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의료기기 합헌 판결 ‘후폭풍’…뇌파계로 이어지나

한의협, 대법원 판결 들어 한의사 뇌파계 활용 ‘합헌’ 주장 “대법원, 뇌파계 대한 현명한 판결 내려줄 것 의심치 않아”

2023-03-21     김은영 기자
대한한의사협회가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합헌이라고 한 대법원 판결을 들어 한의사 뇌파계 활용도 합헌이라고 주장했다(이미지출처: ⓒ청년의사).

대한한의사협회가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합헌이라고 한 대법원 판결을 들어 한의사 뇌파계 활용도 합헌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대한의사협회가 한의사의 뇌파계 사용은 한의사 면허범위 외 의료행위라고 지적한데 대한 반박이다.

한의협은 21일 성명을 통해 “한의사가 진료에 뇌파계를 활용하는 것은 합헌이라는 법원의 정의로운 판결에도 이를 억지 부정하며 거짓선동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양의계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서울고등법원이 지난 2016년 뇌파계를 파킨슨병, 치매 진단에 사용한 한의사 A씨에 대해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1심 판결을 뒤집고 뇌파계를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의료계가 ‘불법 의료행위’로 호도하고 있다는 게 한의협 주장이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 심리 대상에 올랐다. 한의협은 대법원이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합헌이라고 판단하면서 ‘새로운 판단 기준’을 제시함에 따라 뇌파계 한의사 사용도 ‘합헌’으로 판단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의협은 “당시 서울고등법원은 한의사의 뇌파계 사용과 관련해 의료기기의 계속적 발전과 함께 의료행위 수단으로 사용 역시 보편화되는 추세로 의료기기 용도나 작동원리가 한의학적 원리와 접목돼 있는 경우 한의학 범위 내 있는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이를 허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말했다.

한의협은 “과학기술 발전으로 의료기기 성능이 대폭 향상돼 보건위생상 우려 없이 진단이 이뤄질 수 있다면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다며 한의사의 뇌파계 사용이 법적 문제가 없음을 명확히 밝혔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합헌이라고 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내용과 법리적 해석이 같다고 했다.

한의협은 초음파 진단기기에 대한 대법원 판단기준을 뇌파계 사건에 적용해 ▲한의사에게 뇌파계 사용이 금지돼 있다는 명문 규정이 없다 ▲한의사가 해당 진단용 의료기기(뇌파계)를 진단 보조수단으로 사용한다 하더라도 의료행위에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없다 ▲한의사의 해당 진단용 의료기기(뇌파계)를 사용하는 게 한의학적 의료행위 원리에 입각해 이를 적용 내지 응용하는 행위와 무관하지 않다 등 두 판결의 의미가 일맥상통한다고 주장했다.

한의협은 “사법부의 큰 흐름이 바뀌어 가고 있음에도 양의계는 아직도 우물 안에 갇혀 한의사의 진단기기 사용을 맹목적으로 가로막으로 한의약 폄훼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무려 7년 전 한의사의 뇌파계 사용이 합헌이라는 판결에도 ‘불법’이라며 사법부의 존엄한 판결을 멋대로 부정하는 파렴치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한의협은 “양방의 이같은 모습은 이성을 잃고 법 위에 군림하려는 무소불위의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국민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는 이기주의의 결정판”이라며 “사실과 다른 어줍짢은 논리로 사법부와 국민을 속이려는 양의계의 경거망동이 계속된다면 강력히 응징할 것임을 천명한다”고도 했다.

한의협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러한 차원에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는 현명한 판결을 내려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도 했다.

한편, 뇌파계를 이용해 파킨슨병과 치매를 진단하는 ‘의료인’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접한 해외 학계에서는 뇌파검사(EGG)를 포함한 전기생리학적 검사 등이 파킨슨병과 치매 진단에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의협으로 보내온 바 있다(관련기사: 뇌파계로 파킨슨·치매 진단하는 한의사? 해외 학계 ‘경악’).

아시아·오세아니아신경과학회(Asian and Oceanian Association of Neurology, AOAN)를 비롯 국제파킨슨병및이상운동질환학회(International Parkinson and Movement Disorder Society, MDS), 세계신경학연맹(World Federation of Neurology, WFN) 등은 파킨슨병과 치매 진단에 유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