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황운하] 세브란스병원 연구진, 항암제 감수성 차이 규명…"개인별 맞춤 항암제 개발 가능"

국내 연구진이 같은 항암제를 쓰더라도 동양인과 서양인에서 치료 효과(감수성)에 차이를 보이는 이유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항암제 감수성 차이를 이용한 맞춤형 항암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암전이연구소 정희철·라선영·노성훈·정현철 연구팀은 동양인과 서양인 위암 환자에서 유래한 위암세포 속 ‘다제내성단백질’ 염기서열을 비교한 결과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위치가 차이를 보였고 이로 인해 항암제 감수성에 차이가 있다고 7일 밝혔다.

다제내성단백질은 우리 몸속 세포에서 항암제 등 이물질이 세포 안으로 들어 왔을 때 이를 세포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다제내성단백질이 유전자 변이 없이 정상적으로 발현하면 약물을 세포 밖으로 내보내는 활동이 활발해 약물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변이가 일어나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해 오히려 약물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진다.

연구팀이 동·서양인 위암환자에서 때어낸 57개 암세포에 대해 다제내성단백질 중 대표적인 염기변이가 있는 2곳을 조사한 결과 동양인 환자 유래 암세포에서는 2677 위치에서, 서양인 환자에서는 3435 위치에서 각각 변이가 많은 것으로 관찰됐다.

특히 유전자 변이 위치 조합과 항암제 감수성을 확인한 결과 3435 위치에서 유전자변이가 있는 경우 항암제, 특히 위암, 유방암, 난소암, 비소세포 폐암 등에 쓰이고 있는 파클리탁셀에 높은 감수성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우 서양인의 파클리탁셀 감수성은 75%인 반면 아시아인은 38%를 나타내 파클리탁셀이 서양인에서 더 높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센터 정현철 원장은 “동·서양인 암세포의 유전자 발현 차이에 의해 항암제 감수성도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인종별 환자의 항암제 치료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동·서양인뿐만 아니라 각각의 환자에서 유래된 세포들의 약물반응을 예측할 수 있었다”며 “항암제 감수성 차이에 따라 향후 맞춤형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환자에서도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지 계속 연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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