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간호사 간협안에 21개 간호단체 반발…“실효성 떨어져”

간호과학회 등 18개 분류 "과도" 반대 의견 간호사 등 77% “간협안 들어본 적도 없다”

2025-04-15     송수연 기자
대한간호협회가 제시한 '전담간호사 제도 방안'에 대해 한국간호과학회 등 21개 간호단체들이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대한간호협회가 간호법 하위법령에 들어갈 전담간호사 업무를 18개 분야로 나눠 제시했지만 간호계 내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크다. 실효성이 떨어지고 “환자 안전과 간호 전문성 모두 위협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전담간호사는 진료지원(PA) 업무를 맡는다.

한국간호과학회, 한국전문간호사협회 등 간호계 단체 21곳은 14일 간협이 제시한 전담간호사 운방안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간협 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도 했다.

이들 단체는 간호사와 의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간협이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전담간호사 업무를 18개 분야로 분류했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12일 간호사와 의사 등을 대상으로 ‘18개 분야 전담간호사 제도(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062명 중 20.2%만 동의했다고 밝혔다. 68.5%는 간협 안에 동의하지 않았다.

전담간호사 업무를 18개 분야로 세분화하는 방안에 대해 76.6%는 들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 알고 있다는 응답은 23.4%였다. 또한 응답자의 64.6%는 간협 안이 전담·전문간호사의 임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임상 현실을 반영한다는 응답은 18.2%뿐이었다.

간협이 전담간호사 자격 요건으로 제시한 400시간 이상 교육 이수와 분야별 별도 교육체계에 대해서도 68.5%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동의한다는 응답은 20.2%였다.

간호과학회 등 21개 단체는 간협 안에 대해 “이미 오랫동안 의사 공백을 메꾸며 상급 실무 제공자로서 진료지원 업무 대부분을 담당해 온 전담간호사와 전문간호사의 현황과 경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전담간호사 업무가 18개 분야로 “과도하게 세분화된다면 환자 케어 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어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또 “분야별 중복 교육과 이수가 필요하므로 임상 현장의 적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간협은 전담간호사 업무를 ▲중환자 ▲호흡기 ▲근골격 ▲응급 ▲수술 ▲소아청소년 ▲신경외과 ▲심혈관흉부 ▲재택 등 18개 분야로 분류했다.

이들 단체는 “이미 오랫동안 진료지원 업무 관련 체계를 갖춰 온 미국도 각 분야를 단순화하고 간호법상 진료지원 업무가 가능한 전문간호사도 현장 중심으로 13개 분야 통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담간호사가 수행하는 업무를 규정하기보다 간협 주도 운영체계를 먼저 제안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은 “자격시험 운영을 위해서는 이들이 수행 가능한 업무가 우선적으로 규정돼야 한다”며 “그러나 간협은 업무 내용은 제시하지 않은 채 간협 운영의 자격 분야, 교육 시간, 자격 부여 및 갱신에 대해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30여개 업무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업무가 확정돼야 적절한 교육 주체, 세부 분야, 교육 시간과 교육 내용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간협이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들은 “간협이 다양한 현장 간호사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간호사, 관련 단체, 관련 직종과 지속적인 토론과 공청회를 통해 성공적인 제도화를 위한 적극적인 소통을 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이번 의견서에는 간호과학회, 전문간호사협회 외에도 간호정치네트워크, 대한간호정우회, 대한외상간호사회, 대한외상간호학회, 대한장기이식코디네이터협회, 대한체외순환사협회, 임상간호연구집담회, 젊은간호사회, 한국간호교육학회, 한국간호행정학회, 한국기본간호학회, 한국기초간호학회, 한국성인간호학회, 한국아동간호학회, 한국여성건강간호학회, 한국정신간호학회, 한국지역사회간호학회, 한국중환자간호학회, 행동하는간호사회가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