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O 2023] HLB, “연내 리보세라닙 유럽 허가 신청”

정세호 대표 "캄렐리주맙 판권 도입 통해 유럽 진출 속도" 美FDA와 지속 소통…"CG인바이츠와 국내 허가신청 논의 중"

2023-10-21     김찬혁 기자
유럽암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 엘레바 테라퓨틱스 홍보부스에서 엘레바 정세호 대표(왼쪽)와 HLB그룹 한용해 CTO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청년의사).

[마드리드=김찬혁 기자] 지난 20일(현지시간)부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유럽 최대 암학회인 유럽암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가 열리고 있다. 전 세계 제약사 홍보 부스로 가득 찬 행사장을 지나다보면 글로벌 제약사 이름 사이에서 낯익은 이름을 볼 수 있다. 바로 에이치엘비(HLB) 미국 자회사인 엘레바 테라퓨틱스(이하 엘레바)다.

엘레바는 HLB 그룹 차원에서 이번 학회에 참석해 단독으로 부스를 꾸렸다. 국내 제약사 및 바이오 벤처들이 임상 데이터 발표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적극적인 행보다. 엘레바는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자사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간암 1차 허가(NDA)를 신청한 상태다.

이에 청년의사는 엘레바 홍보 부스에서 엘레바 정세호 대표, HLB그룹 한용해 CTO(HLB생명과학 대표)를 만나 리보세라닙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심사 현황과 유럽 시장 진출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리보세라닙 미국 품목허가를 기다리는 와중에 유럽암학회에서 단독 부스를 꾸리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정세호 대표 : 리보세라닙 허가신청 당시 미국에서는 엘레바가 직접 유통 및 판매를 맡고 유럽에서는 파트너사를 통해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학회 참석 및 부스 조성을 통해 유럽 파트너사를 물색하고자 한다. 이번 행사에 사업개발(BD)팀이 참석해 많은 미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간세포암 치료제는 희귀의약품(orphan drug)이기 때문에 홍보부스에서 간세포암에 대한 학술 정보도 같이 전달하고 있다. 홍보 부스에서 엘레바가 개설한 간세포암 정보 전달 웹사이트인 ‘Explore HCC: Experience the Present’를 둘러볼 수 있다.

한용해 CTO : 이번 ESMO를 기점으로 매년 암학회에 부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내년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는 이번보다 더 큰 규모의 부스 공간을 예약해 놨다. 그때에는 리보세라닙 허가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 최근 항서제약으로부터 리보세라닙 병용 약물인 ‘캄렘리주맙’의 글로벌 판권을 도입했다. 기대 효과는 무엇인가?

정세호 대표 : 유럽 파트너사와의 논의를 일원화할 수 있게 됐다. 그전까지는 상대 기업이 엘레바와 항서제약 모두와 소통하고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유럽 소재 기업들이 협업을 꺼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판권 도입을 통해 엘레바 주도로 논의를 이끌어 갈 수 있게 됐다.

한용해 CTO :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적응증 확대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간세포암 외에도 간암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토와 더불어 다양한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예정이다. 수술 전 요법(Neoadjuvant)으로 적응증 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적응증 확대를 위해 항서제약과도 상시 소통하고 있다.

- 유럽 파트너사 지정 외에도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용해 CTO : 늦어도 올해 안에 유럽 의약품청(EM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FDA에 제출한 자료를 활용할 것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다만 EMA는 FDA와 달리 소아 대상 자료를 좀 더 꼼꼼하게 본다. 그 부분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 FDA NDA 제출과 더불어 미국 내 상업화 준비에 착수했다.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인가. 아울러, 미국 내 허가 절차는 어떤 단계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정세호 대표 : 엘레바 내 메디컬 어페어(의약학 및 학술 담당부서)팀을 8명으로 확충했다. 현지 세일즈 인원 수는 60명 정도다.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미국 전역에서 간암 치료 처방전을 쓸 수 있는 전문의 3,000명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문의들이 주요 클러스터에 모여 있기 때문에 이같은 인원이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이밖에도 미국 16개주(州)에서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라이선스(권리)를 확보했다. 미국은 주마다 제도가 달라서 허가 전 라이선스를 내주는 곳이 있고 아닌 곳이 있다. 총 26개 주가 허가 전 라이선스를 내주고 있다. 이중 16개 주에서 라이선스를 획득한 거고, 이 밖에 나머지 10개 주에도 라이선스를 신청한 상태로, 올해 말까지 다 받을 수 있을 걸로 기대한다.

한용해 CTO : 현재 FDA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현재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 과거 회사가 FDA를 상대로 어려움을 겪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현재는 정 대표를 비롯해 HLB 그룹 내 FDA 인사를 총 4명이나 영입했다. FDA에서 일해 본 인력을 모셔오자는 회사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예정이다.

- 미국과 유럽 외 아시아 지역 진출 계획은 어느 정도 구체화된 것인지.

정세호 대표 : 일본의 경우 품목허가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임상 자료에 일본인 환자 데이터가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가교 임상을 준비 중이다.

한용해 CTO : 국내 허가신청의 경우 HLB생명과학이 담당하고 있다. 우선 FDA에 제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설득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 중이다. 또 한국 내 캄렐리주맙 판권은 CG인바이츠(구 크리스탈지노믹스)가 보유하고 있다. CG인바이츠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국내에 병용 요법을 허가 신청하는 것에 대해 CG인바이츠도 긍정적이다.

- 마지막으로 이번 유럽암학회에 참가한 소감이 궁금하다.

정세호 대표 : 지난해 ASCO에서 발표한 리보세라닙 데이터를 통해 이제는 글로벌 제약사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기존 치료제인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이나 최근 FDA 허가를 획득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이뮤도(성분명 트레멜리무맙)’와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한용해 CTO :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분위기가 얼어붙어 자금 조달이랑 경영 면에서 쉽지 않다. 엘레바와 HLB 그룹의 이번 유럽암학회 참석, 그리고 향후 리보세라닙 허가가 냉각된 분위기를 깰 수 있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