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국회 협의체 참여할까…“한동훈 대표, 박단 위원장과 소통”

국힘 장광재 대변인 “읍소 수준으로 협상장 들어오라 요청” “25년 증원 논의에 정부 완강…추석 전 출범 가능성 10%”

2024-09-13     송수연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가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과 소통하며 "읍소하는 수준"으로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고 알려졌다(ⓒ청년의사).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을 서두르고 있는 국민의힘이 한동훈 대표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이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국민의힘 정광재 대변인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대표가 “비공식 채널을 통해 박 위원장과 줄곧 소통해 오고 있다. 정말 읍소 수준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전공의 복귀 없는 의료 갈등은 해결하기 어렵다. 그 단초도 전공의 문제였다. 가장 대표성을 가진 분과 얘기하지 않으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한 대표가 거의 읍소하는 수준으로 협상장에 들어올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한 대표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에서 물러나고 당 대표가 되기 전 “박 위원장이 한번 만나자고 했지만 당시 아무 직함이 없으니까 ‘내가 어떤 권한도 없는 자리에서 만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해서 만나지 않고 있었다”고 전했다. 당 대표에 선출된 후 “의사 출신 다른 정치인 소개로 (박 위원장과 만나는) 자리가 마련됐고 그 자리에서 이야기를 듣고는 간과해서는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에 당정협의회에서 의견을 제시했다”고도 했다.

정 대변인은 “한 대표가 박 위원장을 만나고 와서 ‘지금 의료 상황이 상당히 복잡하구나. 그대로 있다가는 자칫 의료 불상사가 날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을 가졌기에 (협의체 구성) 얘기가 시작된 것”이라며 “박 위원장이 한 대표에게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기에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의정협의체에 의료계가 참여하려면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도 논의해야 하지만 “정부가 굉장히 완강하다”고도 했다. 이에 추석인 오는 17일 이전 여야의정협의체가 출범할 가능성이 “10% 아래로 본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전날(12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한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 사이에 “격론이 오갔다”며 “한 대표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 조금 더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한 총리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를 여야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하는 것에 “선을 그었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 여야의정협의체 참여에 긍정적이었던 의료단체들도 “좀더 두고보겠다는 관망적인 태도”로 바뀌었다며 “단추를 끼우지 못하는 상황으로 가는 건 굉장히 아쉽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관련해서는 정부가 굉장히 완강하다. 한 대표도 쉽지 않다는 것은 당연히 안다. 그러나 협상을 위해서는 그 안건까지 열어놔야 한다”며 “(의료계가) 협상장에 들어왔을 때 이것을 협상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원총회 같은 걸 열어서 공식적으로 당(국민의힘)이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은 유예하겠다는 입장을 정부에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은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 하지만 2025학년도를 지금 건드리는 것은 의사단체에 협상 명분을 주기 위한 과정은 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