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엇박자’에 ‘여야의정협의체’ 회의적인 醫 “무슨 의미”
국민의힘 한동훈, 참여하는 의료계 단체부터 논의 시작 "일단 대화하자" 醫 "칼자루 쥔 전공의 중요…7대 요구안 전제 있어야 대화 시작 가능"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당이 의료대란 해결책 모색을 위한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까지 논의할 수 있다며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에 집중하고 있지만 당정 엇박자에 의료계 내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여당은 의정 갈등 상황을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 의료계 단체들에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지난 11일 양산부산대병원을 찾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경로로 (협의체) 참여를 부탁하고 있다”며 “(협의체 참여를) 긍정 검토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 더 많은 의료계 단체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여야의정협의체에 참여하겠다는 의료계 단체 숫자는 제한을 두지 않고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의 통일된 대표를 뽑기 어려운 구조”로 다양한 의견이 있는 만큼 제한을 두지 않고 우선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한 대표는 “대화를 시작하자는 거다. 일단 들어와서 보고 수긍하기 어렵다면 탈퇴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여야의정이 모여 신속하게 상황 해결을 위한 출발하는 것”이라며 의료계에 여아의정협의체 참여를 거듭 당부했다.
야당도 의료계 단체들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는 11일 오전 9시 서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 간담회를 갖고 의료대란 해법 모색할 예정이다.
여당은 의료계 특정 단체가 아닌 먼저 손을 드는 단체가 있다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 내에서는 이같은 여당 움직임에 대해 회의적이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포함해 모든 문제를 열어두고 논의할 수 있다는 여야의 일치된 목소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입시가 시작돼 되돌릴 수 없다”며 선을 그은 대통령실 설득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기성세대 의사들보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전공의들을 여야의정협의체로 나오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협의체 참여에 대해 연락 받은 바 없다.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다. 여야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도 열어두고 의제 제한 없이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대통령실은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열어 놓고 논의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전공의들이 나서야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공의들이 제시한 7대 요구안을 받겠다는 전제가 있어야 대화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한 관계자는 “여야 의원들이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까지 열어두고 논의하겠다는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조금 더 진전된 태도나 대화를 위한 열린 자세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학생들이나 전공의들이 얼마만큼 신뢰를 갖고 볼 것인지를 의문”이라며 “결국 핵심은 (기성세대 의사들이 아닌) 전공의들이다. 지금도 전공의들은 완강하다. 본인들이 납득할 수 있을만한 변화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