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규현 골대사학회장, 한의협 골밀도 시연에 “측정부위부터 전부 틀렸다”
[청년의사 신문 송수연] “A부터 Z까지 전부 틀렸다.”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의 초음파골밀도 측정 시연을 본 대한골대사학회장인 연세의대 양규현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의 평이다.
양 교수는 13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회장의 골밀도 측정 시연은 측정 부위부터 결과 해석까지 모든 게 ‘엉터리’였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시연에서 복숭아뼈 부위를 측정했지만 골밀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발뒤꿈치 중에서도 종골(사진의 원 부분)을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연에 참여한 29세 남성처럼 50세 미만인 경우 T-socre로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을 진단하지 않으며 오히려 나이와 성별에 따라 비교하는 Z-score 결과를 참고해야 한다고도 했다.
양 교수는 “김 회장이 양쪽 복숭아뼈를 측정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골밀도를 알기 위해서는 정확히 어디를 측정해야 하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라며 “기계를 다루는 방법과 원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이어 “기계에서 얻어지는 수치, 검사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김 회장은 그저 T-socre가 얼마 나왔기 때문에 골감소증이라고 말한 자체도 잘못됐다”며 "29세인 젊은 남성의 T-score가 4.41로 나왔다면 골다공증이 아주 심한, 80세에서나 볼 수 있는 수치인데 그저 기계에서 나온 수치만으로 진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방법"이라고 했다.
양 교수는 “마치 인체 해부도를 보고 '이쯤에다 침을 놓으면 한방에서 말하는 침술 효과가 있겠구나' 싶어서 그쯤에다 침을 놓는 것과 같다”며 “모방은 할 수 있지만 그쪽 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참된 의술은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의사들은 해부학을 공부했고 뼈의 성질을 이해하기 때문에 측정 부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며 “아무 곳이나 대충 검사하는 것도 곤란하지만 그 내용을 임의로 해석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한의협이 간단해 보이는 기기로 골밀도 측정 시연을 한 것 같은데 오히려 악수를 뒀다”며 “한의협의 시연을 통해 한의사들이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