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로 전공의 공백 메꾼 병원들에 "수련병원 자격 없다" 비판 나와

성남시醫 "분당서울대, PA로 전공의 대체…안전·질 위협" "PA 중심 철회하고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서 나서라" 촉구

2025-04-14     고정민 기자
전공의 공백을 진료지원인력(PA)으로 채운 수련병원들이 "수련병원 자격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했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사직하면서 벌어진 인력 공백을 진료지원인력(PA)으로 채운 수련병원들을 두고 "수련병원 자격이 없다"는 의료계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11일 ‘The 16th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5’(KHC 2025)에서 분당서울대병원 신연희 간호본부장은 ‘의정사태 이후 병원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를 다루면서 병원 내 PA 활용 현황을 소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번 의정 갈등 국면에서 PA를 기존 150명에서 400명으로 늘려 현장 업무에 투입 중이다. 다만 PA가 부족한 의사 인력을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 교수들이 전공의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전공의 복귀'를 준비하고자 전담 태스크포스(TF)도 꾸렸다. 향후 진료 인력 시스템 운영 방향을 다룬다. 신 본부장은 "TF에서 (전공의 복귀 시) 교육 수련 준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를 인력 부족을 견디기 위한 병원 자구책이 아니라 "전공의 수련 체계 폐기"로 해석하는 시선도 있다. 성남시의사회는 14일 성명을 내고 분당서울대병원이 수련병원으로서 본질을 부정했다면서 "분당서울대병원이 입장을 바꾸기 전까지 모든 협력과 소통을 중단한다"며 "PA 중심 체계를 즉각 철회하고 수련 환경 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성남시의사회는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진료 체계가 "의사가 아닌 인력이 진료 핵심을 담당해 환자 안전과 의료 질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면서 "지역 일차의료를 책임지는 단체로서 성남시의사회는 이런 병원과 어떤 협력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성남시의사회는 "수련병원은 단순한 진료기관이 아니라 미래 의료를 책임질 의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이같은 역할을 방임하고 PA로 전공의를 대체하려는 시도는 병원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분당서울대병원은 전공의가 안전하고 충실하게 수련받는 환경 조성에 역량을 집중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분당서울대병원은 '의사 없는 병원'이라는 오명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진정한 수련병원으로 돌아올 것인지 지금 결단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