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안 보인다…끝 없는 의료대란에 깊어지는 개원가 한숨

내과의사회, 20일 의료대란 해결 촉구 결의문 채택 "정부 필수의료 정책, 일차의료 고사할 것" 경고

2024-10-21     고정민 기자
대한내과의사회는 20일 정기총회에서 정부에 의료대란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청년의사).

정부 의대 정원 증원 발표 후 의정 갈등이 8개월을 넘으면서 개원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밀어붙이는 필수의료 정책대로면 일차 의료기관은 고사한다면서 이제라도 의료계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대한내과의사회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롯데 호텔에서 정기총회 겸 추계 학술대회를 열고 정부에 의료대란과 필수의료 위기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의대 증원 발표 후 의료는 "백척간두의 끝에 내몰렸는데" 정부는 "오로지 대통령 한 명의 아집과 자존심을 위해 의료계에 초헌법적인 통제와 협박을 일삼고 있다"고 했다.

증원과 함께 나온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나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실행 방안은 "병원만 있고 의사는 없는" 내용이며 "오판과 궤변으로 이뤄진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고 했다. 대형병원만 위하는 정책이며 "전문가 집단을 단순한 소모품"으로 취급한다고도 했다.

내과의사회는 "비급여 진료를 억제하고 증원한 의사를 필수의료로 유도하겠다는 정책은 수년 내 일차의료기관을 완전히 말살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낙수효과'를 바라지만 "물이 흘러넘쳐도 받아낼 그릇조차 없다"고 했다.

필수의료 붕괴는 "수십 년에 걸친 만성적 저수가 정책으로 인프라가 점진적으로 손실되고 신규 유입 인력의 감소, 지역 간 불균형 발전"이 겹쳐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다각적 분석과 의료계와 협의, 낮은 수가를 개선하는 재정 순증 없이는 그 어떤 정책도 빛을 발할 수 없다"고 했다.

정부는 이제라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다. "모든 책임자를 즉시 문책"하고 "전공의와 의대생 목소리에 귀 기울여 꼬일 대로 꼬인 오늘날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내과의사회는 산하 단체와 사직 전공의를 계속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추계 학술대회는 전공의 50여명이 참석했다. 오는 27일에도 한국건강검진학회가 전공의 100명을 대상으로 초음파 실습 강좌를 진행한다. 대한내과학회와도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