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염증 질환에 쓰임새 확장하는 사노피 '듀피젠트'

아토피·천식·비부비동염에 이어 양진 및 식도염까지 효과 입증

2021-11-04     김윤미 기자

사노피가 개발한 인터루킨-4/13(IL-4/13) 억제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아토피, 천식, 비부비동염에 이어 결절성 양진, 호산구성 식도염까지 치료 효과를 입증하며 제2형 염증 질환의 선봉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사노피는 지난 10월 말 듀피젠트가 성인 결절성 양진(prurigo nodularis) 및 만 12세 이상 청소년·성인 호산구성 식도염(eosinophilic esophagitis) 환자를 대상으로 한 각각의 3상 임상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결절성 양진은 만성 제2형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심한 가려움증과 더불어 몸의 대부분을 뒤덮는 두꺼운 피부 결절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결절은 피부 작열감, 따끔거림, 압통 등의 통증을 유발해 정신건강, 일상생활, 사회활동을 비롯한 건강 관련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현재 결절성 양진 치료에 승인된 전신 치료제가 없어 국소 스테로이드가 주로 사용되며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아 왔다.

듀피젠트는 국소 치료제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거나 권장되지 않는 성인 결절성 양진 환자 160명을 대상으로 한 PRIME2 연구에서 2주 1회 듀피젠트 단독요법 혹은 국소 치료제와의 병용요법을 위약과 비교 평가했다. 

연구 결과, 듀피젠트는 성인 결절성 양진 환자의 가려움증과 피부 병변을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12주차에 기저 상태 대비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가려움증 감소 효과를 보인 환자 비율이 듀피젠트 투여군에서 37%로 위약군의 22% 대비 높게 나타나며, 1차 유효성 평가변수를 충족한 것이다. 치료 24주차에는 듀피젠트 투여군의 58%에서 기저 상태 대비 가려움증 감소 효과가 나타나 위약군의 20%보다 약 3배 더 많았다. 

또한 피부 병변에서도 마찬가지로 치료 24주차에 임상반응종합평가(Investigator’s Global Assessment, IGA)에서 '병변 없음 또는 병변 거의 없음(IGA 0 or 1)'을 달성한 환자가 듀피젠트 투여군에서 45%로 위약군의 16% 대비 약 3배 높게 나타났다.

해당 연구에서 나타난 듀피젠트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 임상연구에서 밝혀진 것과 전반적으로 유사했으며, 치료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 또한 듀피젠트 투여군 57%, 위약군 51%로 양 군에서 전반적으로 유사했다. 

두필루맙 투여군에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결막염(6.5%), 헤르페스바이러스 감염(6.5%), 피부 감염(5%) 등이었으며, 두필루맙 투여군의 3%, 위약군의 30%가 임상연구 도중 치료를 중단했다.

사노피 글로벌 연구개발 책임자인 존 리드(John Reed) 박사는 "연구에 참여한 거의 모든 환자들이 중증 가려움증을 경험하고 있었고 환자의 약 40%는 100개 이상의 결절성 양진이 몸을 뒤덮고 있었다"라며 "이번 임상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이 가려움증과 피부 병변의 유의한 감소를 경험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사노피는 호산구성 식도염 환자에 대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3상 임상시험의 두 번째 연구인 Part B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호산구성 식도염은 만성이자 진행성인 제2형 염증성 질환으로 식도를 손상시키고 삼키는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다. 호산구성 식도염 환자는 소량의 음식을 삼키거나 물 한 모금을 마실 때도 고통스럽고 숨이 막히는 등의 경험을 할 수 있다. 

중증일 경우 영양 섭취를 위해 경관식(feeding tube)으로 음식을 주입해야 해 환자의 삶의 질이 낮고 우울증을 경험할 가능성도 높지만, 현재 협착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식도 확장술은 환자에 큰 고통을 불러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art B 연구는 만12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 호산구성 식도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24주간 듀피젠트 300mg을 매주 투여한 Part A 연구의 연장연구로, Part B 연구에서는 듀피젠트 300mg을 24주간 매주 또는 2주에 한 번 투여했다.

연구 결과, 듀피젠트 300mg을 매주 투여 받은 환자군은 연하곤란 및 조직학적 지표에서 위약군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보여 1차 유효성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연구 24주 시점에 듀피젠트 투여군에서 질환 증상이 64% 감소해 위약군의 41% 대비 높은 감소율을 보였고, DSQ 0-84점 지표에서 위약군 13.86점 개선을 보인데 비해 듀피젠트 투여군은 23.78점의 개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듀피젠트 투여군에서 59%의 조직학적 관해를 보여 위약군 6% 대비 약 10배에 달하는 개선 효과를 보였다.

해당 연구에서 확인된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 연구들에서 보인 것과 전반적으로 일치했다. 전반적인 이상반응 발생률은 매주 두필루맙 300mg을 투여한 환자군에서 84%, 위약군에서 71%였다. 매주 두필루맙을 투여한 환자군에서 가장 흔히 발견된 이상반응은 주사부위 반응(38%), 열(6%), 부비동염(5%), 코로나19(5%) 및 고혈압(5%) 등이었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은 듀피젠트 투여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3%로 동일했다.

사노피 글로벌 면역학 및 염증 개발 책임자인 나이미쉬 파텔(Naimish Patel) 박사는 "현재 호산구성 식도염 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표준 치료법은 제한적인 증상 완화 효과만을 가져올 수 있으며, 질환의 기저 원인을 표적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이뤄지지 않아 매우 큰 미충족 수요를 낳고 있다"라며 "인터루킨-4와 인터루킨-13을 표적하는 두필루맙 주1회 투여를 통해 식도 내부 염증을 줄이고 삼킬 때 증상을 완화사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제2형 염증 질환에서 다수의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는 듀피젠트는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노피가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듀피젠트는 올해 3분기 동안 총 14억1,000만 유로(한화 약 1조9,300억 원)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4.6% 증가한 수치다. 올해 9개월간 듀피젠트가 기록한 글로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5% 증가한 37억 유로(한화 약 5조646억 원)에 달했다.

사노피는 "특히 미국에서 약 10억6,100만 유로(47.7% 증가)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는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지속적이고 강한 수요와 천식 및 만성 비부비동염에 대한 지속적인 매출에 의해 주도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