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부터 고용까지 사직 전공의 돕기에 팔걷은 개원가

의협-대개협 진로지원TF 참관 매칭 사업 순항 "의원에서 교육 기회 제공할 것"…실제 고용 사례도

2024-09-24     고정민 기자
개원가가 사직 전공의 참관 등 지원에 나섰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정부 압박에 '취업난'까지 이중고를 겪는 사직 전공의를 위해 의료계가 소매를 걷었다. 단기 지원보다는 실습이나 참관 등 역량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 취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24일 보도자료에서 사직 전공의에게 개원가 참관 기회를 제공하는 '사직 전공의-개원의 참관 매칭 사업'으로 개원의 77명과 사직 전공의 160여명의 매칭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의협과 대한개원의협의회가 발족한 전공의 진로지원TF가 주도한다.

지난달 30일부터 4일까지 사업 신청자는 개원의 116명, 사직 전공의 843명이다. 의협은 개원의 참여자를 계속 모집하고 추가 매칭에 나선다. 각과 의사회도 사직 전공의 명단을 받아 지역 내에서 직접 추가 매칭을 진행하기로 했다. 매칭 사업 통로인 의협 '의협신문' 구인구직 게시판도 개편한다. 참관부터 구인구직까지 일원화된 단일 채널로 키울 계획이다.

참관이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충남 지역 참가자인 안과 의원 A 원장은 참관한 사직 전공의 2명을 고용했다. A 원장은 "사직 전공의들은 정부 정책에 항거하고자 사직을 선택했을 뿐 수련을 포기하지 않았다. 사직 전공의들이 안과 전문의로서 대한민국 안과 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우리 의원에서 충분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직 전공의들이 의사 면허를 살리지 못하고 어렵게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현실이 화가 난다. 후배들이 겪는 어려움은 남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진로지원TF 위원장 박근태 대개협 회장은 "구인구직 게시판은 사직 전공의를 위한 구직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별도 비용 없이 의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채널로 발돋움하겠다"며 " 개원가와 사직 전공의 모두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사업으로 선후배 간극을 좁히고 서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의협 임현택 회장은 "대개협과 각 과 의사회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에 감사드린다"며 "의협은 언제나 젊은 의사 의견을 존중한다. 앞으로도 어려운 선택을 한 사직 전공의와 휴학 의대생에게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