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尹대통령, 결국 원한 게 ‘영리화된 사무장병원’이었나”
인권위원장 후보자 “사무장병원 허용 여부 검토” 논란 채동영 부대변인 “값싼 인력 원한 검은 속내 드러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 붕괴 우려 상황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증원 정책을 강행하는 목적이 사무장병원 허용 등 의료영리화에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지명한 안창호 후보자가 “그 속내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안 후보자는 사무장병원이나 ‘면허대여약국’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무장병원이나 면대약국은 의료인이나 약사가 아닌 사람이 불법 개설한 기관을 말한다.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 모씨가 사무장병원 논란에 휘말린 일도 있었다. 요양병원을 사무장병원으로 개설해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였다. 1심 재판부는 징역 3년을 선고했지만 2심에서는 무죄로 뒤집혔고 지난 2022년 12월 대법원은 최종 무죄를 확정했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사무장병원 개설을 금지한 의료법 제33조와 면대약국 개설을 금지한 약사법 제16조가 직업 선택과 계약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느냐는 서면 질의에 안 후보자가 “사업장 개설을 관련 자격이 있는 자로만 한정할지는 검토의 여지가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관련 기사: 안창호 인권위원장 후보자, 사무장병원 허용 “검토 여지 있다”).
의협은 안 후보자 지명으로 윤석열 정부가 “무대뽀식 의료개혁”을 추진하는 “검은 속내를 알게 됐다”고 했다. 의대 증원과 진료지원(PA) 간호사 합법화로 “값싼 의료 인력을 다수 확보”하고 자본가가 사무장병원을 합법적으로 운영해 수익을 내는 구조를 원한다는 주장이다.
의협 채동영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은 29일 용산구 회관 앞에서 언론브리핑을 갖고 “정부가 의료영리화에 대한 숨겨왔던 야욕을 드디어 드러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채 부대변인은 “영리화된 병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값싼 노동력이 필수이기에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통해 저임금 의사를 다수 확보하려 한다”며 “의사로는 그들이 원하는 만큼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없기에 PA 간호사 합법화를 통해 의료인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라는 이름으로 보험사 이익을 증대”하고 “수도권 6,600병상 신설로 영리화된 의료 환경 구축 기틀을 다진다”는 속내도 있다고 했다. 특히 “사무장병원을 통해 자본과 기업이 의료기관을 개설하도록 허용하려 한다”며 “안 후보자의 답변에서 나왔듯이 사무장병원에 자본이 유입되고 영리화해 수익을 내는 산업 형태로 의료를 가져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채 부대변인은 의대 증원 사태로 “현 의료시스템이 무너지면 환자들은 버티지 못하고 결국 영리화된 병원으로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라며 “이 마지막 단계를 윤 대통령은 어떤 지도자보다 빠르게 완성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채 부대변인은 “지금까지는 의사 악마화를 통해 국민 눈을 가리고 진행할 수 있었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는 욕심을 감추지 못하고 본심을 들키고 말았다”며 “이제 국민이 직접 판단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