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동국생명과학 “조영제 원료‧완제 자체 생산 유일”
박재원 대표 “공급 안전성 확보…단순 유통기업과 차별” 영상 진단 장비에 AI 판독 결합…토털 진단 솔루션 구축 “안성 제조 API‧완제품 해외 인허가로 34개국 진출 목표”
동국생명과학이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국내 유일의 조영제 수직계열화 기업으로서의 가치와 의료 인공지능(AI)을 통한 사업 확장을 제시했다.
동국생명과학 박재원 대표는 24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매출 3,000억원, 영업이익률 2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조영제 혁신과 더불어 토털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동국생명과학은 CT·MRI 등 영상진단 검사에 사용되는 조영제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조영제 연구개발(R&D)부터 원료 합성, 완제품 생산, 국내외 판매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뤘으며, 국내 조영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47개 상급종합병원의 90% 이상, 330개 종합병원의 100%, 1,400여개 일반병원의 55%와 거래하며 21.4%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사업은 크게 조영제 사업부문(매출 비중 70%)과 의료장비·의료기기(MEMD) 사업부문으로 나뉜다. 조영제 사업은 완제품 38품목, 원료의약품 5품목을 보유하고 있으며, MEMD 사업은 CT·MRI·초음파 등 영상진단장비 16품목, 의료 AI 소프트웨어 2품목, 인공관절 등 의료기기 300여 품목을 유통하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2017년 설립 이후 매출액 연평균성장률 15.6%, 영업이익 연평균성장률 14.5%를 기록하며 7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3년에는 매출 1,202억원, 영업이익률 7.1%를 달성했으며, 2024년에는 연환산 기준 1,344억원의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 특히 2024년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95억원을 기록했다.
동국생명과학은 현재 질병별로 특화된 철분 성분의 MRI 조영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근골격계 질환용 조영제는 3상 임상시험을, 림프혈관계 질환용 조영제는 2상을 올해 상반기 중 시작할 예정이다. 두 품목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19조원으로 추정된다.
박 대표는 의료 AI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한 사업 확장 전략도 공개했다. 그는 “유방암 진단의 경우 지멘스헬시니어스의 초음파 장비, 홀로직의 유방 엑스레이 장비를 공급하는 동시에 루닛의 AI가 엑스레이 판독을, 빔웍스의 AI가 초음파 판독을 보조한다”며 “여기에 당사의 메디레이 조영제까지 더해 진단부터 치료까지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업계 평균 대비 희망공모가액(1만2,600원~1만4,300원)이 높게 설정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동국생명과학 김기철 CFO는 “지난해 4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안성 API 공장을 신축하면서 일시적으로 감가상각비가 집중됐다”며 “그럼에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하는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5월 전환상환우선주(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금융원가도 감소할 것”이라며 “장기적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고려할 때 PER보다는 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답했다.
또한 박 대표는 “현재 단순히 해외 제네릭을 완제품으로 수입해 유통하는 국내 회사들과 달리, 우리는 국내에서 원료의약품(API) 공장을 가지고 제조하고, 완제 생산 공장을 통해 완성품을 만들어 국내외에 공급하는 기업”이라며 “이러한 기업이 프리미엄을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원료의약품의 경우 중국은 춘절이나 추석 때 두 달씩 공장 셧다운을 하고, 인도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국내 기업들이 공급망에서 상당한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며 “팬데믹 상황에서도 다른 경쟁사들이 중국산 완제품의 공급망 붕괴로 품절 통보를 했지만, 우리는 그런 염려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개발 중인 치매 진단 MRI 조영제(올리고머 아밀로이드베타)에 대해서는 “현재 사용되는 PET 방식은 방사성 동위원소를 사용하는 한계가 있다”며 “MRI 조영제를 통한 치매 진단이 성공하면 방사선 피폭 없이 진단이 가능해 시장성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해외 진출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현재 유럽, 아시아 등 25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안성 공장 제조 완제품과 API의 해외 인허가 등록이 진행 중이다. 등록이 마무리되는 2026년 말부터는 34개국 이상으로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2028년까지 고부가가치 완제품의 수출 비중을 90% 이상으로 대폭 확대해 매출 성장과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미 시장 진출 관련 질문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공장 승인에 100억원 이상의 투자 비용이 필요한데, 현재는 투자 대비 효율성을 고려하고 있다”며 “MRI 조영제 신약이 FDA 승인을 받으면 기존 파이프라인과 함께 패키지딜 형태로 진출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동국생명과학은 이번 상장에서 200만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1만2,600원~1만4,300원으로, 공모예정금액은 252억원~286억 원이다.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이 진행됐으며, 오는 5일과 6일 일반청약을 실시한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17일로,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