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였던 국립의료원, 복지부가 이름 없는 병원으로”
박형욱 교수 “의료개혁 대상은 복지부” “대통령, 이 사태 왜 발생했는지 보여줘”
국립중앙의료원(NMC)만 봐도 한국 의료를 망친 ‘주범’이 정부라는 걸 알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1958년 320병상 규모로 개원했다. 한국전쟁 이후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 지원으로 설립됐으며 10년간 이들 3개국과 한국 정부가 공동 운영했다. 개원 당시 국립중앙의료원은 국내에서 가장 큰 병원이었고 아시아 최고 시설을 자랑하던 곳이었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실시하는 고난도 수술을 일본 의사들이 참관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 1968년 운영권이 한국 정부로 이양된 이후 국립중앙의료원 위상은 달라졌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박형욱 부의장(단국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은 지난달 31일 임시대의원총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을 예로 들며 정부가 한국 의료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부의장은 “국립중앙의료원은 1958년 개원 당시 아시아 최고 시설을 보유한 병원이었고 국내 최대 규모였다”며 “그런 국립중앙의료원을 보건복지부가 관리·운영하기 시작하고 아시아 최고 병원을 이름 없는 병원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당사자가 복지부”라고 비판했다.
박 부의장은 “반면 민간의료기관들은 그동안 열심히 일해서 세계 최고 병원으로 성장했다”며 “개혁 대상이 오히려 개혁을 하겠다며 열심히 노력한 의료기관들을 비난하는 꼴”이라고 했다. “의료개혁 대상은 의료기관이 아니라 복지부”라고도 했다.
박 부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에서 “의료현장을 가보라. 현장을 보면 문제없다”고 한 발언을 지적하며 “현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박 부의장은 “국민 생명을 우습게 여기는 것이고 현장을 무시한다. 현장에 가보지도 않을 분이 현장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지적했는데 오히려 현장에 가보라고 얘기한다”며 “정상적인 사고 방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는 안된다. 민간의료기관과 협의해서 바꿔나갈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한다”며 “그런 모습이 필수의료 붕괴를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김교웅 의장은 “소위 말하는 쌍팔년도도 아닌데 강압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얘기할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말하는 의대 정원 원점 재논의는 정원을 원점으로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수가나 의료시스템을 검토해서 원점에서 증원이 필요한지 감원이 필요한지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