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담도암 환자에 더 효과적인 임핀지, 급여 왜 지연되나?”
[인터뷰] 서울대병원 오도연 교수‧서울성모병원 이명아 교수 “3년 생존율로 장기 생존 혜택 확인…신속한 급여 적용 필요” “면역항암제의 ‘롱테일 효과’ 보여…타 암종과 달리 평가돼야”
최근 열린 대한종양내과학회(KSMO 2024)에서 한국 담도암 환자들에게 중요한 연구가 발표됐다.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항 PD-L1 면역항암제 ‘임핀지’ 3상 임상시험 연구(TOPAZ-1)의 3년 생존율(OS) 추적 결과에서 임핀지 병용요법이 한국인 환자들에게 더 큰 생존 혜택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이다.
한국은 담도암 발병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2년간 새로운 항암 치료 옵션이 전무했다. 폐암과 같은 다른 암종은 면역항암제 도입으로 생존율이 크게 개선된 반면, 담도암은 여전히 젬시타빈+시스플라틴(GemCis, 이하 젬시스) 요법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의료진이 주도한 TOPAZ-1 연구에서 임핀지 병용요법이 기존 표준 치료법 대비 생존율을 두 배 이상 개선하면서, 담도암 치료 환경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이번 연구 발표에서는 임핀지 병용요법을 받은 한국인 환자들의 사망률이 42% 감소했다는 점이 부각됐다. 이는 전체 환자군 및 아시아 환자군에서 확인된 것보다 더 큰 치료 혜택으로, 한국인 담도암 환자들이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그러나 정작 한국에서는 아직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이뤄지지 않아, 많은 환자들이 임핀지 병용요법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담도암에서 임핀지 급여 적용을 촉구하는 국민동의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KSMO 현장에서 TOPAZ-1 연구를 주도한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오도연 교수와 공동 저자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이명아 교수를 만나 TOPAZ-1 3년 OS 연구 한국인 분석 결과의 의미와 국내 담도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정책적 지원과 급여 적용에 대해 들었다.
- 국내 담도암 현황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드린다.
오도연 교수(이하 오도연): 담도암은 주요 암종 중에서도 췌장암에 이어 발생률이 낮은 편에 속해, 효과적인 치료 약제의 개발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어 왔다. 유방암이나 폐암처럼 이미 다양한 치료 옵션이 존재하는 암종들과 달리, 담도암은 고작 2-3가지 치료 방법에 의존해 왔고, 이로 인해 환자의 예후가 불량하며 여명도 매우 짧았다.
- TOPAZ-1 3상 임상 총괄 연구책임자로서 이번 연구의 가치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오도연: 담도암은 그동안 3상 연구 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영역이었다. 2010년 이후로 젬시스 요법 대비 OS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들이 시도됐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연구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TOPAZ-1 연구는 글로벌 3상을 통해 젬시스 대비 OS 연장 혜택을 확인한 최초의 연구로서 큰 의미가 있다. 다른 암종에서는 이미 면역항암제나 표적항암제가 1차 치료로 활발히 사용돼 왔지만, 담도암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로 마침내 면역항암제를 근거를 가지고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환자들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약 개발 측면에서도 TOPAZ-1 연구는 중요한 기여를 했다. 면역항암제 개발과 적응증 확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사들은 효과적인 데이터를 보여줄 수 있는 암종에서 적응증 확대를 시도하게 된다. 초기에는 흑색종이나 폐암 같은 암종에 면역항암제가 도입되었고, 담도암에 적용하려는 아이디어는 없었다. 그러나 TOPAZ-1의 성공으로 담도암에서도 면역항암치료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으며, 담도암 치료제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명아 교수(이하 이명아): 그간 담도암에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여러 표적항암제나 치료 옵션들이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국내에서도 젬시스와 표적항암제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가 있었는데, 국내에서만 진행된 3상 연구였고 기대도 컸지만 결국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처럼 여러 차례의 실패로 인해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담도암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을 도입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됐다. 전통적인 세포독성항암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2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가 일부 환자들에게 사용되기는 했지만, 큰 효과를 본 환자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TOPAZ-1 연구 결과 발표 이후, 면역항암치료의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생존을 연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연구자와 환자 모두에게 큰 의미를 가지는 성과다.
- TOPAZ-1 연구의 3년 추적 데이터에 대해 더 설명 부탁드린다.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임핀지 병용요법과 대조군 간의 차이가 더 커지는 것으로 보이는데.
오도연: 표적항암제는 치료 초기부터 효과가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조군과 유사한 생존율 곡선을 그리게 된다. 반면, 면역항암제는 효과가 다소 지연되어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치료가 지속되면 생존율 곡선의 ‘꼬리’ 부분이 들어올려지는 롱테일 효과(long-tail effect)를 기대할 수 있다. TOPAZ-1 연구의 최초 분석에서는 이러한 경향을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3년(41개월) 추적 결과에서 롱테일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났고, 장기적인 생존 혜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기존의 표적항암제나 세포독성항암제와는 달리 면역항암제만이 보여줄 수 있는 차별점으로, 장기적인 생존 연장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면역항암제는 치료 초기보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큰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중앙생존기간(mOS)보다는 사망 위험을 얼마나 감소시켰는지를 나타내는 위험비(HR)가 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TOPAZ-1 연구의 최초 분석에서 HR은 0.8로 나타났고, 약 6.5개월 추가 추적한 데이터에서는 0.76, 이번 3년 추적 데이터에서는 0.74까지 감소했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더 커지며, 생존율 개선이 더욱 뚜렷해진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모든 면역항암제가 이러한 롱테일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기에, TOPAZ-1 연구가 이를 명확하게 증명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한국인 환자 하위 분석에서 주목할 부분은, 위약+젬시스를 사용한 환자 중 20%가 1차 치료 이후에 면역항암제를 후속 치료로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존율 개선 효과는 전체 환자군과 유사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2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예후를 크게 바꾸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1차 치료 단계에서 최대한 빨리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는 것이 생존율을 개선하는 데 핵심이라는 점을 이번 연구가 강조하고 있다.
- 담도암 치료제 급여 심사 논의에서 중점적으로 평가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명아: 일부 암종은 초기부터 극적인 치료 효과를 보이고 그 효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지만, 담도암처럼 암으로 인한 합병증을 관리하며 환자가 편안하게 장기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 암종도 있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단순히 통계적인 생존율 차이만으로 급여 심사를 진행한다면, 담도암과 같은 희귀암이나 종양이 잘 줄어들지 않는 암종은 급여 혜택을 받기 어렵게 된다. 또한, 약제의 성질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간에 확인되는 효과만으로 평가하면,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악화될 가능성은 반영되지 않는다.
따라서 급여 심사에서는 암종별 특성과 약제의 장기적인 효과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는 임상 3상 결과만을 기준으로 평가가 이루어지다 보니, 담도암처럼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거나, 효과가 오랜 시간에 걸쳐 나타나는 약제의 가치는 평가 절하될 수 있다. 반면, 발생 빈도가 높은 암종은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는 고가의 약제도 쉽게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고형암 환자들 간에도 급여 적용에서 형평성 문제가 생기고 있다. 모든 암 환자들이 최대한 공평한 치료 기회를 누리기 위해서는, 암종과 약제의 특성을 반영해 질환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 한국인 환자군의 전체 생존율(OS)이 전체 환자군보다 높게 나타난 점이 흥미로운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오도연: 이전에 진행했던 한국인 대상 연구자주도 2상 연구에서도 임핀지 병용요법 환자군의 mOS가 18개월로 확인된 바 있다. 이번 TOPAZ-1 연구에서 전체 환자군의 mOS는 12.9개월이었지만, 한국인 환자군에서는 16.6개월로 나왔다. 2상에서 확인됐던 결과가 TOPAZ-1에서도 재현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의료진의 뛰어난 치료 역량과도 연관이 있다고 본다. 특히 안전성 측면에서 한국인 환자들에게서 나타난 이상반응(AE)이 훨씬 적었다. 이는 국내 의료진이 담도암 치료 경험이 많고, 부작용 관리가 잘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또 연구에 참여한 한국인 환자들의 ECOG 수행도 점수(ECOG PS)가 1점인 환자가 많았다. 일반적으로 이는 더 불리한 상태를 의미하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인 환자군의 생존율은 전체 환자군보다 높게 나타났다. 담도암 환자 중에서도 간내담도암이나 간외담도암 환자보다는 담낭암 환자가 면역항암제에 대한 혜택을 덜 받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인 환자군의 담낭암 환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생존율 개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담도암에서 3년 전체 생존율(OS) 데이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담도암 환자에게 3년 생존을 기대하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었다. TOPAZ-1 연구의 최초 분석에서 이미 위약군 대비 2배 이상의 2년 생존율을 발표했지만, 이번 3년 생존율 데이터를 통해 담도암 치료에 있어 장기 생존의 가능성을 논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연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할 수 있다.
- 두 분 모두 임핀지 처방 경험이 많으실 듯하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체감한 치료 효과는 어떠한가?
이명아: 담도암 환자들은 대부분 고령층이 많아, ECOG 수행도 점수가 0인 환자가 거의 없을 정도다. GemCis는 다른 화학항암요법에 비해 부작용 관리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편이지만, 고령 환자들에게 임핀지까지 병용하는 것은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부담이 컸다. 그러나 실제 임핀지를 사용해본 결과, 임상 시험에서와 마찬가지로 부작용 문제가 거의 없었다. 진행성 암 환자들은 항암 치료 과정에서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부작용이 발생하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임핀지를 사용한 환자들은 이런 부작용으로 치료를 포기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 이는 환자나 보호자, 의료진 모두에게 큰 혜택으로 다가왔다.
오도연: 임핀지를 사용할 때, 치료 초반에는 병용요법으로 인해 3주마다 병원을 두 번씩 방문해야 하지만, 단독요법으로 전환되면 투약 간격이 4주로 늘어난다. 이 병원 방문 주기가 환자들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병원을 자주 방문하지 않게 되면서 환자와 보호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 기존 약제가 오래된 탓에 신규 약제 급여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명아: 기존 치료 옵션과의 단순 비교 방식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암종에 적용했던 평가 방식을 담도암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번에 한국인 환자 대상 3년 데이터를 확보한 만큼, 이제는 제한적이었던 담도암 치료 환경과 임핀지의 치료 혜택 자체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 최근 면역항암제를 2차 치료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2차 치료 이후에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면 1차 치료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최적의 효과를 기대하려면, 치료 효과가 가장 잘 나타날 수 있는 단계에서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들이 최대한의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보건당국의 역할이며, 이번 데이터는 급여 적용을 논의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그 가치를 충분히 입증했다고 본다.
오도연: OS 위험비(HR)가 0.8인 항암제 중 급여 적용이 되지 않은 약제가 있는지 궁금하다. 위암에서 급여가 적용되는 대부분의 약제들이 OS HR이 0.8인 상황에서, 임핀지는 TOPAZ-1 연구에서 0.74라는 OS HR을 입증했다. 이는 (타 질환) 약제들보다 더 나은 생존율 개선 효과를 보여준다는 뜻이다. 유럽에서는 급여 승인을 매우 보수적으로 평가하는데, 최근 유럽종양학회(ESMO)가 급여 적정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ESMO-MCBS를 발표했다. 이 지표에서 임핀지는 신속한 급여 적용을 고려할 수 있는 4등급을 받았다. 이는 임핀지의 급여 적용이 충분히 타당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라고 할 수 있다.
- 임핀지 급여 적용 논의 시 ICER를 탄력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이명아: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임핀지의 치료 효과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담도암은 임핀지가 등장하기 전에는 2년, 3년 생존을 논할 수조차 없던 암종이다. 한국인 환자 대상 3년 OS 데이터가 발표된 것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니며, 이제는 치료 효과에 대한 논쟁을 끝내야 할 때다. 이번 급여 적용 논의에서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도연: 현재 담도암 환자들은 치료 효과가 입증된 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급여 문제로 인해 치료를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진료 현장에서 이러한 상황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 TOPAZ-1와 KEYNOTE-966 연구의 가장 큰 차이는 젬시스 병용 지속 여부인 것 같다. 이에 따른 차이는 어떠한가.
오도연: 일부 환자들은 병용 치료를 중단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치료 초반에 화학항암제를 병용하는 목적은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병용을 계속했을 때 그 시너지 효과가 지속되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TOPAZ-1 연구에서 GemCis 병용을 8사이클로 진행한 이유는 임상 설계 당시 글로벌 표준 치료였던 ABC-02 임상을 참고했기 때문이다. ABC-02 임상에서도 GemCis를 8사이클로 진행했기 때문에 TOPAZ-1에서도 이를 그대로 적용했고, 결과적으로 GemCis 대비 더 우수한 치료 효과를 입증할 수 있었다.
이명아: 보통 병용 치료에 따른 효과는 초반에 집중된다. 병용 치료를 계속한다고 해서 종양 크기가 더 감소하는 등 추가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이유로 다른 암종에서도 화학항암제 병용 치료는 일정 기간 동안만 진행된다.
- 기존 약제인 젬시스의 약제비가 저렴해 임핀지 급여 논의 시 경제성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명아: 중요한 점은 표준치료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보다 환자 수가 적은 유럽(ESMO)에서도 임핀지의 신속한 급여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급여 논의 시 임상 데이터와 경제성 평가도 물론 중요하지만, 치료 가이드라인과 외국의 사례들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담도암의 새로운 표준 치료법인 임핀지를 국내에서도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 향후 담도암 치료 혹은 연구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오도연: 우선, 면역항암제에 잘 반응하는 환자들의 바이오마커를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혀 효과를 보지 않는 환자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TOPAZ-1 연구에서 임핀지 병용요법을 받은 환자 중 약 15%가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환자들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다음 단계의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표적항암제 분야의 발전도 필수적이다. 최근 엔허투가 HER2 양성 고형암 환자들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FDA 승인을 받았듯이, 담도암에서도 특정 바이오마커에 효과적인 표적항암제가 개발된다면 1차 치료 옵션이 다양해지고,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매우 제한적인 담도암 2차 치료 옵션이 더욱 다양해지기를 바란다. 현재 2차 치료에서는 폴폭스(FOLFOX) 같은 화학항암제 외에 뚜렷한 치료 옵션이 없는 상황이다. 차세대 면역항암제와 같은 다양한 치료제들이 담도암 2차 치료에 활용될 수 있도록 치료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 담도암 치료 환경에서 제도적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이명아: 현재 위암 치료 분야에서 한국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치료 강국으로 자리 잡았듯이, 담도암 분야도 머지않아 그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OPAZ-1을 비롯해 국내 의료진들이 여러 글로벌 담도암 임상 연구의 주요 연구자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치료 환경에 발맞춰, 필요한 치료 옵션들이 국내 진료 현장에 신속하게 도입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현재 신약이 허가된 후 급여 적용까지의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 특히, 도입이 절실히 필요한 약제에 대해서는 더욱 신속하게 진료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신약이 환자들에게 적시에 제공될 수 있도록 빠른 급여 적용 시스템이 마련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