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 없는 성장세 '한독', 다음 타깃은 항암제

작년 대내외 악재 속에도 5% 성장 일궈내 김영진 회장 "올해 본격 항암제 시장 진출" 선언 "희귀약 제품군 강화 및 항암 신약으로 성장 지속" 자신

2023-02-16     박기택 기자

지난해 1,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하면서 다시 한번 당뇨병 분야 강자를 재확인한 한독이 올해 항암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또 경쟁력 있는 신규 제품들을 확보해 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한독 김영진 회장.

최근 한독의 연구개발센터인 한독퓨쳐콤플렉스에서 기자와 만난 한독 김영진 회장은 올해 희귀질환과 항암 비즈니스를 강화해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신약 개발뿐 아니라 디지털 치료제, 초기 단계 바이오벤처 육성 등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영진 회장은 “한독은 매년 성장을 이어오며, 기회를 지속해서 만들어 가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과 금리인상, 제품계약 종료(폐동맥고혈압 치료제, 마도파, 컬처렐) 등 여러 도전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년대비 5% 성장하며 5,366억원 매출을 달성하고 지속성장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한독은 테넬리아, 아마릴 등 다양한 당뇨병 치료제와 메드트로닉의 연속혈당측정기 및 인슐린 펌프, 혈당측정기 바로잰 등을 판매하며 당뇨병 관리부터 치료에 걸친 모든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당뇨병 전체 제품군은 지난해 1,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여기에 미쎄라, 렌벨라 등 신규 제품을 잇따라 도입하고, 지난 2014년 인수한 관절염 파스 브랜드 케토톱이 지난해 5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일반의약품 시장에서도 선전하며 회사의 성장을 뒷받침했다.

김영진 회장은 올해에도 노바티스의 신규 제품(온브리즈, 조터나, 에너제어, 어택트라)을 도입해 호흡기질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항암제 비즈니스를 본격화하며, 희귀질환과 신경계질환 비즈니스를 한 새로운 제품들을 추가해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 중 특히 주목되는 행보는 한독의 항암제 시장 진출. 한독은 올해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빅시오스(2022년 11월 허가 완료)를 출시하고, 인사이트의 페미가티닙(Pemigatinib)과 타파시타맙(Tafasitamab) 등 신약 허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영진 회장은 “한독의 전문의약품 부문에서 약점은 항암제 시장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었다”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항암제 시장에 참여한다. 인사이트의 두 항암제는 물론, 자체 개발 중인 항암제도 올해 미국과 한국에서 2/3상을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암제 시장은 치열하지만, 우리는 국내에 없는 항암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의료진이 필요로 하는 옵션을 하나 둘 도입하며 사업군을 확대할 것”이라며 “희귀질환 치료제를 판매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항암제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자체 (항암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독은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HN) 치료제 솔리리스를 알렉시온으로부터 도입해 10여년 만에 300억원대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시킨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알렉시온이 아스트라제네카로 인수되면서 솔리리스와 그 후속약인 울토미리스 국내 판권도 넘어가, 올해부터 이들 제품은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판매하게 됐다.

이에 대해 김영진 회장은 효자 상품을 넘겨줘야 하는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한독의 희귀질환치료제 시장에서의 저력을 확인한 만큼 새로운 제품들을 도입해 다시금 희귀질환 분야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했다.

김영진 회장은 “지난해에도 마도파 등의 제품 계약 종료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성장을 이어갔다”며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치료제조차 없었던 희귀질환 분야에서 허가부터 마케팅, 영업 등을 통해 경험과 경쟁력을 쌓아온 만큼 갈라폴드, 데피텔리오, 인사이트사의 희귀암 치료제 등 혁신적인 치료제와 신규 제품을 통해 희귀질환 비즈니스를 지속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젝트들의 성과에 따른 자체 신약도 출시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그 선두에 최근 2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담도암 환자 대상 차세대 항암치료제 ‘HD-B001A’가 자리하고 있다. ‘HD-B001A’는 2상 결과에서 2차 치료제로 투여 받은 환자에서 63.3%라는 높은 객관적 반응률을 보였다. 생존율이 낮고 치료옵션이 제한적인 담도암에 있어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한독은 앞으로 글로벌 2/3상에서 보다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추가 유효성과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HD-B001A는 또 미국과 중국에서 대장암 치료제로도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김영진 회장은 “우리나라은 2상 후 조건부 허가 가능한 만큼, (HD-B001A으로) 내년 자체 신약 출시란 가시적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레졸루트와 개발하는 선천성 고인슐린 치료제 ‘RZ358’은 3상을 준비하고 있으며, 당뇨병성 황반병증 치료제 ‘RZ402’는 2상에 들어갔다.

김영진 회장은 “한독은 단순히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넘어 내실있는 성장을 추구한다”며 “이를 위해 디지털 혁신과 지속가능경영, 조직문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독은 한독퓨쳐콤플렉스 준공을 계기로 자회사 이노큐브를 출범해 혁신 씨앗을 발굴하고 있다. 이노큐브는 바이오헬스케어 특화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하는 엑셀러레이터이다. 초기 자금 지원뿐 아니라 공유 연구공간‧연구장비 등 인프라, 프로젝트 개발 컨설팅, 경영지원 등 전체 서비스를 제공하며 건강한 바이오 벤처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영진 회장은 “대외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불확실성으로 외적인 성장뿐 아니라 회사 내부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한독은 내실있는 성장을 추구하며 디지털 혁신(Digital Transformation)과 지속가능경영, 조직문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