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인공혈관 공급 중단 2년 동안 허송세월”

국회서 비판 쏟아져…이의경 식약처장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

2019-03-13     송수연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소아용 인공혈관 공급 중단 사태를 예견하고도 2년 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3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고어사(社)가 국내에서 철수하고 소아용 인공혈관 공급을 중단한 지 2년이 지나서야 식약처가 대응에 나섰다며 ‘뒤북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전체회의는 식약처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고어사가 국내에서 철수하겠다는 통보를 한 게 2017년 4월이다. 그리고 2년이 흐른 뒤 문제가 불거지자 허둥지둥해서 소아용 인공혈관 20개를 겨우 확보했다”며 “고어사가 한국에서 철수하고 나서 한 번도 인공혈관 공급을 요청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식약처가 손을 놓고 인공혈관 공급을 요청하지 않은 건 사실인 거 같다. 뒷북 행정으로 겨우 20개 확보했다”며 “고어사가 철수를 통보하고 실제 철수할 때까지 6개월이 걸렸다. 6개월 동안 업체를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철수하고 나서 식약처가 한 조치는 규정을 마련하고 수입사를 종용해서 인공혈관 제품을 재허가 받도록 한 게 전부였다”며 “문제가 생기고 나서 면피 수준으로 한 조치를 보면 국민들이 분노할 수준이다. 2년을 허송세월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도 “식약처가 2년 동안 허송세월을 보냈다. 이런 문제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 그럴 때마다 특허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의 양심에 호소하는 건 2차적인 것”이라며 “기업은 이윤을 내려고 존재하는 집단”이라고 했다.

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2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건 흉부외과 의사들이 공급 중단 사태를 예견하고 미리 소아용 인공혈관을 주문해 놨기 때문”이라며 “식약처가 전문성이 너무 없다는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비판에 식약처 이의경 처장은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이의경 처장

이 처장은 “공급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화상 회의와 해외 출장이 계획돼 있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 위해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를 신속 공급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사전에 모니터링 해서 수량을 파악하는 등 정부가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이 처장은 또 업무보고를 통해 “고어사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이유가 GMP(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과 관련된 갈등 때문이라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공급 부족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선제적으로 허가사항을 조사해 별도 심사 없이 수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 최성락 차장은 “이번 주 내로 보건복지부와 심평원도 함께 참여해 고어사 측과 화상 회의를 하기로 했다. 긍정적인 메시지가 왔다”며 공급 재개 설득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