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유예' 안철수 "병원 도산 뒤에야 중재안 나올 것" 전망
"진료 공백 이미 시작…여름부터 병원 도산 물결" 예측 신현영 의원 "의료계, 정치권 생리 이해하고 접근해야"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의대 정원 증원을 1년 유예하는 방안을 다시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중재안'은 병원들이 경영난으로 무너진 뒤에야 다뤄지리라 전망했다.
안 의원은 30일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긴급 심포지엄에 토론자로 나서 의사 출신 정치인으로서 이번 의료 사태를 다루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서울의대 졸업 후 의사과학자 길을 걷다 정치에 입문했다. 이번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분당갑)돼 4선 임기를 앞두고 있다.
안 의원은 이번 의료 대란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라면서 의료계와 정부 모두 양보해야 한다고 했다. 의대 정원 증원 작업은 우선 1년 유예하고 협의체를 구성해 점진적으로 추진하자는 입장이다(관련 기사: 안철수 의원 “2천명 고집이 의료 망쳐…1년 유예하자”).
우려하던 "진료 공백은 이미 시작됐다"고 했다. 여름부터 지방을 시작으로 병원 도산이 시작되리라 봤다. 도산 물결은 서울 대형병원인 '빅5'까지 이를 거로 전망했다. 의대생이 복귀해도 이대로면 의료 질 저하는 피할 수 없다고 했다. 따라서 "의료 백년대계 관점에서 1년 유예는 큰 일이 아니다. 어느 정도 타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로서는 의료 개혁 방향을 정부에 먼저 제시하고 논의를 이끄는 게 "남아 있는 최선의 선택지"라고 했다.
안 의원은 "기형적인 의료 시스템을 바로잡을 기회를 놓쳤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를 논할 의정협의체를 만들고 (의사 수 추계)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정한 규모를 정하고 선발 시기를 협의하는 게 우리에게 남은 최선의 선택지"라고 했다.
그러나 '1년 유예' 실현 가능성 자체는 낮다고 했다. 안 의원은 "솔직히 말해 (1년 유예 수용은) 어려우리라 본다"며 "오는 가을 지방의료원부터 병원 도산이 시작된 뒤 중재안이 나올 거란 예측이 더 현실적"이라고 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의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의료계가 "정치권 생리"를 이해하고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의원은 "정당이나 정치권이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몇 가지 요건이 있다. 먼저 국민 관심이 높은 현안이어야 한다. 또한 대안 논의 과정에 정치인 간 갈등 구조가 형성될 만한 사안이어야 한다. 그래야 이슈가 지속되고 언론을 통해 이슈 재생산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국민 70% 정도의 공감을 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만큼 정치는 "전문가 시각과 다른 영역"이라고 했다. 앞으로 의료계가 "정치권 생리를 염두에 두고 어떻게 접근하고 소통할지 전략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게 바로 "어쩔 수 없는 정치 현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