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간호사 '전문간호사 업무 법제화' 인식차…"홍보 필요"

분당차병원 연구팀, 임상간호사-전문의 간 인식 정도 조사 "전문간호사와 일한 횟수 영향…의료진 인식 증진 노력"

2023-10-26     김주연 기자
전문간호사의 업무 법제화와 관련한 전문의와 임상간호사의 인식 정도를 조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전문간호사의 업무 법제화를 두고 의사와 간호사 간 인식 차이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정부 차원의 국가적 홍보와 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분당차병원 연구팀은 의료기관에 재직 중인 전문의와 간호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 조사 결과를 다문화건강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19일 전문간호사 업무범위를 구체화한 ‘전문간호사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칙’을 공포했다. 지난 2020년 3월 전문간호사 자격 인정 요건을 명시한 개정 의료법을 시행한 이후 2년 만이다.

이로써 전문간호사 역할 수행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그러나 전문간호사 업무 범위에 대한 전문 의료인 간 인식과 의견 수립 등은 부족하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이에 연구팀은 경기도에 위치한 의료기관 3개소에서 근무 중인 전문의와 임상 간호사 중 전문간호사와 함께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17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기간은 지난 2022년 4월부터 5월까지다.

설문 대상 중 임상 간호사는 130명으로 그중 59.8%는 내과계 부서였으며 33.3%는 외과계 부서였다. 6.9%는 외래 진료 부서였다. 전문의는 43명이었으며 외과계가 58.1%로 가장 많았다. 내과계는 41.9%였으며 외래 진료 부서는 한 명도 없었다.

또한 임상 간호사의 3.93%는 주당 4~7번 정도 전문간호사와 함께 일했으며 전문의는 주당 2~3번 근무하는 경우가 76.7%로 가장 많았다.

조사 결과 간호사와 전문의 간 전문간호사의 업무 법제화를 두고 유의한 인식차가 있었다. 전문의의 경우 전문간호사 업무 법제화에 대한 인식이 간호사보다 낮았으나 법제화에 따른 교육 요구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전문간호사 업무 법제화에 대한 인식(최대 5점)은 임상 간호사는 평균 4.43점, 전문의는 3.98점으로 나타났다.

하부 영역별로 살펴봤을 때 전문간호사 업무 법제화에 대한 교육 요구도는 임상 간호사 2.65점, 전문의 2.83점이었다. 업무 법제화에 대한 필요성과 기대 정도는 임상 간호사 4.52점, 전문의 4.22점으로 임상 간호사보다 낮은 점수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필요성과 기대 정도와 인식에 대한 총점에서도 임상 간호사와 전문의 간 유의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들이 근무하는 임상영역과 전문간호사와 일하는 횟수 등에 따라서도 인식의 정도의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인식에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요인은 전문간호사와 함께 일하는 횟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에 “전문 간호사 업무 법제화에 대한 인식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전문간호사와 일하는 횟수가 꼽혔다"며 “대상자가 속한 종합병원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전문간호사가 비교적 활성화됐다. 이는 오랫동안 전문간호사와 다빈도로 일한 전문의들이 전문간호사 업무를 긍정적으로 인식한 결과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전문간호사의 업무 범위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다양한 상황에서 간호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업무 범위를 법제화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정부 차원에서 전문간호사 업무 법제화에 대한 의료진의 인식 정도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국가적 홍보와 정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