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유증 2년 이상 지속되기도…“진단·임상지침 표준화 필요”
중국 연구진, 롱코비드 장기 추적 연구 발표 확진자의 55%, 2년 뒤에도 한 가지 이상 증상 보여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 찾는 환자 절반 이상 급성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후유증을 호소하지만 표준화된 진단 기준이나 진료 지침은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는 진단과 진료지침 표준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수록 ‘롱코비드(Long Covid)’에 시달리는 사람도 늘고 있다. 감염자 중 절반 이상이 2년 넘게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중국 국립호흡기질환임상연구센터(National Clinical Research Center for Respiratory Diseases) 연구진은 11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 코로나19로 치료를 받고 퇴원한 1,119명을 2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롱코비드 연구 중 추적 관찰 기간이 가장 긴 연구다.
이들은 지난 2020년 1월 7일부터 5월 29일까지 진인탄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연구진이 이들을 2년 후 대면 인터뷰한 결과, 전체의 55%인 650명이 한 가지 이상 증상을 갖고 있었다. 퇴원한 지 6개월이 지났을 때는 전체의 66%가 한 가지 이상 증상을 호소했다.
전체 환자의 31%가 후유증으로 피로감과 근력 저하를 경험했으며 이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서도 높은 비율이었다.
한국에서도 코로나19 감염 이후 장기간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들을 위한 별도 클리닉을 개설하는 의료기관도 늘고 있다. 하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지병원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 하은혜 센터장(호흡기내과)은 최근 대한의학회 E-뉴스레터에 기고한 글을 통해 프로토콜을 만들어 진료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했다.
하 센터장은 “post COVID19 condition(코로나19 후유증)에 맞춰서 시행할 검사들과 치료에 대한 논의를 하며 프로토콜을 만들었다”며 “증상 체크리스트를 만들며 불안, 우울, 피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료 전 작성하게 했다. 증상 발생 빈도수가 많은 호흡기내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의사가 클리닉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하 센터장은 “특수 검사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 해당과에 협진을 내서 가급적 당일 진료를 볼 수 있게 했다”며 “막상 클리닉이 시작됐을 때 코로나19 후유증 환자 보다는 격리해제 직후 급성기 환자들이 많았으며 방문한 환자의 반 이상이었다”고 했다.
하 센터장은 “흉부 X선을 시행하니 폐렴 소견이 보인 환자들도 있고 내원 당시 산소포화도 저하가 관찰돼 입원이 필요한 환자도 있었다”며 격리해제 직후의 환자만 입원하는 별도 병실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하 센터장은 이어 “호흡기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호전되나 피로는 지속되는 경우가 많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증상이 있었다”며 “코로나19 후유증은 분명 있으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피로의 경우 피로를 유발할만한 원인이 있지 않은 경우도 많아 기전과 치료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 센터장은 “한 가지 바이러스가 이렇게 다양한 질환에 영향을 주는 것은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이후 코로나19가 처음이라고 한다”며 “아직까지 후유증에 대한 통일된 진단기준이나 임상지침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분명한 것은 끝날 때(환자의 모든 증상과 질환이 완치되는 순간)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