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적에 희비 엇갈린 중견제약사들
제일약품‧휴온스 웃고, 일양약품‧부광약품 울고 일양약품 순이익 111억…전년 比 99.6%↓
국내 중견 제약사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 가운데, 그 결과에 희비가 교차했다. 제일약품, 일동제약, 휴온스는 기술이전, 경영 쇄신, 수출 확대 등에 힘입어 작년 대비 개선된 실적을 거둔 반면, 한독, 일양약품, 부광약품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제일약품의 지난해 매출은 7,264억원, 영업이익은 87억원, 당기순이익은 52억원이었다. 제일약품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각각 222억원, 202억원 증가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54.6%, 388.6% 증가한 수치다.
제일약품은 이 같은 실적을 매출원가 감소 및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기술이전 매출 발생에 힘입은 결과라고 밝혔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해 3월 중국 제약사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JP-1366’(자스타프라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 규모는 1억 2,750만 달러(한화 약 1,700억원)로, 이 중 계약금 1,500만 달러(한화 약 200억원)가 수익으로 집계되면서 제일약품의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일동제약이 지난달 공시한 2023년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5,995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감소했다. 그럼에도 적자 폭은 전년(735억원) 대비 27.4%(202억원) 감소해 영업손실 533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손실은 695억원으로, 이는 전년 당기순손실 1,422억원 대비 51.1% 개선된 수치다.
일동제약은 이번 손익구조 변동 주요 원인으로 ‘경영쇄신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꼽았다. 아로나민, 케어리브 등 주요 품목들의 견조한 매출 성장 속 수익성 중심의 품목 재정비를 통한 매출 총이익률이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이다. 또 지난 11월 1일을 기점으로 기존 일동제약에서 진행 중이였던 신약 개발 등 연구개발 사업을 담당하는 ‘유노비아’를 분할 설립함에 따라 별도 실적 내 연구개발비 등 주요 판매관리비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실적 변동에 영향을 미쳤다.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중견 제약 기업도 있었다. 휴온스는 작년 연결 기준 매출액 5,520억원, 영업이익 550억원, 당기순이익 497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 12.1%, 34.6%, 119.9% 성장한 수치다.
휴온스는 이 같은 호실적을 의약품 수출액 증가, 안정적 판관비율 개선에 힘입은 결과라고 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ANDA(의약품 품목허가) 승인을 받은 리도카인 국소마취제 등의 5개 품목 수출 확대가 영업이익 성장에 많은 기여를 했다. 더불어 순환기계, 소화기계 등 다양한 질환군별 전문의약품 처방이 증가해 매출 2,6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22% 성장한 수치다.
휴온스의 뷰티·웰빙사업은 비타민 주사제 등 비급여 의약품과 건기식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토대로 매출 1,888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8% 성장했다. 수탁(CMO) 사업은 점안제 매출이 분기마다 증가해 650억원의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R&D 비용 증가와 영업거래구조 개편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둔 중견 제약사들도 있었다.
한독은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 5,227억원, 영업이익은 12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대비 각각 3.9%, 55.8%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손실은 28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한독은 이 같은 실적의 원인을 ▲매출액 감소 및 연구개발비 등 비용 증가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 ▲금융자산 평가손실 및 지분법손실 반영으로 인한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적자전환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양약품은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99.6%나 감소하며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일양약품 영업실적은 매출액 3,705억원, 영업이익은 248억원, 당기순이익은 111억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뿐만 아니라 매출, 영업이익도 각각 3.5%, 38.6%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 부진에 대해 일양약품은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의 연결회사 종속 제외로 이 같은 손익구조가 변동했다고 해명했다. 일양약품은 지난해 5월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해 중국 법인인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를 청산했다.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는 일양약품이 중국 통화시와 지난 1996년 설립한 합자기업이다.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는 자양강장제 인삼드링크인 ‘원디비’를 기반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알짜 기업이었으나, 수익 배분 문제로 일양약품과 갈등을 빚어왔다.
부광약품은 영업이익 수직 낙하로 화제를 모았다. 부광약품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259억원, 영업손실은 364억원, 당기순손실은 413억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34%, 15686.3%, 872.1% 감소한 기록이다. 부광약품의 2022년 매출액은 1,909억원, 영업손실은 2.3억원, 당기순손실은 42억원이었다.
부광약품은 이 같은 손익구조 변동의 이유로 ▲ 수익성 개선을 위한 영업거래구조 개편 ▲ 종속회사의 R&D 비용 증가를 꼽았다.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지난해 OCI그룹 오너 3세인 OCI홀딩스 이우현 회장이 부광약품 대표에 오른 점과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끌었다.
작년 실적 악화에 대해 이우현 회장은 지난 7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OCI가) 2022년 부광약품에 투자를 한 뒤 1년 동안은 수동적으로 경영했다. 기존 경영진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는데 재무건정성에 대한 서로의 이해가 달랐다”며 “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