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대오' 못 이루는 의료계?…"매일 말 바꾸는 건 政"

대개협, 정부에 '진정성 있는' 대화 촉구…"용산이 나서라" 사직 전공의 지원 사업도 강화…"선후배 간극 줄일 것"

2024-10-14     고정민 기자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사직 전공의를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청년의사).

의정 갈등 장기화에 개원가가 사직 전공의 버팀목이 되고자 부심하고 있다. 의대 정원 문제에서 전공의와 의대생이 "의료계 주도자"라면서 정부에 대화를 촉구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박근태 회장은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 호텔에서 추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의정 갈등 국면에서 당정의 낮은 신뢰도를 지적하면서 "여·야·정이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논의의 장을 열자고 먼저 제안해야 한다. 지금은 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은 "어느 날은 (2025학년도 정원을 포함해) 모든 것을 논의하겠다고 했다가 다음 날은 '활시위를 떠났다'고 한다. (정부가) 내뱉는 말마다 달라지는데 의료계를 진정 대화 상대로 보는지부터 의심된다"고 했다.

학회 공보부회장인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지난 8개월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아무 의미 없었다. 젊은 의사들은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한 자세를 달리하지 않는 한 어떤 대화나 행동도 의미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계에만 "단일 대오"를 요구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전공의와 의대생, 대한의사협회, 대개협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단일 대오를 이룬다고 (의정 갈등이) 해결되느냐"면서 "전공의와 의대생이 복귀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내놔야 하는 건 용산(대통령실)"이라고 분명히 했다.

선배 의사로서 대개협은 "한치 흔들림 없는 전공의와 의대생 선택을 지지한다"고 했다.

대개협은 "각자도생의 길을 걷는" 사직 전공의 지원 사업도 더 키운다. 대개협은 의협과 '전공의진로지원TF'를 구성하고 사직 전공의 대상 연수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참관 매칭 사업으로 개원가 현장 경험을 공유하고 구인·구직 기회도 꾸준히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추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도 전공의 300여명이 찾았다.

박 회장은 "대부분 사직 전공의가 언젠가 의료가 정상화되면 (수련 현장으로) 돌아갈 의지가 있다"면서 "복귀 시점이 내년이 될지 내후년이 될지 모르는데도 무언가를 배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실제 교육 매칭 사업에 참여한 한 전공의는 대학병원이 아닌 개원가에서는 어떤 환자를 진료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의료계가)끝없는 싸움을 하게 됐다. 사태를 해결하려면 의료계가 하나가 돼 움직여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소통하고 화합해야 한다"면서 "사직 전공의 지원 사업으로 전공의를 돕고 개원가(선배 의사)와 간극을 줄여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