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간손상 위험 낮다? 연구자도 한계 지적…"핵심 빼고 언론플레이"

“달인물·비보험 한약 제외한 건보 한약제제로 제한” 한계 지적 강석하 원장 “핵심 쏙 빼고 언론플레이…한약 안전하다는 것 아냐”

2025-02-11     김은영 기자
대한한의사협회이 국내 의료진이 독성 간염을 정의하는 과정에서 그 원인 중 하나로 한약을 포함시킨 것은 한약이 독성 간염의 주요 원인인 것처럼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

한의계가 67만명이 넘는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까지 들어 한의 의료기관에서 처방한 한약이 병·의원에서 처방 받은 의약품에 비해 간손상 발생 위험이 낮다고 주장했지만 논문 자체에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문에서 약물 유발 간손상(Drug Induced Liver Injury, DILI) 영향을 분석한 대상이 한약재를 달여 만든 ‘한약’이 아닌 제약사에서 만든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한약제제 의약품만 포함됐다는 지적이다.

과학중심의학연구원 강석하 원장은 지난 10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한의사들이 한의약이 간에 안전하다는 근거가 나왔다고 한다”며 “하지만 이 논문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의원에서 달여 준 한약은 포함되지 않았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한약제제 의약품만 포함됐다”고 했다.

강 원장은 “논문 자체가 사기는 아니다”라며 “(논문에서도) 건강보험 한약제제만 포함돼 연구에 한계점이 있다고 적어 놨다. 그러나 핵심은 쏙 빼고 (한의계가)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라며 “한약이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한약제제의 경우 간독성 부작용이 적다는 연구는 이미 발표된 바 있다고도 했다.

강 원장은 “지난해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발표한 논문이 있는데 간독성 부작용은 드물었다”며 “(부작용) 총 1,629건 중 가장 많은 게 위장관계 부작용, 그 다음이 피하조직, 신경계 등 여러 가지가 있고 간손상은 19번째로 나온다. 사망도 9건 있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이 논문을 봐도 한약제제 부작용 중 간독성은 드물다”며 “이 논문의 실제 의미는 건강보험이 되는 한약제제는 간독성 있는 한약재는 별로 안 쓰인다는 의미지 한의사가 지어주는 한약이 안전하다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해당 논문에서도 이같은 한계점이 제시됐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베이스의 한약에 대한 정보는 의료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달인물과 비보험 한약 제형을 제외한 건강보험 적용되는 한약제제 의약품으로 제한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한약재로 인한 간 손상과 다른 형태의 DILI를 명확하게 구별할 수 없었다”며 “한약 안전성에 대한 향후 연구에서는 전자의무기록과 건강보험 청구데이터를 통합해 DILI에 더 높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특정 한약이나 제형을 식별하는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한의 의료기관에서 처방된 한약과 비교해 규제되지 않은 한약 제품이 초래하는 간 독성 위험을 평가도 시급하다”고도 했다.

강 원장은 해당 논문 공동저자인 단국대 생명융합공학과 이상헌 교수가 과거 논란이 됐던 한방항암제로 알려진 ‘넥시아(NEXIA)’를 개발한 최원철 박사(한의사)와 함께 단국대 융합의료센터(넥시아글로벌센터)에서 연구를 했던 연구자였다고 주장했다.

강 원장은 “이 교수는 과거 최 박사와 같이 넥시아가 말기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했던 한의사”라며 “(넥시아를) ‘아징스75(AZINX75)’라는 이름으로 신약 허가를 받으려고 임상시험도 했지만 실패했다. 최 박사 행방은 알 수 없는데 이 교수는 단국대에 남아 있었나 보다”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이 교수는 한약으로 말기암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지금도 믿는지 고백해 주면 좋겠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