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 간호사 이미 늘렸는데”…전공의 복귀가 고민인 병원들
분당서울대병원, PA 간호사 150명서 400명으로 늘어 진료과별 PA 간호사 요구도 차이 커…TF 꾸리고 고민 복귀시 ‘노동자’ 또는 ‘피교육자’ 신분, 전공의가 결정해야
의정 갈등으로 사직한 전공의 빈자리를 진료지원인력(PA)으로 채워온 수련병원들이 고민에 빠졌다. 향후 전공의 복귀에 따른 인력 재편 방안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연희 간호본부장은 11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개최한 ‘The 16th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5’(KHC 2025)’에서 ‘의정사태 이후 병원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제로 한 패널 토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의정 사태 이후 PA 간호사 인원이 기존 150명에서 400명으로 늘렸다. 분당서울대병원은 PA 인력 관련 위원회를 두고 전문간호사는 ‘간호마스터’로 임명하고, PA는 임상경력과 개인 역량을 토대로 선발 과정을 거쳐 현장 업무에 투입했다.
신 본부장은 “환자 감소로 폐쇄된 병동 인력만큼 PA 간호사 인력으로 이동했다. (의정 갈등 초반) 간호사들이 능동적으로 대처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PA 간호사 투입 후 지금은 안정적으로 인력 운용이 이뤄지고 있지만, 언제가 될지 모르는 ‘전공의 복귀’ 대비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은 진료인력 시스템 논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신 본부장은 “몇 개 진료과장들은 전공의 돌아왔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의견을 묻기도 하지만 무조건 PA 간호사를 요구하는 진료과들도 있어 진료과별 교수 간 편차는 상당하다”며 “교육수련 준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TF를 꾸리고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PA 간호사로 시급한 전공의 부족문제는 해결했지만 부족한 의사 인력을 PA 간호사만으로 대체할 수 없다고도 했다.
신 본부장은 “많은 병원이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당직으로 인한 전문의들의 피로 누적”이라며 “내과계 중환자실에 전문간호사 5명이 투입돼 프라이머리 코디 등 24시간 지원을 하고 있지만 교수들이 당직을 안 설 순 없다. (우리 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돼 (교수들이) 연구는 물론 수술도 해야 한다. 때문에 (피로 누적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의료 현장 인력 투입과 관련한 논의에 앞서 수련병원 내 전공의 신분을 노동자로 볼 것인지, 피교육자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역량 기반의 전공의 수련 과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대서울병원 주웅 원장은 “산부인과는 전공의가 없어 PA 간호사들과 수술, 외래 진료 등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공의 복귀 여부와 관계없이 예나 지금이나 미래에도 PA 간호사들과 같이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인기과는 전공의들이 복귀했을 때 이미 투입된 PA 간호사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이 때 전공의 포지션을 어떻게 정할지를 전공의들이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원장은 “전공의들이 노동기능 없이 수련만 100% 받겠다면 PA 간호사 중심 인력 구조를 남겨둬야 한다. 더욱이 수련만 100% 받겠다면 수련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수련비용을 개인이 낼지, 국가가 낼지, 반씩 부담할지 추후 정해야 할 것”이라며 “전공의 수련 과정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해야 하므로 기간으로 하는 것보다 역량 기반으로 바꿀 때가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