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찾은 백혈병환우회, '한국형 메기즈센터' 도입 가능성 봐

영국 혈액암 환자단체와 국제 공동 프로젝트 참여

2025-05-14     김정현 기자
한국백혈병환우회가 영국 혈액암 환자단체(Blood Cancer UK)와 ‘환자 권익 증진과 보건의료 소통 강화를 위한 국제 공동 프로젝트(International collaboration for enhancing patient advocacy and healthcare communication)’에 참여했다(사진제공: 백혈병환우회).

한국백혈병환우회가 영국 혈액암 환자단체와 만나 교류하는 시간을 갖고, 헌혈증진 운동 확대 목표를 가진 국제 공동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했다.

백혈병환우회는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영국 리즈대가 주관한 ‘환자 권익 증진과 보건의료 소통 강화를 위한 국제 공동 프로젝트(International collaboration for enhancing patient advocacy and healthcare communication)’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리즈대 연구기금으로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는 헌혈 필요성과 수혈 중요성을 국제 사회에 알리고, 백혈병·혈액암 환자 투병환경 개선, 헌혈자 예우, 헌혈문화 증진을 위해 마련됐다. 새커레이 의학박물관(Thackray Museum of Medicine), 영국 혈액암 환자단체 ‘Blood Cancer UK’, 그리고 백혈병환우회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영국 탐방 첫 일정은 Blood Cancer UK 사무실에서 열린 워크숍이었다. 워크숍에서는 환자 투병 지원과 환자 정책공유, 국제협력 확대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운영 구조와 Blood Cancer UK 대응 방식, 환자 참여 현황, 항암제기금(Cancer Drugs Fund) 역할과 한계에 대한 토론도 진행됐다.

백혈병환우회는 지난 10일 ‘Blood: Ties and Tensions’를 주제로 열리는 특별 전시 관람을 위해 영국 리즈에 위치한 새커레이 의학박물관을 방문했다. 이번 전시는 헌혈과 수혈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며 19세기 수혈 기구, 헌혈 홍보 포스터 등 의학박물관 소장품은 물론 한국에서 제작된 혈액백과 리즈 지역 주민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됐다.

한국에서 제작된 혈액백은 지난해 7월 20일 서울 인사라운지에서 개최된 ‘혈액백 만들기 워크숍’에서 수혈 경험이 있는 백혈병·혈액암 환자들이 수혈에 관한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담아 직접 제작한 작품이다. 전시회는 워크숍에 참석한 환자들이 남긴 음성과 메시지로 채워져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

백혈병환우회는 이번 전시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환자들의 수혈 스토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해 전시하고, 의미 있는 콘텐츠를 통해 헌혈과 수혈의 중요성을 알릴 계획이다. 또 헌혈 수혜자인 백혈병과 혈액암 환자들이 자신의 수혈 경험과 완치 사례를 예비 헌혈자인 학생과 시민 대상으로 헌혈교육을 진행하는 ‘헌혈에듀케이션’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더불어 영국 탐방 기간 런던 ‘채링 크로스 병원’과 리즈 ‘세인트 제임스 대학병원’, 런던 ‘세인트 바솔로뮤 병원’에 있는 메기즈센터(Maggie’s Centre)를 방문했다.

메기즈센터는 암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심리·정서·사회적 지원 공간으로, 조경건축가 매기 케스윅 젠크스(Maggie Keswick Jencks)가 자신의 유방암 투병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1996년 영국에 처음 설립했다. 현재 영국 전역에 24곳, 홍콩, 스페인, 노르웨이, 일본에 있는 4곳까지 총 28개 센터가 운영 중이다.

백혈병환우회는 지난해 일본에 위치한 메기즈 도쿄센터를 탐방한 데 이어 올해 영국에 있는 3곳의 메기즈센터를 방문하면서 한국형 메기즈센터 도입 가능성을 검토했다. 메기즈센터는 병원 인근에 별도 공간을 마련해 심리상담, 그룹모임, 예술 활동과 같은 정서적 지지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자연광, 색채, 정원 등 자연 요소를 활용한 건축·조경적 설계를 통해 환자 심리 안정을 돕고 있다.

백혈병환우회는 “한국의 투병 환경과 문화에 적합한 새로운 형태의 암 환자를 위한 정서적 지지 센터 모델을 참고하고 시사점을 살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