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 전략으로 렉라자+리브리반트 피부 독성 관리 가능”

항생제·보습제 포함한 요법으로 피부 부작용 절반으로 낮춰 아미반타맙 중단률 40% 이상 줄어…치료 지속성 개선 기대 “실용적 방식의 접근”…항생제 장기사용에 따른 내성은 과제

2025-03-28     김찬혁 기자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폐암학회 연례학술대회(ELCC 2025)에서 파리 사클레대학교 니콜라 지라르(Nicolas Girard) 교수가 ‘코쿤(Cocoon)’ 임상시험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온라인 발표 화면 갈무리.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과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의 대표적 부작용인 피부 독성을 사전에 관리하면 치료 지속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폐암학회 연례학술대회(ELCC 2025)에서 파리 사클레대학교 니콜라 지라르(Nicolas Girard) 교수는 ‘코쿤(Cocoon)’ 임상시험의 중간 분석 결과를 공개하며, 사전 예방적 피부 관리 전략이 중등도 이상(Grade ≥2)의 피부 부작용 발생률을 절반 이상 감소시켰다고 발표했다.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은 최근 마리포사(MARIPOSA) 3상 연구에서 전체생존기간(OS) 개선 효과가 입증되며 1차 치료제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병용 시 발생하는 여드름양 발진, 손발톱 주위염 등 피부 부작용으로 치료 중단이나 용량 감량이 빈번한 문제가 있었다.

이날 지라르 교수는 “마리포사 임상에서도 피부 부작용은 치료 초기 4개월 내 집중됐고, 이는 약제 지속 복용에 영향을 줬다”며 “코쿤 임상은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단순하고 실용적인 관리법을 전향적으로 검증한 첫 연구”라고 강조했다.

코쿤 연구는 치료 경험이 없는 EGFR 변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200명을 목표로 설계됐으며, 이번 중간 분석에는 등록 환자 중 138명이 포함됐다. 환자들은 표준 진료(SOC)군과 사전 예방 관리군으로 나눠었으며, 두 군 모두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을 투여받았다.

사전 예방군에는 ▲도시사이클린 또는 미노사이클린 100mg 경구 투약(1~12주) ▲두피용 클린다마이신 로션(13~52주) ▲손발 세정용 클로르헥시딘 ▲전신 및 얼굴용 세라마이드 보습제를 포함한 예방 전략, 이른바 ‘코쿤 요법’이 적용됐다. SOC군은 국소 스테로이드제 또는 필요 시 항생제 등 각 지역 관행에 따라 반응적 처치만 시행했다.

1차 평가지표는 치료 시작 후 12주 내 발생한 2등급 이상(Grade ≥2) 피부 부작용의 비율이었다. 중간 분석 시점 기준 전체 환자의 70% 이상이 12주 평가를 마쳤으며, 사전 예방군에서 2등급 이상 피부 부작용 발생률은 38.6%로, SOC군(76.5%)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OR 0.19 [95% CI, 0.09–0.40]; P < 0.0001).

3등급 이상 부작용 역시 8.8%에서 4.3%로 줄어들었으며, 서로 다른 피부 부작용 2종 이상을 경험한 환자 비율 역시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사전 예방군 6% vs 표준 진료군 18%).

발생 부위별로도 유의미한 감소가 확인됐다. 두피 부위의 2등급 이상 부작용이 70% 감소해 가장 큰 효과를 보였으며, 얼굴 및 몸통(65% 감소), 손발톱 주위염(25% 감소) 등도 유의미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라르 교수는 “코쿤 요법은 피부 부작용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치료 지속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며, “아미반타맙 감량률은 사전 예방군 10%, 표준 진료군 19%로 약 47% 감소했고, 치료 중단률도 11% vs 19%로 약 40% 이상 줄었다”고 설명했다.

분석 시점 기준 등록 환자의 86%가 임상에 남아 있었으며, 향후 최종 분석 결과는 주요 학회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온라인 발표 화면 갈무리.

이어 논평을 맡은 툴루즈 대학 쥘리앙 마지에르(Julien Mazieres) 교수는 “코쿤 요법은 매우 실용적인 접근의 임상연구”라면서도 “표준 진료군의 처치 방식이 명확하지 않아 비교 해석에 제한이 있으며, 경구 항생제 장기 사용에 따른 내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 병용은 피부 독성 외에도 주사 관련 반응(IRR), 정맥혈전색전증(VTE) 등 여러 독성 이슈가 얽힌 고부담(high maintenance) 요법”이라며, “코쿤 요법은 이러한 부작용을 사전 관리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으며, 실제 진료지침에도 반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