠트 치료가 어렵지만 JAK억제제 처방이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는 같은 생물학적제제 교차투여에 대한 급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릴리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엡글리스의 국내 건강보험 급여 출시 급여 기자간담회를 2일 더플라자호텔서울에서 개최했다.

한국릴리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엡글리스의 국내 건강보험 급여 출시 급여 기자간담회를 2일 더플라자호텔서울에서 개최했다. 이날 연자로 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신민경 교수와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피부과 고현창 교수가 참석했다.

현재 국내에서 중등증-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에는 ▲생물학적제제 3종 ‘듀피젠트’, ‘아트랄자’, ‘엡글리스 ▲JAK 억제제 3종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가 허가를 받았다.

지난 3월부터 생물학적제제나 JAK 억제제를 사용하다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다른 계열 약물로의 교체투여가 급여로 인정되며 임상 현장에서도 계열 간 교차투여가 활발해 졌다.

고현창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다른 질환과 달리 특별한 바이오마커가 없는 상황에서 환자의 과거력 등을 고려해 최선의 치료제를 의료진이 선택한다"며 "학회 차원에서 2년 여간 노력한 결과 계열간 교차투여 급여는 이뤘지만 아직 같은 계열내(생물학적계열 내 혹은 JAK억제제 계열)에서 교차투여(스위칭)한 임상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아직 해당 부분에 대해 심평원을 설득할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신민경 교수는 "듀피젠트를 치료에 어려움을 겪은 환자가 다른 생물학적제제로 스위칭하는 데이터는 없어 개인적인 임상 경험을 공유하면 대략 5% 내외의 환자는 생물학적제제 내에서 스위칭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련해 한국릴리 측도 계열내 교차투여를 위한 임상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릴리 의학부 이주희 이사는 "심평원에서 계열내 교차투여에 대한 급여 검토가 가동하도록 듀피젠트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엡글리스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3상 임상시험이 현재 진행 중"이라며 "올해 안으로 해당 임상 데이터에 대한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이사는 "듀피젠트에 실패한 환자들 중에서도 JAK 억제제의 안전성 이슈와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계열간 교차투여가 어려운데 이런 부분에 대해 생물학적제제 내에서 보험 급여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엡글리스는 아토피피부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인터루킨(IL)-13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생물학적제제다. ADvocate, ADapt, ADjoin 등 주요 임상 연구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16주 투여 후 임상 반응이 확인되면 4주 1회 유지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2주 1회 요법인 듀피젠트 주사 간격이 길다는 점과 듀피젠트 치료 후 얼굴과 목을 중심으로 한 홍반과 결막염 등이 있는 환자에서 엡글리스는 좋은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 교수는 "듀피젠트는 보통 15%의 환자에서 결막염이 보고되며 엡글리스는 8.5%로 듀피젠트보다는 낮은 편"이라며 "뿐만 아니라 듀피젠트의 경우 얼굴과 몸에 홍반이 20% 정도 관찰되는데 노출되는 피부 부위인 만큼 환자들의 생활이 불편감이 있어 이런 환자들을 대상으로 엡글리스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치료의 어려움도 강조했다. 그는 "아토피피부염은 얼굴, 목 등 노출 부위 증상과 가려움증, 그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과 삶의 질 감소, 동반 질환으로 인한 부담이 큰 질환"이라며 "특히 2020년 자료에 따르면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치료에도 불구하고 일년 중 절반 이상인 평균 192일이라는 빈번하고 긴 재발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국내 아토피피부염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는 전신 치료가 강력하게 권고된다. 그러나 국내 아토피피부염 환자 중 중등도-중증 환자 비율은 2002년부터 2019년 사이 30.9%에서 39.7%로 증가했지만, 해당 환자군에서 전신 면역억제제 처방률은 여전히 5% 수준에 그쳤다.

신 교수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나이와 면역상태 등에 따라 각 치료제에 대한 치료 효과나 부작용 등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치료 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다"며 "엡글리스를 비롯한 생물학적 제제부터 JAK 억제제까지 새로운 치료제들이 급여 적용되어 환자 부담이 10%로 줄어든 만큼 더욱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엡글리스의 임상적 이점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강조했다. 고 교수는 "엡글리스가 표적하는 IL-13은 아토피피부염의 염증과 가려움증에 주요하게 작용하는 사이토카인이다"라며 "엡글리스의 장점을 ‘강력한 시작’, ‘장기간 지속’, ‘월 1회 유지요법’, ‘안전성 프로파일’ 등 네 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임상시험에서 엡글리스 투여 환자는 2주차부터 가려움 완화 효과가, 4주차부터 피부 증상 호전이 확인된 만큼,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엡글리스 치료 시 초기부터 빠른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엡글리스는 허가 기반이 된 임상시험인 ‘ADvocate-1’, ‘ADvocate-2’에서 16주차 기준 IGA 0 또는 1 도달률이 각 43.1%, 33.2%, EASI 75 도달률이 각 58.8%, 52.1%, EASI 90 도달률이 각 38.3%, 30.7%로 위약 대비 유의한 개선을 확인한 바 있다(p<0.001).

고 교수는 "엡글리스는 월 1회 유지요법으로 지속적인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며 ADvocate-1, ADvocate-2의 1년(52주) 데이터를 소개했다. 그는 "1년간의 엡글리스 유지요법 후 IGA 0 또는 1 도달률은 76.9%(p<0.01), EASI 75 도달률은 81.7%(p<0.05), EASI 90 도달률은 66.4%(p<0.01)로 위약 대비 높았으며, 새로운 안전성 이슈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