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셀, iPSC 골관절염 치료제 임상 첫발…“내년 1월 첫 투약”
주지현 교수, 임상 연구 진입 위한 개발 비화 공유 “원료‧공정‧완제 3박자 ‘완결성’ 갖춰야 규제 넘어”
지난 8월, 3여 년의 도전 끝에 첨단재생의료 임상 연구(이하 임상 연구)에 진입하게 된 입셀의 주지현 대표(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가 그간 개발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취했던 전략을 공유했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회 첨단재생의료 발전전략 포럼에 연자로 참석한 주 교수는 ‘유도만능줄기세포 상업 생산 시 고려사항’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맡았다.
주 교수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성체의 체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도입해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만능성을 갖도록 역분화한 세포) 기반의 골관절염 치료제 ‘뮤콘(MIUChon)’을 개발하고 있다.
입셀은 지난 8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심의위원회로부터 임상 연구를 승인받았다. 이에 서울성모병원과 협력해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뮤콘 관절강 내 주사 투여 임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주 교수는 고령화 사회에서 골관절염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70세 이상 인구의 절반이 골관절염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국내 통계로 약 400만 명이 해당 질환을 앓고 있다. 기존 치료법은 초기 단계에 진통제나 국소 치료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골관절염 치료는 말기에 접어들면 결국 인공관절 수술 외에는 뚜렷한 치료 대안이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에 줄기세포를 활용해 연골을 재생하려는 시도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제는 크게 자가 세포 이식(Autologous Transplantation)과 타가 세포 이식(Allogeneic Transplantation)으로 구분된다. 기존 자가 이식은 환자 자신의 연골세포를 배양해 다시 이식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 선도적인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비용, 시간, 접근성 측면에서 한계가 많아, 최근에는 타가 세포 이식 형태의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인보사케이주(코오롱생명과학)’와 ‘카티스템(메디포스트)’이 대표적이다.
주 교수는 입셀이 개발 중인 iPSC 기반 치료제 ‘뮤콘’을 소개하며, “과거 단일 세포 형태의 치료제에서 벗어나 ECM(세포외기질) 구조를 포함한 다층화된 펠렛(pellet)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iPSC 기반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의 가장 큰 도전 과제를 원재료(API)와 중간 공정(DS), 그리고 최종 완제품(DP)의 완결성 확보로 꼽았다.
주 교수는 “iPSC는 사람 세포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유전적 안정성(genetic stability)과 배양 적응성(culture adaptation)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역분화 과정에서 돌연변이 발생 가능성이 높고, 배양 과정에서도 장기적으로 돌연변이가 축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입셀은 iPSC의 뱅킹(bank)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돌연변이 검사를 거쳐, 고품질 클론(clone)을 선별하는 프로세스를 확립했다. 주 교수는 “30개 이상의 클론 중 약 15~20%만이 고품질로 선별된다”고 부연했다.
또한, 대동물 모델을 활용한 실험에서 골관절염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데이터를 축적했다. 주 교수는 “돼지 모델을 활용해 연골 재생 효과와 보행 개선 효과를 관찰했다”며, 치료제의 기능적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보행 데이터를 포함한 다양한 자료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주 교수는 “초기 임상시험 승인을 받기 위해 30개 이상의 보완 요청을 받았으며, 3차례의 제출과 반려를 거친 끝에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규제 당국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API, DS, DP 단계별로 세부 데이터를 보완했으며, 특히 중간 공정에서 세포의 품질을 유지하고 대량 생산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이러한 과정을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야기에 비유하며 “작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몸을 줄였더니, 열쇠가 너무 커서 잡을 수 없는 상황과 같았다”며, 규제 대응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주 교수는 “임상 연구에 사용될 치료제가 현재 생산되고 있으며, 오는 1월 첫 환자 투여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국내 줄기세포 연구자들이 힘을 모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국내 첨단재생의료 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