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곽성순]

서울대어린이병원은 소아흉부외과 김웅한 교수팀이 최근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생후 17개월(7.4kg)된 양수현 환아(가명)에게 무수혈 수술 기법으로 완전 교정술을 성공리에 마쳤다고 5일 밝혔다.

무수혈 수술은 동종 혈액이나 자가 혈액을 포함한 저장혈을 사용하지 않고 수술하는 것을 말한다.

양수현 환아는 2010년 11월에 35주 1.87kg의 초저체중아로 선천성심장기형을 안고 태어나 지난해 3월 김웅한 교수팀으로 부터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에 인조혈관을 연결해 폐동맥을 성장시키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위급한 상태를 일시적으로 완화시키기 위한 수술로 완치를 위해서는 정상 심장 구조인 2심방 2심실로 만드는 완전 교정술을 받아야 했다.

완전 교정술을 하기 위해서는 심장을 멈추고 수술 중 심장기능을 하는 기계로 환자의 몸 밖으로 혈액을 뽑아내 산소와 혼합해 다시 환자의 몸으로 주입하는 체외 순환이 필요하다.

이때 회로의 충진액과 환자의 피가 섞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한 혈액 희석으로 빈혈이 생기거나 낮은 혈색소 농도로 인한 신경학적 후유증이나 사망의 위험이 있어 체외순환 회로 충진액에 다른 사람의 피를 섞는다.

그러나 양수현 환아의 보호자는 특정한 종교적 신념으로 수술 중 수혈을 거부했다.

이에 김 교수팀은 수혈 없이 완전 교정술을 성공하기 위해 수술 중 출혈과 체외 순환 시 혈액 희석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첨단 수술 기법을 적용했다.

완전 교정술을 하기 위해서는 폐동맥판막과 폐동맥의 역할을 하는 인공 도관을 삽입하는데, 작은 아이에게 삽입할 만한 적절한 도관이 없을 뿐 아니라 삽입 후 도관 주위로 다량의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팀은 환아의 출혈 양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혈이 적게 발생하는 도관에 직접 인공 판막을 제작해 환아에게 삽입했다.

김 교수팀은 혈액 희석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된 ‘충진액 최소화 기법’을 이용해 심장수술을 했는데 이번 수술에서 사용한 충진액량은 110ml로 세계적으로 비슷한 예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양이다.

보통 심장수술시 8kg 정도의 환아를 수술할 경우 200~250 ml 정도의 충진액량을 사용하며 일반 성인의 경우는 1500~2000 ml 정도 된다.

김 교수는 “흉부외과와 체외순환실은 수 년 전부터 체외순환 시 혈액이 최소한으로 희석되도록 하기 위해 필수적인 충진액 최소화 기법 개발에 노력해왔다”며 “이번에 사용한 충진액량 110ml는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예를 찾아 볼 수 없는 독보적인 것이며 이번 수술의 성공은 이 같은 노력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수현 환아는 수술 후 출혈이 거의 없이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고 지난 5월 21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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