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못내는 여야의정협의체…여야는 '네 탓' 공방만
야당 “대통령-여당 대표 간 힘겨루기 중단해야” 여당, 개혁 당위성 강조…“밥그릇 지키려고 아우성”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원인을 두고 여야가 '네 탓' 공방만 이어가고 있다.
야당은 여당이 의료계에 책임을 떠넘기며 “말로만 중재”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은 개혁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의료계를 향해 원점 논의 주장을 철회하고 협의체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현재 여야의정협의체 구성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책임자 문책, 2025년도 의대 증원 문제 등이 논의되지 않는 이상 의사들은 협의체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내년도 수시 모집도 마감된 가운데 의정 갈등 출구는 더욱 보이지 않고 있어 의료공백 장기화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했다.
김 부대표는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의정 갈등 중재를 말로만 하고 있다”며 “심지어 그 말들조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와 정부 관료들에게 무시당하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나도록 의료계 설득에 실패하며 여야의정협의체 자체가 불발됐고 전공의 대표는 한 대표가 지속적으로 전공의들과의 만남을 거절했다며 불통과 위선을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대표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 힘겨루기를 이제라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은 의료공백을 해소할 대안을 의료계에 떠넘기지 말고 먼저 제시해야 한다. 한 대표도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중재자 쇼’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실질적인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여건을 만들어 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여당은 의료계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추석 연휴 기간 발생한 응급실 뺑뺑이 사례를 들어 의료개혁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석 연휴 기간 내 관련 인사들과 1대 1로 만나 대화를 나눴다”며 “(의료대란) 문제를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해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은 모든 의료계 인사들이 같았다. 충분히 설득하며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금 여야의정협의체 아니면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출발하기 어렵다. 골든타임도 지나가고 있다”며 여야의정협의체 출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연휴 기간 중 지방에서 일부 긴급 환자들이 응급실을 전전한 사례가 알려졌다.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것”이라며 “의료계에 간곡히 요청한다. 여야의정협의체에 참여해 모든 문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답을 찾아가자”고 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의료계가 모든 요구가 사전에 관찰되지 않는 한 협상은 없다는 태도를 고집할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게 정당화될 수 없듯 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 어떤 명분도 거룩하지 않다”며 “인사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말라거나 모든 걸 원점으로 돌려놓으라는 주장은 철회돼야 한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국민을 볼모로 자신들의 자존심과 고집, 밥그릇을 지키려고 아우성치고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