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입원전담전문의 ‘성과 중심 보상’ 전환"…病 "보상 지표 부재'
복지부 "입원 진료 구조적 개선, 환자 건강 결과 등 실질적 효과 반영" 김은경 용인세브란스병원장 “입원의학과 역할, 평가에 제대로 반영돼야”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 추진으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부상하고 있지만, 보상 체계와 인력 운영 등에 대한 의료 현장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기존 행위별 수가체계에서 벗어나 입원 진료의 질과 환자 결과 중심의 성과 기반 보상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성과 중심 보상’ 자체가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 유정민 건강보험지불혁신추진단장은 지난 21일 용인세브란스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제5회 연세의대 입원의학과 심포지엄’에서 “입원 진료의 구조적 개선, 업무 효율성 제고, 환자 건강 결과 등의 실질적 효과를 보상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가려고 한다”며 “이런 것들을 체계·지표화해 성과를 볼 수 있는 흐름을 만드는 게 정책 과제”라고 설명했다.
유 단장은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벗어나 입원의학 관점에서는 의사들 뿐 아니라 진료지원(PA) 간호사나 전문 간호사, 약사 등 다 직종이 함께 포함돼야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팀 기반으로 다양한 의료 행위들이 모여 의료기관 성과를 높인다는 관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 단장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의 전문의 가산 형태로 가고 있지만 팀을 이뤘을 때 이에 대해 일정 부분 지원을 하고 자율적으로 배분하는 체계를 구축할 수 없을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 “상급종합병원 뿐 아니라 중증도 이상 입원을 담당하는 종합병원들로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김은경 용인세브란스병원장 “‘보상 지표’ 불투명”…제도 보완 요구
하지만 병원 현장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방향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실제 병원 경영과 연결되는 구체적인 보상 지표 부재에 우려를 표했다. 단순한 수가 개선을 넘어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나 의료질지원금 평가 항목에 입원전담전문의 관련 지표를 반영하는 게 제도 정착에 실효적이라는 지적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 김은경 원장은 “정부는 (의료) 행위 보상보다는 성과 위주로 보상하겠다고 했다. 전략은 맞다고 보지만 병원 리더십 입장에서는 성과를 어떻게 평가해 줄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입원의학과 운영 성과를 물어보면 좋아졌지만 어떤 성과라고 콕 집어 말하기 힘들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원장은 “병원장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의료질지원금이나 상급종합병원평가에 입원환자 관리에 대한 병원 노력이 반영되는 것”이라며 “입원전담전문의는 물론 당직 체계나 팀 기반 진료 등 다양한 요소가 입원환자 관리에 기여하지만, 과거 관련 지표가 평가 항목에서 제외되면서 ‘입원의학과 없이도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생길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성과 중심 보상 방향은 공감하지만 정작 입원의학과가 병원에 어떤 성과를 가져왔는지 보여줄 수 있는 구체적인 평가 지표 부재가 가장 큰 고민”이라면서 “입원의학과 역할과 병원 노력이 여러 평가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政 “지표 개발 중…병원 의견 반영하겠다”
정부는 입원환자 관리 질 향상과 환자안전 확보, 진료 협력 개선 등 구체적인 항목들을 성과 지표화 하는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유 단장은 “입원전담의 제도 배치 등을 각 평가기준에 넣다 보니 병원 안에서는 오히려 효율적인 인력 운영이 어려워 불만들이 많았다. 최대한 병원 경영이나 운영 과정에서 자율성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라며 “성과 지표를 추상적으로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어떤 성과를 봐야 하고 어떤 지표를 써야 하는지 정부도 준비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유 단장은 “성과를 무조건 최종 아웃컴(Outcome)으로만 보려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기반과 중간 과정, 그리고 중증도 보정 등을 고려한 중간 성과 지표도 함께 고려할 것”이라며, “입원 환자 관리의 질 향상, 환자 안전 확보, 진료 협력 개선 등의 구체적인 항목들을 성과 지표화하는 작업을 의료 현장과 함께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초기에는 제도 기반 조성과 유인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입원의학과 관련 노력과 운영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도록 측정 가능한 핵심 지표들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