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링·수련·PA 등 풀어야할 문제 산적한 대학병원…고대 "고민 중"
고려의대, 의대생 ‘트리플링’ 해결 위한 ‘플랜B’ 마련 ‘수련’ 초점 맞춘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방안도 준비 “전공의와 PA 갈등요인 해결방법 고민…논의 중”
수업 미복귀 의대생에 대한 유급·제적에 3개 학번이 동시 수업 받는 트리플링(Tripling)이 현실화되면서 고려대의료원은 의학교육 파행을 막기 위한 ‘플랜B’를 준비한다. ‘근무’보다는 ‘수련’에 초점을 맞춘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방안도 마련했다. 그러나 진료지원 인력(PA)과 전공의 공존에 따른 갈등 해소 방안은 여전히 고민 중이다.
고려의대 편성범 학장은 27일 오전 의대 본관 3층 최덕경강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학생이 들어와 있진 않지만 내년 트리플링 문제도 고려의대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며 “일부 학생들이 (수업 일정이) 겹칠 수밖에 없지만 (신관 증축으로) 교육 시설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편 학장은 “의대 학생들 중 본과생들에서만 유급이 발생했다. 예과생은 유급이 아닌 학사경고만 받았다. 대선 이후 예과생들이 2학기 복학하고 본과생들은 내년 3월 복귀하면 순차적으로 교육할 예정”이라며 “일부 학생은 겹칠 수밖에 없지만 대형 강의실 등을 확충해 문제없다”고 말했다.
고려의대는 내년도 트리플링으로 동시 수업을 듣게 되는 인원이 280여명이지만 군 입영한 학생들이 많아 총 인원은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임상실습은 고대안암·구로·안산병원으로 분산해 실시하면 교육의 질 또한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다만 해부학 실습이 문제다.
편 학장은 “해부학 실습은 본과로 올라가서 문제가 될 수 있어 의대 해부학교실을 포함한 본과 학년위원회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고심해 플랜A·B를 마련했다”며 “본과 1학년이 됐을 때 해부학 실습 문제만 조율된다면 큰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의대 교육위원회에서 각 플랜에 대해 세부화하고 있다”고 했다.
전공의 교육수련 체계도 마련했다. 지난 3월 수련평가·인증기구인 ACGME(Accr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로부터 국내 최초로 ACGME 국제허브로 지정되면서 실제 임상에서 요구되는 핵심역량을 기준으로 교육·평가하는 역량기반 의료 교육(Competency-based Medical Education)을 적용한다.
고대의료원 손호성 의무기획처장은 “전공의들이 값싼 노동력에서 벗어나 미래 의료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후학 양성에 초점을 맞춰 전공의 교육수련 체계를 마련했다. 일을 줄이고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고 한다”며 “앞으로 전공의 교육수련은 역량 기반, 자기 주도 학습이 되는 피드백 중심으로 가져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공의 수련이 근무에서 교육으로 초점이 옮겨가가면 임상현장에서 PA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PA와 전공의 간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해결할 방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민병욱 고대구로병원장은 “전공의들이 복귀를 하더라도 과거 근무형태로 업무를 하진 않을 것”이라며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관련) 여러 시범사업과 정책이 시작됐다. 복귀 하더라도 주당 근무시간이나 연속근무가 제한되는 환경이기 때문에 일부 PA 간호사 업무는 공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 원장은 “병원에서도 그런 부분에 대비해 전담간호사 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다. 또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전공의 복귀 시 두 직군 간 갈등요인에 대한 해법 등을 지금부터 고민하고 서로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