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책임 묻자 한덕수 총리 "전공의 때문인 게 감춰지나" 고성

“국민들 죽어 나간다” 지적에 한덕수 “가짜뉴스” "어디서 죽어 나가나, 의사 간호사 모욕하는 것"

2024-09-12     김은영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12일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국민들이 죽어 나간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가짜뉴스"라고 반박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대란 첫 번째 책임이 "전공의들에게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청년의사).

의료대란 책임을 두고 야당 의원들과 한덕수 국무총리 간 설전이 벌어졌다. 의료대란으로 인해 “국민들이 죽어 나간다”는 야당 의원들 지적에 한 총리가 “가짜뉴스”라고 반박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다. 한 총리는 의료대란 첫 번째 책임이 "전공의들에게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료개혁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대란을 지적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보건의료재난 위기 비상상황이 7개월째 계속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 받는 상황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서 국민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과할 의향은) 없다. 최선을 다하는데 (국회가) 협조해 달라”고 답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국민들이 죽어 나간다"고 소리쳤고 한 총리는 “가짜뉴스”라고 고함치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어디서 죽어 나가나. (현장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의사, 간호사들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의료계가 여야의정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 장·차관 사과와 문책 요구하자 한 총리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라며 “문제에 있어서는 본인들이 사과를 했다”며 거부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응급실 뺑뺑이로 사망한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가짜뉴스인가”라고 재차 질의하자 한 총리는 “응급실에서 죽어나간다는 표현은 응급실에서 24시간 헌신하고 있는 전문의, 간호사들을 정말 서운하게 하는 표현”이라며 “어떻게 응급실에서 죽어나간다는 표현을 쓰나. 화가 난다”고 반박했다.

의료대란의 가장 큰 책임이 누구에게 있냐는 질의에는 “첫 번째 전공의에 있다”고 했다.

이에 백 의원은 “여야의정협의체가 성사될 수 있을지 정말 우려스럽다. 누구보다 설득해야 할 사람들이 전공의들인데 이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하는데 들어오겠나. 저기 앉아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가슴을 치고 있을 것 같다”며 “밥상을 차려놓으려고 했더니 총리가 다 걷어 차버리는구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의료대란) 원인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걸 감춘다고 감춰지는 게 아니다”라며 “원인을 명확하게 내놓고 해결책을 생각해야 한다. 그걸 감춘다고 감춰지는 것이냐”고 언성을 높였다.

백 의원이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상대방이 들어올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의학계에서 이야기 하는 게 신뢰를 상실한 문제”라며 “총리의 그런 태도와 답변 자체를 보고 과연 의학계가 (협의체에) 들어오고 싶은 마음이 들겠냐”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도 한 총리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응급실과 중증환자를 떠나는 의료 파업은 없다”고 했다.

의료대란을 초래한 정부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할 생각이 없다는 점도 거듭 표명했다.

민주당 김윤 의원은 “정부가 내놓고 있는 땜질식 처방과 같은 대책을 내놓는 이유가 근본적으로 의료대란으로 인한 국민과 환자 피해를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과 피해 입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질의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사과를 할 생각은 없다. 궁극적으로 (응급실 뺑뺑이 등) 그런 과정을 극복하기 위해 이런 (의료개혁)계획을 세우고 개혁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의료계와 정부가 힘을 합쳐 우리나라를 지속가능한 최고 의료 수준을 가진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 10~20년 전부터 지적 받아 온 그런 시스템을 최고라고 하는 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