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되는 전공의 지원 쏠림…"의대 증원만으론 해결 어렵다"
전공의 확보율, 소청과 30%·흉부외과 40%…피·안·성 99% 박희승 의원 "정확한 진단·처방 필요…재정·재원 확보해야"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등 필수의료과로 불리는 진료과에 대한 지원은 갈수록 낮아지고 피부과 등 인기과목으로 전공의 지원이 쏠리는 현상이 의대 정원 증원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26일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과목별 전공의 확보 결과를 분석했을 때 소청과·흉부외과 등은 전공의 지원율이 50%가 채 되지 않는 반면 인기과의 지원율은 90%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소청과의 경우 지난 2015년과 2018년까지 전공의 확보율이 100%였지만 2019년 92.4%로 하락하기 시작해 ▲2020년 71.0% ▲2021년 36.8% ▲2021년 27.5%로 급격히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25.5%까지 대폭 낮아졌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소폭 오른 30.9%에 불과했다.
2015년까지만 해도 전공의 확보율이 91.8%였던 산부인과도 2018년 80.3%에서 2021년 68.9%로 하락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71.0%에 머물렀다.
가정의학과도 하락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전공의 확보율 80.4%였다가 2018년 96.8%로 올랐지만 2021년에는 50.6%로 대폭 하락했고 2024년 상반기에는 소폭 오른 53.6%에 불과했다.
특정 과목에 대한 기피 현상도 고착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기피과목 중 하나인 심장혈관흉부외과의 경우 지난 2015년 47.9%의 전공의 확보율을 보였으며, 이후 2018년 56.3%로 소폭 올랐지만 2021년 40.9%, 2024년 상반기 47.6%로 정원 대비 확보한 전공의 수가 절반을 넘기지 못했다.
핵의학과도 2015년 77.8%에서 2018년 20.0%, 2021년 13.6%로 감소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25.9%로 반등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치였다. 그 외 방사선종양학과와 병리과의 경우 올해 상반기 전공의 확보율이 각각 56.0%, 67.1%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위 ‘피안성’이라 불리는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의 인기는 굳건했다.
피부과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공의 확보율 100.0%를 달성했으며, 안과는 ▲2015년 99.1% ▲2018년 97.1% ▲2021년 99.1% ▲2024년 상반기 100.0%로 높은 확보율을 보였다. 성형외과도 지난 2021년(98.6%)을 제외하고 배정된 정원 만큼의 전공의를 모두 확보해 왔다.
의정갈등으로 전공의와 인턴 지원율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했던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도 기피과의 경우 지원자가 전무했다.
인턴의 경우 정원 2,525명 중 0.6%(15명)의 확보율을 보였으며, 전공의는 정원 5,120명 중 1.1%(58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그중 흉부외과, 비뇨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 예방의학과 지원자가 전무했다.
박 의원은 “소청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전공의 확보율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데, 신생아 사망 등 의료 분쟁의 가능성은 높은 반면 저출생이 심화되며 전망이 어두운 것으로 여겨지는 게 그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의대 정원만 늘린다고 필수과목 인력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어렵다”며 “정부의 필수의료패키지가 반발만 불러일으킨 채 요란한 빈수레로 끝나지 않으려면 정확한 진단과 제대로 된 처방이 필요하다. 최소한 임기 내 추진해나갈 우선 순위 대상과 연도별 재원, 재정 확보 계획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