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 아토피 치료 강조한 아트랄자, 듀피젠트 아성 넘을까
“6년 장기 임상 통해 효과·안전성 입증…홍반·결막염 발생률 낮아” “두경부 피부염 치료에 효과적…4주 투여로 높은 편의성도 장점” 교체투여 급여 인정됐지만 초치료 선택 및 약제 간 교체엔 신중론
레오파마가 국내 급여 출시 1주년을 맞은 자사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아트랄자(성분명 트랄로키누맙)’의 임상적 의의를 재조명하고, 두경부 아토피피부염 치료 효과와 낮은 부작용 발생률을 차별점으로 내세워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레오파마는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강남에서 아트랄자 국내 출시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아트랄자는 인터루킨-13(IL-13)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생물학적제제로, 2023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받았으며 2024년 5월부터 성인 및 청소년 만성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서울대병원 피부과 이동훈 교수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기획이사)가 연자로 참석해 아트랄자의 임상적 가치와 치료 사례를 발표했다.
이동훈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은 완치가 쉽지 않은 질환으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아트랄자는 최대 6년간의 장기 임상 데이터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아트랄자 3상 임상시험 ECZTEND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트랄자 투여 248주 차(약 5년)에 EASI 75(습진 면적과 중증도가 75% 이상 개선된 비율)와 IGA 0/1(아토피피부염이 없거나 거의 없는 상태에 도달한 비율)이 각각 92.9%와 66.7%로 나타났다.
삶의 질 측면에서도 DLQI(피부질환 삶의 질 지수)가 장기간 5점 이하(피부질환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상태)로 유지됐으며, 가려움증(NRS)과 수면의 질도 지속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프로파일 역시 장기 사용에도 초기 치료 기간(16주)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두경부 피부염, 현재 가장 큰 미충족 수요 중 하나”
이번 간담회에서는 두경부와 손 부위 아토피피부염이 환자들에게 미치는 부담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이동훈 교수는 “얼굴과 목 부위 또는 손에 아토피 증상이 있는 환자 3명 중 2명 정도는 심한 불편함을 호소한다”며 “이런 부위는 사회생활과 직접 연관돼 삶의 질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특히 얼굴이나 손 부위에 증상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해당 부위 치료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지현 교수도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70% 이상이 얼굴과 목 부위에 병변이 발생하며, 이는 사회생활을 어렵게 하고 불안이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두경부 아토피피부염과 약물로 인한 안면 홍반이 현재 가장 큰 미충족 수요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와 관련해 “104주(약 2년) 정도의 치료 데이터를 봤을 때 약물 지속력이 86%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얼굴과 목 부위의 병변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안면홍반을 경험하는 환자가 19.2%, 결막염을 경험하는 환자가 17.2%로, 치료 중 해당 증상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현 교수는 “아트랄자는 4년 이상의 장기 임상에서 두경부 피부염에 효과적이라는 데이터가 있으며, 부위에 상관없이 EASI 점수가 고르게 감소하고 이러한 효과가 152주까지 잘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또 “결막염 및 두경부 홍반의 발생률이 1% 미만으로 매우 낮아 결막염과 같은 눈 관련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레오파마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에서 중등도-중증 아토피 손 습진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인 Red Hand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환자 모집을 모두 마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으며 올해 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듀피젠트 대비 유연한 투여 주기 역시 레오파마가 내세우는 아트랄자의 장점 중 하나다. 이동훈 교수는 “아트랄자는 16주 치료 후 피부가 깨끗하거나 거의 깨끗한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 주기를 2주에서 4주 간격으로 조정할 수 있다”며 “이는 환자의 병원 방문 횟수와 비용 부담을 줄이는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펜 타입 아트랄자 국내 출시도 준비 중이다. 레오파마 아트랄자 커머셜 김원철 리드(상무)는 “출시를 위해 덴마크 본사와 함께 노력 중에 있다”고 밝혔다.
“교체투여 급여화됐지만 신중하게 접근”
한편 지난 3월 1일부터 아토피피부염 중등증-중증 환자에 대한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 간 교체 투여에 대한 급여가 허용됐다. 이에 대해 이동훈 교수는 “기존 환자들 중에서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있을 때 계열별로 이동이 가능해져 다행”이라면서도 “한번 바꾸면 다시 돌아가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현 교수도 “교체투여를 아직 많이 하지는 못했다”며 “한번 교체하게 되면 6개월 이상 사용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 잘 조절될지 가늠하기 어려워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JAK 억제제에서 듀피젠트나 아트랄자로, 또는 생물학적제제에서 JAK 억제제로 교체투여를 고려하고 있는 환자는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초치료 약제 선택 기준에 대한 질문에 이동훈 교수는 “기본적으로 환자들과 공유 의사결정(shared decision making) 과정을 거친다”며 “생물학적제제는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고,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고령층이나 약물 상호작용이 우려되는 환자에게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현 교수는 “JAK 억제제의 경우 65세 이상이나 다른 질환이 있을 때 조금 꺼려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빠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증상이 아주 심한 환자의 경우 JAK 억제제를 먼저 선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JAK 억제제는 정기적인 혈액 검사가 필요한 부담이 있어, 환자들이 ‘좀 더 안전한 치료제로 가고 싶다’며 주사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계열 내 교체투여 허용으로 급여 기준 확대돼야”
이날 이동훈 교수와 이지현 교수는 현행 급여 기준의 확대 필요성도 언급했다. 특히 두경부나 손 부위에 심한 증상이 있어도 EASI 점수가 23 미만이면 급여 적용이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이지현 교수는 “두경부 부위 아토피피부염은 국소적으로 병변이 집중돼 있어도 체표면적이 작아 EASI 점수 23점을 넘기기 어렵다”며 삶의 질이나 가려움에 대해 가중치를 주는 평가 방법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건선처럼 보다 자유로운 교체 투여가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지현 교수는 “건선의 경우 표적 치료제 A에서 B, C, D로 자유롭게 교체투여가 가능한데, 아토피피부염에서는 환자의 상태가 개선되지 않거나 두경부 피부염이나 결막염이 심해져도 다른 치료제로 바꾸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계열 간 교체투여뿐 아니라 같은 계열 내 다른 약제로의 교체투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