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O 2023] 국산 CAR-T 치료제 '안발셀' 허가 청신호?

큐로셀, 2상 연구로 ESMO서 최우수 포스터상 수상 김종란 부사장 “2상 중간결과로 유효성 입증 판단” “파트너사 통한 해외 진출도 모색”…고형암 파이프라인도 예고

2023-10-25     김찬혁 기자

[마드리드=김찬혁 기자] 유럽 최대 암학회이자 세계 3대 암학회인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최우수 포스터(Best Poster)’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은 국내 기업이 있다. 바로 국산 CAR-T 치료제 개발 기업 큐로셀이다.

큐로셀은 이번 학회에서 ‘PD-1과 TIGIT을 이중 억제하는 새로운 항-CD19 CAR-T 치료제인 안발셀의 2상 연구: 치료 결과 및 독성과 관련된 약물 특성, 면역학적 및 유전학적 바이오마커’라는 제목의 포스터를 발표해 ESMO 주최측으로부터 최우수 포스터를 수상했다.

다양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이번 학회에 참석해 신약 후보물질 연구 결과를 알린 가운데 큐로셀은 이번 최우수 포스터 수상으로 국산 CAR-T 치료제 후보물질 ‘안발셀(안발캅타진 오토류셀, CRC01)’ 연구 성과를 인정받는 등의 성과를 거두게 됐다.

특히 큐로셀은 연내 안발셀 2상을 마무리해 내년 하반기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안발셀은 큐로셀의 플랫폼 기술 OVIS가 적용된 CD19 타깃 CAR-T 치료제로, 현재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이 진행 중이다.

이에 청년의사는 ESMO 현장에서 직접 포스터 발표를 진행한 큐로셀 김종란 부사장(임상개발센터장)을 만나 이번 학회에 참석한 취지와 포스터 발표에 담긴 의미, 그리고 앞으로의 CAR-T 치료제 개발 계획 등을 들어봤다.

큐로셀 김종란 부사장(©청년의사).

- 올해 ESMO에 참석하게 된 계기와 이번 안발셀 연구의 취지가 궁금하다.

이번 학회 참석을 통해 안발셀 바이오마커 연구 성과를 발표할 수 있었다. 회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자체 개발 플랫폼 ‘OVIS’의 MOA(작용기전)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안발셀뿐만 아니라 다른 파이프라인에도 적용할 기술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고형암 타깃 CAR-T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 이번 연구의 의미와 성과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백혈구 성분채집술(Leukapheresis)을 통해 수집한 백혈구제제에서 발현된 탈진 마커(exhaustion marker) 중 PD-1과 TIGIT의 발현은 6개월 시점 CR(완전 관해)군과 non-CR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이는 안발셀의 PD-1 및 TIGIT 녹다운(knock-down, 억제) 효과로 해석된다. 반면 LAG-3의 발현 정도는 CR군과 non-CR군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또한 안발셀 투여 후 CD4 세포의 Th2 면역 반응이 반응 지속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최종 임상결과 분석 때까지 추가 바이오마커 분석 등을 통해 이해도를 좀 더 높일 계획이다.

- 연내 안발셀 2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하반기 신약허가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2상 최종 결과가 발표되는 시기는 언제이고 어떤 방식으로 접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2024년 2분기 최종 임상결과 분석을 완료할 계획이며, 2024년 하반기 적절한 국제학회를 통해 최종 임상 결과와 바이오마커 분석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 안발셀은 상업화에 근접한 첫 번째 국산 CAR-T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 만난 해외 의료 전문가, 연구자 혹은 기업 관계자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OVIS 플랫폼이 혈액암 뿐만 아니라 고형암을 위한 CAR-T 개발 시에도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점이 이번 최우수 포스터 수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 고형암 분야에서 전립선암, 폐암 등 6개 질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앞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적응증은 무엇인가.

T세포 림프종(T-cell lymphoma) 파이프라인이 가장 앞서 진행되고 있으며 차별화된 플랫폼 적용을 통해 혁신 신약(First-in-class)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안발셀이 기존 CAR-T 치료제 혹은 개발 중인 CAR-T 치료제 대비 어떤 특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보는지.

CAR-T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암세포를 모두 소멸시킬 때까지 CAR-T 세포가 탈진하지 않고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종양 미세 환경과 면역 세포의 기능에 PD-1과 TIGIT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또한 잘 알려져 있다.

안발셀은 PD-1와 TIGIT을 녹다운(knck-down)시킴으로써 CAR-T 세포 투여 이후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개발됐고, 지난 6월 국제림프종학회에서 발표한 안발셀 2상 중간 결과를 통해 이러한 임상적 유의성이 확인됐다. 2024년 최종 임상결과 분석을 통해 이러한 임상적 의미를 최종 확인할 계획이다.

ESMO 2023 큐로셀 포스터 발표 모습(©청년의사).

- 안발셀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시기는 언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나.

현재 다양한 해외 비즈니스 파트너와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DLBCL 3차 치료 임상시험(APOLLO-DLBCL study)의 결과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 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 킴리아의 성공 이후 국내에서도 100곳이 넘는 기업과 연구기관에서 CAR-T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향후 국내외 CAR-T 치료제 시장의 성장세와 경쟁 양상이 어떻게 변화될 것으로 보는지.

CAR-T 치료제가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별화된 기술을 통해 우수한 임상 성적을 확인해야 하고, 국내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바법)’에 따른 인허가 경로가 있어야 한다. 또한 상업적 생산을 위한 생산 기술과 생산능력을 갖춰야 한다.

큐로셀은 국제학회에서 구두 발표 등을 통해 차별화된 CAR-T 기술과 임상시험 성적을 입증하고 있으며, 2023년 준공된 국내최대 규모의 GMP 시설 및 3주 이내에 생산을 완료해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품질검사법의 확보 등을 통해 충분히 국내에서 최초로 승인되는 것과 동시에 상업화를 시작할 수 있는 요건들을 잘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