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완화의료팀, 5주년 기념 전시회 개최

완화의료 속 예술 치유…환아들의 삶과 회복, 미술로 담아

2025-05-16     김찬혁 기자
솔솔바람 5주년 기념 전시회를 준비한 의료진과 직원들의 모습(서울성모병원 제공).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완화의료팀 ‘솔솔바람’이 출범 5주년을 맞아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병원 본관 1층에서 ‘바람을 따라 함께 걸어온 길’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병원에서의 치료 과정을 예술로 표현한 환아들의 회화, 클레이 조형 작품과 솔솔바람 활동사진을 통해 아이들의 감정 변화와 회복 과정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자원봉사자들이 관람을 안내했으며, 교직원 어플 응원댓글 작성, SNS 참여 이벤트도 진행됐다. 5주년을 축하하는 취지로 민들레마음과 스트레스컴파니에서 후원한 표정부채, ZEBRA 다꾸 세트 등이 환아들에게 제공됐다.

윤효지 작가는 2021년 11월 혈구탐식 림프조직구증과 연소성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복합 난치성 질환을 진단받고 서울성모병원에서 장기 치료를 받아왔다. 윤 작가는 미술치료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며 심리적 안정을 찾았다.

윤 작가는 “처음엔 그냥 따라 그리는 것 같았는데, 점점 그림이 내 이야기가 됐다. 말로 하기 힘든 감정도 작품으로는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참여 환아 A군은 2024년 4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았다. 현재 외래 진료 중인 그는 ‘소아혈액종양과 어벤져스’, ‘희망을 주는 20층 천사들’ 등의 작품을 통해 의료진과 지인들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했다.

특히 영상 작품 ‘A의 투병일기’는 밴드 데이식스의 노래 ‘Happy’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으며, A군은 데이식스 콘서트에 초대받아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다.

안정희 미술치료사는 “질병은 아이들의 언어를 앗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미술은 그 침묵을 깨뜨리고, 감정을 다시 말하게 한다. 이 작업이 바로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서민지 미술치료사는 “완화의료는 생의 끝이 아닌,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미술은 아이들이 자기 존재를 확인하고, 치유의 힘을 스스로 발견하게 도와준다”고 덧붙였다.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는 국내 최초로 병동형 호스피스를 도입한 기관으로, 솔솔바람은 2020년 보건복지부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현재까지 360명 이상의 환아와 가족에게 미술, 음악, 놀이 등 다양한 예술치료 프로그램을 통한 정서적 돌봄을 제공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