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청년의사]

양로병원의 구조와 차트 쓰기

양로병원(skilled nursing facility, SNF)은 원장(administrator)을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원장 아래에 간호부장(director of nursing, DON)이 있고, 그 아래에 assistant DON, nursing supervisor, charge nurse, certified nursing assistant(CNA)의 순서로 hierarchy가 형성돼 있다. 매일 환자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개인적 위생을 관리하고 목욕과 대소변을 돕고 옷을 입혀주는 등의 일은 CNA가 맡아서 하고 있다.

CNA가 되려면 주 정부에서 주관하는 트레이닝 프로그램과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하며, 세 번 안에 합격을 해야만 한다. 시험을 보는 범위는 다음과 같다.

communication & interpersonal skills / infection control / safety & emergency procedures / personal care skills / basic nursing skills / mental health / social services / cognitive impairment / basic restorative services / restraints requirements

다음으로 양로병원의 차트를 살펴보면, 먼저 모든 환자들은 입원과 동시에 1) face sheet를 작성하게 된다. 환자의 신상에 대한 기록으로, 성명, 생년월일, 입원 날짜, 진단명, 보험 종류, 담당의사 등이 기록된다. 2) admission record는 병원이나 다른 양로병원에서 전원할 때 같이 보내는 서류를 포함하고 있다. 3) advance directives는 양로병원 기록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의 하나로, CPR status, power of attorney for healthcare, patient right consent to treat 같은 것이 포함된다. 4) history and physical(H&P)은 담당의사에 의해 기록되며, 입원 후 72시간 내에 시행돼야 한다. H&P에는 이 환자가 의사결정능력(capacity of making decision)이 있는지 없는지도 명시하게 되어 있고, 재활의 가능성을 poor / fair / good / excellent 등으로 명시하게 되어 있다.

5) physician’s order는 매달 업데이트하게 되어 있고 담당의사가 서명을 해야 한다. 6) progress note는 담당 의사에 의해 매달 작성되는 것이 메디케어의 규정이다. 7) social services는 입원 시에 한 번 작성된 이후 매 3개월마다 재검토된다. 8) dietary services는 입원시 initial assessment가 행해지고, 그 후 필요에 따라 follow up이 이루어진다. 환자가 체중이 감소되기 시작하면 dietary service는 일주일에 한 번씩 재검토가 행해진다.

9) activities는 activity director가 환자의 need를 검토하여 기록하는 것으로, activity director는 노인병원이 주관하는 여러 가지 recreational activities, 예를 들어 빙고 게임, 공예, 성경읽기, 영화감상, 노래 부르기 등의 프로그램을 환자들을 위해 매일 계획하고 시행하는 의무를 가진다. 10) MDS(minimum data set)라 하여, 환자들이 입원했을 때와 환자의 신상에 변화가 있을 때, 혹은 3개월마다 작성하는 문서가 있는데, 이는 환자의 medical, psychological, functional need를 파악하는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11) care plan을 작성하게 된다. Care plan은 입원 후 2주 이내에 작성돼야 하며, 이것이 메디케어 사무실로 전송되면 이를 바탕으로 reimbursement 금액이 정해지게 된다. Care plan은 주로 환자의 functional status, medical problems, cognitive function, nutrition 등 환자의 전반적인 need를 파악하여 multidisciplinary approach를 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3개월마다 모든 분야의 health care professional들이 모여 재검토하게 된다.

12) behavior management는 환자 중 정신과 치료약물을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작성하는 것으로,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과 부작용 등을 관찰하여 요약하는 항목이다. 정신과 치료약을 처음 시작할 때와 용량을 바꿀 때는 의사가 환자나 가족들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한다. 13) nurse’s note는 주로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중요한 일이 일어난 것을 명기하는 daily note와 weekly summary로 나뉜다. daily note는 꼭 하루에 한 번씩 적지 않아도 되지만, weekly summary는 반드시 7일마다 환자의 상태를 종합하여 기록돼야 한다. 14) flow sheet는 check list 형태로, 목욕이나 대소변, 재활치료 등의 환자 일과를 기록하는 것으로 기록은 CNA가 담당한다.

15) medication / treatment는 매일 언제 약이 주어지는지, 언제 중단되거나 바뀌었는지 기록하게 되어 있고, 욕창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라면 어느 부위가 어떻게 치료되고 있는지도 명시하게 되어 있다. 16) X-ray / Lab section은 각종 검사 결과를 기록하는 곳이며, 17) rehab & therapy는 physical therapy, occupational therapy, speech therapy 들의 evaluation과 치료 과정을 기록하는 항목이다.

이와 같이 다양한 사항들이 진행되고 기록되면서 양로병원은 운영되는데, 양로병원의 질을 높이기 위해 그 지역의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있어서 주로 자원봉사자들이 환자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병원측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정부기관에서 일 년에 한 번 정도 불시에 양로병원을 방문조사하여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그 정도에 따라 벌금을 물린다는 것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operation guardian 제도).

미국 노인학의 현실과 문제점, 그리고 대책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미국에서 2030년까지 대략 노인학 전문의가 36,000명 정도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현재 certified geriatrician은 7,128명에 불과하다(2008년 기준). 현재 노인학 전공의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배출되는 전문의의 숫자를 고려해도 2030년까지 36,000명의 노인학 전문의를 배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2006-2007 통계를 보면, 총 139개의 노인학 fellowship program이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데, 104개의 프로그램은 내과에, 35개의 프로그램은 가정의학과에 속해 있다.

노인학을 전공하는 fellow의 숫자도 2002-2003년에는 368명이었으나 2006-2007년에는 287명으로 줄어들었다. 이 중에서 64%가 외국 의과대학 졸업생이었는데, 이 수치는 2002-2003년에 비해 13%p가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통계는 미국 의과대학생들에게 노인학이 그다지 인기 있는 전공이 아니라는 것을 반영한다고 하겠다.

노인학 전문의의 수요가 점점 늘어나는 경향에도 불구하고 노인학 전문의의 배출이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주된 요인의 하나는 노인학 전문의의 낮은 수입을 들 수 있다. 대학에 있는 노인학 전문의의 연봉이 2002-2003년 평균 13만 달러에서 2006-2007년 14만5천 달러로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학에 있는 다른 분야 전문의에 비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개업(private practice)을 하고 있는 노인학 전문의의 경우에도 2003년 평균 연봉이 155,276달러에서 2008년에는 161,888달러로 증가하였지만 역시 다른 분야 전문의에 비해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되었다(일반내과의의 평균 연봉도 174,666달러에 이른다).

이렇게 노인학 전문의의 수입이 적은 이유 중의 하나는 환자의 대상이 주로 메디케어 대상자이기 때문에, 다른 보험보다 낮은 수가가 매겨져 있기 때문이다. 낮은 보수가 의대생들이나 레지던트들이 노인학을 전문 분야로 선택하는 데 장애가 되는 셈이다.

특히 미국 의과대학생들은 졸업 당시 평균 138,600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될 만큼 커다란 경제적 부담을 지면서 의사가 된다. 따라서 보수가 높은 분야를 찾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 하겠다.

따라서 지난 5년간 미국 의과대학 졸업생이 가정의학과나 내과를 선택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있고, 2006-2007년을 보면 내과의 44%, 가정의학과의 39%가 외국 의대 졸업생으로 채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약점을 보완하여 미래에 가장 필요한 분야 중의 하나인 노인학을 발전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최근에 12,000명의 의사를 대상으로 직업만족도를 조사한 결과가 있었는데, 그 결과가 매우 흥미롭다. 노인학 전문의의 직업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내 경우만 하더라도 졸업 후 노인학을 택한 것을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고, 해가 지날수록 만족감이 더해만 가는 것이 사실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말이 여기에도 적용되나 보다. 또한 여러 노인학 관련 단체나 기관들은 노인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융자를 감면해 주는 등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고, 노인학 전문의의 보수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다.

또한 현재 의과대학의 커리큘럼에 노인학의 비중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American Geriatric Society의 education committee에서는 의대 커리큘럼 가이드라인을 제안하여 각 의과대학들이 체계적인 노인학 개론을 학생들에게 전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내가 있는 USC 대학에는 노인학에 관심이 있는 의대생 모임도 있어서, 그들은 일찍부터 노인학 전문의와 접촉을 갖고 클리닉이나 양로병원을 직접 방문해 보면서 그들의 관심을 더욱 키워나가는 데 노력하고 있다.

즉, 노인학을 전공하는 것이 현재로는 경제적으로 약점이 있지만, 미래의 불가피한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차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적어도 아직은, 다른 전문 분야에 비해 외국 의대 졸업생이 상대적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지금 한국에 있는 의대생이나 젊은 의사들 중에서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분들은 노인학을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또한 효도나 어른 공경과 같은 아름다운 전통이 몸에 밴 한국인들에게는 노인학이 더욱 더 체질에 맞는 전공 중의 하나라고 굳게 믿는다. ■

격주로 게재됩니다.글쓴이 김도화(Dohwa Kim)는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도미하여, SUNY Buffalo 대학병원에서 내과 수련을 마치고 UCLA 대학병원에서 노인학 펠로우 과정을 밟았다. 현재는 USC 대학병원 내과 노인학과장으로 재직하며 진료와 연구 및 교육에 힘쓰고 있다. tokobra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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