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동참해 개발한 소세포폐암치료제 '탈라타맙', 올해 도입되나

탄탄한 한국인 임상 데이터...치료목적 사용건수 93건

2025-01-02     김윤미 기자

암젠이 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한 이중특이항체 '탈라타맙(미국 상품명 임델트라)'에 국내 의료진과 환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에서 진행된 탈라타맙의 치료목적 사용건수가 93건에 달하는 것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29일 탈라타맙에 대한 최초 치료목적 사용승인이 떨어진 후 7개월 만에 달성한 수치로, 국내 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에 대한 니즈(needs)를 단편적으로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암젠이 개발한 소세포폐암 치료제 '탈라타맙(미국 상품명 임델트라)'.

탈라타맙은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델타 유사 리간드 3(DLL3)와 T세포의 CD3에 결합해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BiTE) 치료제다. 이를 통해 DLL3를 발현하는 소세포폐암 세포를 직접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탈라타맙은 전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탈라타맙의 초기 임상시험에서 관찰된 고무적인 반응률과 반응 지속기간을 바탕으로 지난 2024년 5월 16일 백금 기반 화학요법 도중 또는 이후 질병이 진행된 확장 병기 소세포폐암(ES-SCLC) 성인 환자의 치료에 탈라타맙 단독요법을 신속 승인했다.

탈라타맙 개발 과정에서 한국 의료진과 환자들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는 FDA 허가 기반이 된 2상 임상 DeLLphi-301 연구 제1저자로서, 탈라타맙 허가 용량을 결정하는데 기여했다.

또한 암젠은 FDA 정식 허가를 위한 확증 임상시험으로 백금 기반 1차 화학요법 후 재발된 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탈라타맙과 표준 치료를 비교하는 무작위 공개 라벨 3상 연구(DeLLphi-304)를 진행 중에 있는데, 이 연구에는 한국 환자 약 400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수치로, 한국인에 대한 탈라타맙의 탄탄한 데이터 수준을 시사한다.

한편, 전체 폐암의 약 10~15%를 차지하는 소세포폐암은 비소세포폐암보다 전이가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소세포폐암 신약은 제한적이며, 면역항암제인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와 화학항암제인 '젭젤카(성분명 러비넥테틴)' 등이 확장 병기 소세포폐암 치료에 허가 받아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탈라타맙이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등장하며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탄탄한 임상 데이터와 FDA의 신속 승인 소식은 국내 의료진과 환자들의 기대를 높였다.

암젠코리아는 지난해 식약처에 탈라타맙의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올해 상반기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