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폰사, ALL 환자 동종조혈모세포이식 시행률 크게 높여"
[인터뷰]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이석 교수 INO-VATE 3상 연구, 완전관해 환자 63%에서 MRD 음성 확인 "현재 ALL 치료 목표, MRD 제거해 완치율 향상시키는 것"
"베스폰사(성분명 이노투주맙오조가마이신)는 치료 예후가 불량한 재발 또는 불응성 급성림프모구백혈병(ALL) 환자들이ㅡ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완전관해율 및 MRD-음성 획득률을 높여 긍정적인 컨디션에서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성인 ALL은 질환이 공격적이고 진행속도가 빠르며 항암제에 대한 약제 내성 획득 빈도가 높아, 지속적인 항암화학요법 및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함에도 불구하고 재발하거나 불응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전체 ALL 환자 중 50~60%의 환자가 이에 해당되는데, 이들의 5년 생존율은 10% 이하로 예후가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재발 또는 불응성 ALL에서 최초 항체-약물결합체(antibody-drug conjugate)인 화이자 '베스폰사'가 등장했다. 베스폰사는 기존 항암화학요법보다 개선된 임상적 결과를 보였다.
특히 베스폰사는 완전관해를 획득한 환자 63%에서 미세잔존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MRD) 음성을 보여 동종조혈모세포이식 시행률을 항암화학요법 대비 4배 가량 증가시켰다.
이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이석 교수에게 급성림프모구백혈병 국내 치료 현황과 베스폰사의 효과 및 안전성 등에 대해 들었다.
-ALL의 성인 환자의 상당수는 완전관해 도달 이후 재발을 경험하고 예후가 좋지 않다. 치료 전략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는 뭔가.
재발 또는 불응성 ALL 치료 전략을 계획할 때, 진단시 및 재발 당시의 환자의 전신수행능력, 백혈병세포항원 발현 및 특정유전자이상 동반 유무, 백혈병의 진행 범위(골수 내 백혈병세포 비율 및 골수외부위 침범 유무), 조기재발 유무, 선행치료방법 및 공여자 유무 등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한다. 궁극적으로 장기생존율 및 완치율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가능한 MRD를 최소화시킨 상태에서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 베스폰사와 같이 백혈병세포항원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면역항암제 등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등장했다. 이러한 치료제의 도입으로 기존 복합항암화학요법 대비 약제 독성 관련 치명률과 재관해율이 개선됐다. 이로써 많은 환자들이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받을 수 있게 됐으며 장기생존 가능성도 높아졌다.
-ALL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베스폰사의 주요 임상시험인 ‘INO-VATE 3상 연구’가 궁금하다.
총 326명의 재발 또는 불응성 ALL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INO-VATE 3상 연구’ 결과, 베스폰사 투여군의 완전관해율이 73.8%로 항암화학요법군 30.9%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동종조혈모세포이식 시행률 또한 베스폰사 투여군이 39.6%로 항암화학요법군 10.5% 대비 더 많은 환자가 이식을 받았다. 이에 따라 베스폰사 투여군이 항암화학요법군 대비 사망 위험도가 25% 감소됐다.
또 베스폰사 투여 후 완전관해를 획득된 환자 63%에서 MRD 음성이 확인됐다. MRD 음성 환자군은 MRD 양성 환자군 대비 생존 기간이 유의하게 개선됐다. MRD 음성을 획득한 환자군에서는 베스폰사를 1차 구제요법으로 투여받은 경우와 동종조혈모세포이식까지 시행된 경우에서 유의하게 높은 생존율이 관찰됐다.
다만 베스폰사 투여 후 전체 치료과정 중 간정맥폐쇄성질환(VOD/SOS)이 14%에서 발생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동종조혈모세포이식 후 발생이어서 지속적인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베스폰사가 치료 예후가 불량한 재발 또는 불응성 ALL 환자에서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완전관해율 및 MRD 음성 획득률을 높여 긍정적인 컨디션에서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리얼월드 데이터도 발표됐는데 ‘INO-VATE 3상 연구’와 차이가 있는지.
‘INO-VATE 3상 연구’의 사후비교분석(post-hoc analysis) 결과를 보면, MRD-음성 획득률(76.2%)과 동종조혈모세포이식 진행률(46.2%)은 항암화학요법에 비해 개선돼 생존기간이 향상됐다.
또 2023년 국제혈액학회에서 발표된 ‘국내 가톨릭혈액병원 리얼월드 데이터’에 따르면, 치료실패-고위험군인 60명의 재발 또는 불응성 성인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베스폰사를 투여한 결과, 전체 환자 중 58.3%가 완전관해를 획득했다. 이들 중 75%에서 MRD-음성이 확인됐다. 31.6%의 환자가 완전관해상태에서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받았다.
전체 환자의 1년 생존율은 24.3%, 동종조혈모세포이식까지 시행받은 환자군의 1년생존율은 39.0%, 중증 VOD/SOS는 3명(5%)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베스폰사는 MRD 음성에서 개선된 효과를 보였는데, 현재 국내 MRD 검사 및 진단 환경은 어떠한가.
현재 ALL 치료 목표는 MRD를 제거해 완치율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ALL에서 MRD의 중요성은 이미 국내외 다수의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국내에서 ALL의 MRD 검사를 위해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다형광유세포분석(multicolor flow cytometry, MFC), 차세대염기서열분석(next-generation sequencing, NGS) 등이 시행되고 있다. 다행히 올해 1월부터 MRD 진단을 위해 NGS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급여가 확대돼 이제는 모든 MRD 검사가 가능해졌다. 이는 향후 환자들의 치료 성과를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MRD 검사시 가능할 경우 NGS와 함께 MFC와 PCR을 동시에 시행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이들 검사 모두에서 MRD 음성이 확인된 경우가 한 가지 검사에서만 MRD 음성이 확인된 경우에 비해 생존율이 더 높은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MRD는 ALL의 재발과 사망 위험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예후인자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MRD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진단과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의료진 차원에서의 설명이 필요하다. 전체 치료 과정 동안 MRD 검사를 보다 적극적, 연속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베스폰사는 어떻게 사용나.
베스폰사는 항체-약물 결합체로써 CD22 백혈병세포항원을 표적해 사멸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어 골수 내 백혈병 수치가 높은 환자에서 특히 치료 성적이 좋았다. 이러한 치료 성적은 골수 내 백혈병 수치가 보통(moderate)이거나 낮은 환자에서도 일관됐다.
구체적으로 ▲골수 내 백혈병세포가 많은 경우 ▲선행치료 후 일찍 재발한 경우 ▲ 골수 외 부위 침범까지 동반된 경우 등에서도 70% 전후의 높은 완전관해율을 보이는 것이 확인돼 베스폰사는 치료실패-고위험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