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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세 주부인 A씨는 유방암으로 인한 유방 절제술 후 항암 치료를 받았고 현재 외래 통원치료 중 지속되는 만성적인 우울감, 의욕의 저하, 일상 생활에서 피로 및 에너지 저하 및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 증상으로 정신과에 자문의뢰 되었다. 환자의 최근 병력을 보면 유방암 진단 및 치료 과정 중에는 우울하지 않았으나, 최근 가정으로 돌아간 후 자신이 비참하다는 생각, 달라진 친구 관계 및 가족 관계 특히 부부간의 갈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증폭되면서 증상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유방암을 치료해 주고 있는 의사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워서, 속앓이를 수 개월 동안 해 왔다고 한다.”

신체질환에서 우울증 진단의 중요성

신체 질환에서 우울증은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주요 우울장애의 유병률이3.7%∼6.7%인 반면, 신체질환에서 동반하는 우울증의 유병률이 입원 환자의 경우 5∼10%이고, 외래 환자는 9∼16%로 일반인에 비하여 더 높기 때문이다. 한 연구는 신체 질환에서 공존하는 우울증이 단지 34.9%에서만 우울증이 진단되고, 치료받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상기 증례와 같은 유방암 환자에서 유병률을 연구한 저자의 연구결과는 유방암 진단 2년 후 우울증의 유병률이 36.4%나 되었다. 그러나 임상적 실제에서는 신체 질환에서 우울증에 대한 진단율이 낮고 적절한 치료 역시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일부 의사들이 신체질환에서 전형적인 신체 증상에만 중점을 두고, 기분이나 인지 증상 등에는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신체 질환을 앓고 있는 일부 환자들이 진료 의사에게 우울 증상을 호소하기 보다는 신체 증상에만 초점을 두어 호소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일부 의사들의 신체 증상 및 징후에만 관심을 두고, 우울증 진단에 대한 거리낌 특히 신체 질환 환자를 정신 장애로 낙인찍는다고 생각하여 이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한편, 과거의 우울증 치료제로 사용되었던 삼환계(tricyclic) 항우울제(이하 TCAs)의 해로운 부작용만 기억하고 있는 의사는 신체 질환 환자의 우울증을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의사 자신이 신체 질환에서 공존하거나 동반되는 우울증이 이해될 만하고, 설명할 만 하다고 생각하여, “몸이 아프니 우울하겠지” 판단하고 따라서 병적인 것이 아니며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오해에서 비롯한다.

신체 질환에서 우울증 치료의 중요성

신체 질환에서 중증 또는 경도의 우울증은 환자의 사망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연구에서 주요 우울증은 심근경색증 이후 12개월 동안 예후에 대한 가장 중요한 독립적인 예측인자로 보고되고 있다. 게다가 우울한 관상동맥질환 환자는 우울하지 않은 환자보다 24시간 평가에서 심실 빈맥의 가능성이 6배나 되었다. 다른 연구 역시 심근경색증 환자에서 주요 우울증이 6개월과 18개월 추후 조사에서 사망에 대한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보고되고 있다. 이렇게 증가하는 사망률의 병태생리로는 가속화되는 혈소판 응집과 심박 변이도의 변화에서 기인한다고 알려져 있다. 뇌경색 이후 주요 및 경도의 우울증이 있는 환자가 우울증이 없는 환자보다 뇌경색 후 10년 동안 사망할 가능성이 3.4 배 높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뇌경색 후 사회적 접촉이 적은 경우와 내향적인 성격인 경우 특히 위험하다고 연구되었다.

급성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신체 질환(심근 경색증, 뇌 지주막하 출혈, 폐 색전, 상부 위장관 출혈)이 있는 환자에 대한 연구는 우울증이 동반된 환자의 47%가 사망하거나 추가적인 생명 위협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반면, 우울하지 않는 환자에서는 10%만이 사망하거나 생명 위협을 보인다고 하였다. 한편, 우울증은 신 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의 증가된 사망 위험성과 관련이 있다. 이런 환자는 신체 증상, 자신감의 저하, 낙담, 비관을 보인다고 보고되고 있다.

우울증의 신체 질환에 대한 사망률의 증가된 위험성은 대개 신경내분비적 혹은 면역 체계의 변화에 의한다. 우울과 연관된 면역 기능의 변화는 mitogen에 대한 면역 세포 반응의 저하, natural killer 세포 및 중성세포 활성의 저하를 통하여 나타난다. 또한 면역 억제의 정도는 우울증의 심각도와 상관이 있다. 이런 생물학적 요인에다 우울은 치료에 대한 동기, 치료 약물에 대한 순응도를 저하시켜 신체 질병 경과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우울이 입원 및 외래의 신체 질환에서 의료 자원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하는 중요한 인자라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 의료 자원을 많이 사용하는 과사용자(high utilizer)가 전체 의료 자원 비용의 64%를 차지한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이 중 23.5%가 현재 우울 장애, 16.8%가 기분부전증(dysthymic disorder)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한 우울한 개인들은 의료 자원을 과사용할뿐만 아니라 , 우울하지 않은 환자에 비하여 자신의 신체 건강을 낮게 지각하고, 신체적 무능을 보다 심하게 인식하며, 언어적, 사회적 역할에서 보다 많은 장애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신체 질환에 동반된 우울증의 약물치료

신체 질환에 동반된 우울증 치료는 복잡한 진단적 평가, 신체 질환, 정신의학, 약물학, 정신치료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일단 우울증이 진단 내려지면 치료의 첫 단계는 원인이 되는 약물학적 혹은 신체적 요인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여러 신체 질환이 치료되어야 한다. 만일 신체 질환이 만성이라면 우울증을 일차성 우울증(primary depression)의 치료와 비슷한 방식으로 치료 한다. 필요하면, 의사는 우울증의 원인으로 의심되는 약물을 감량하거나 중단해야한다. 만일 지속적인 투약을 필요로 한다면 의심되는 약물을 약물 작용이 비슷하지만 우울증의 원인이 되지 않는 다른 약물로 대체해야한다.

최근 신경전달물질의 수용제 아형과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의 발전과 함께 우울증 치료에서 약물학적 유연성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정확한 항우울제의 선택을 위해서는 목표 증상, 항우울제의 부작용, 신체 질환 및 치료 약물과 항우울제의 상호작용, 항우울제에 대한 이전의 치료 반응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선택적 세로토린 재흡수 차단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 이하 SSRIs), TCAs, 새로운 항우울제, 정신자극제(psychostimulants)가 현재 유용하게 사용되어 지고 있다.

1) SSRIs

현재 신체 질환에서 동반된 우울증의 첫 번째 치료제로는 내약성과 비교적 안정성이 검증된 SSRIs가 선호된다.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SSRIs가 심장 질환, 뇌졸중, 암, 치매, 당뇨, 다발성 경화증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고, 개방 연구에서는 파킨슨 병 및 신 부전 환자의 우울 증상이 감소하였다고 보고되었다. SSRIs 중에서 fluoxetine이 뇌졸중 환자의 운동 기능과 인지 수행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고, 당뇨 환자에서 당 조절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paroxetine과 citalopram이 당뇨병성 신경병변에 진통 효과가 있으며, fuoxetine과 sertraline이 만성 통증 증후군의 통증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sertaline이 호르몬 대치 요법이 필요한 전립선 암 환자의 작열감(hot flush)을 감소시키며, tamoxifen 사용에 의한 화학적 폐경이 동반된 유방암 환자의 작열감을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SSRIs가 TCAs에 비하여 심각하고 치명적인 부작용이 없으나, 몇 가지 특징적인 부작용이 있다. 그러나 신체 질환이 있는 주요 우울증 환자는 이런 부작용에 대하여 내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위장관계 증상, 신경과민, 성기능 저하, 불면이다. 여러 SSRI 중에서 이런 부작용의 빈도는 임상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SSRIs의 신체 질환자 우울증 치료에서 고려되어야 할 점으로 약물 상호작용이 있다. 이는 SSRIs가 cytochrome P450를 억제하기 때문에 antiarrythmic, antidepressant, neuroleptics, codeine, oxycodone, hydroxicodone의 대사에 영향을 주게 된다. 신체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SSRI를 사용할 때 cytochrome P450을 통해 대사되는 약물들은 축적될 수 있고 약물 부작용이 더 나타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한편, 간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SSRIs는 약물 대사와 배설이 달라지기 때문에, 반감기가 짧은 SSRIs를 초기 용량을 적게 시작하고, 천천히 용량을 올려야 한다. SSRIs중에서 sertraline과 citalopram이 약물 상호작용이 가장 적다고 알려져 있다.

2) 새로운 항우울제

bupropion은 구조적으로 amphetamine과 비슷한 monocyclic phenylethylamine이다. bupropion과 활성 대사물인 hydroxybupropion은 noradrenergic system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bupropion의 작용 기전은 신경세포 연접 부위에서 norepinephrine 재흡수 차단과 약한 dopamine 재흡수 차단이다.

bupropion은 진정 부작용이 없고, 심각한 심장 질환자에게 기립성 저혈압을 거의 일으키지 않으며, 좌심실 기능에도 영향을 주지 않으고, 심장 전도 장애를 악화시키거나 유발시키지 않는 점이다. 또한 SSRI와 달리 bupropion은 성기능 장애의 빈도가 낮고 당뇨 남자 환자에서 발기 기능의 호전을 보이며,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에도 효과적이다. 부작용으로 폭식증, 경련성 장애 및 두부 손상 환자에서 경련 발작을 초래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하루 450mg 이하의 용량에서는 위험도가 0.4%로 낮은 편이다. bupropion의 장점은 bupropion의 부작용으로은 과도한 자극, 불면, 진전, 지각 이상 등이다.

venlafaxine은 serotonie과 norepinephrine, dopamine의 시냅스전으로 재흡수 차단 억제제로, 약물 상호작용이 적고, 단백질과 적게 결합하는 특징이 있다. 30%만이 단백질에 결합하며 단백질과 높은 결합력을 보이는 warfarin과 digoxin 같은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도 안전하게 약물을 투여할 수 있다.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유방암 환자의 작열감을 감소시키며, 암 환자의 신경병성 통증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부작용은 신경예민, 오심, 발한, 식욕감퇴, 구갈, 어지러움이 있다.1/3의 환자는 심한 오심을 경험하고 이로 인해 1/2정도는 투약을 중단한다고 알려져 있다. 다른 중요한 부작용은 용량 의존적인 혈압의 증가이다. 하루 200mg이상 복용하는 환자의 19%는 지속적인 고혈압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mirtazapine은noradrenaline과 특정의 serotonin성항우울제이다. 이는 alpha 1과 2 자가 수용체(auto receptor)를 차단한다. 또한 5-HT2와 5-HT3 수용체를 차단하기 때문에 SSRIs에 의한 초조, 오심, 성기능 장애 등의 부작용이 적고, 신체 질환에서 흔히 동반되는 수면 장애과 식욕감퇴에 효과가 있다. 한편, 중증 또는 멜랑코리 우울증에 TCAs 및 SSRIs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다. 부작용으로는 식욕의 증가 및 진정 등이 있다.

3) 정신자극제(psychostimulants)

정신자극제는 일차성 우울증에서 권고되고 있지 않으나, 이차성 우울증에서는 그 안전성과 유효성이 잘 알려져 있다. 정신자극제는 노인 환자에서 빠르고 안전하게 작용하고, 부작용도 적다고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70%환자가 현저하게 호전되었고, 단지 10%의 환자만이 부작용 때문에 복용을 중단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우울 증상이 대개 1-3일 내에 빠르게 완화되고 전통적인 항우울제 치료에 비하여 재활 치료에도 효과적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4) 삼환계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s : 이하 TCA)

삼환계 항우울제는 imipramine, amitriptyline, desmipramine, nortriptyline, doxepin, clomipramine, and protriptyline이 있다. trazodone과 amoxapine도 이 집단에 속한다. 이러한 약제들은 중증의 우울증과 멜랑코리 우울증의 치료에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이하 SSRI)보다 더욱 효과적이다. 그러나 trazodone을 제외한 모든 삼환계 항우울제가 항콜린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구갈, 복시, 변비, 뇨 저류, 장 폐색 , 항콜린성 섬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노인과 항콜린성 부작용을 일으키는 다른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는 이러한 부작용에 더 취약하다. 기립성 저혈압은 TCA의 더 중요하고 심각한 부작용이다. 항우울제가 alph 1-adrenergic 수용체를 차단하여 기립성 저혈압을 일으키고, 이는 신체 질환자, 특히 노인에서 중요한 문제인 낙상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런 부작용은 TCA 저용량에서부터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 시작시 앙와위, 기립시 혈압을 확인해야 한다. 진정은 부작용과 치료 순응도에 영향을 미치는 흔한 부작용이다. amitriptyline, clomipramine, doxepin, trazodone 등이 심한 진정 작용이 있다. 물론, 불면증에 효과가 있기 때문에 치료초기에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고용량에서 나타나는 이른 아침 졸리움이 환자의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

TCAs는 심전도에서 quinidine 유사 효과를 보인다. TCAs는 PR 간격 증가, QRS 및 QTC 시간 증가 및 T 파 평판화을 초래한다.또한 치료 용량에서명백한 Q-T 간격의 연장은 선천적인 또는 후천적으로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심실 빈맥과 심실 세동의 위험도를증가시킨다. Q-T 간격은 심박수에 따라서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TCAs의 사용시 Q-T간격은 교정된 Q-T간격(Q-Tc)으로 측정하게 되는데, 정상적인 Q-Tc 간격은 남성에서 0.42초, 여성은 0.43이다.유전적으로 Q-T 간격 연장이 있는 환자에서 TCAs는 투여되어서는 안된다. 이러한 환자의 90%정도는 가족력이 있으며, 돌연사와 실신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Q-Tc가440ms 이상이면 TCAs가 투여되어서는 안 된다.

4) 정신치료

신체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우울증의 정신치료는 유연하고, 절충적으로 접근되어야 한다. 입원 환자의 경우 짧은 입원 기간과 의학적 상황의 긴급성 때문에 정신 치료에서도 단기적인 접근과 더불어 포괄적인 정신사회적 치료가 요구된다. 정신 치료의 목표는 자신감을 향상시키고, 질환에 대한 오해를 교정하며, 환자가 질환과 병원 생활에 의해 야기되는 활동의 제한을 받아들이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고립을 감소시키고, 환자가 손실과 무능을 극복하도록 도우며, 두려움과 관심을 표현하도록 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정신치료 기법으로사회적 지지, 감정의 표현, 인지 재구성, 사회 기술 훈련 등을 들 수 있다.

신체 질환이 있는 환자의 가족들은 종종 혼란스러워 하며 따라서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신체 질환자의 가족에 대한 관심과 가족치료는 가족에게 감정적 지지를 제공하고, 죄책감을 경감시키며, 환자와 가족 사이의 대화를 촉진시킬 것이다. 그리고 가족 역시 환자로 인한 가족 내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또한 환자가 가족으로부터 느끼는 소외감을 감소시키고, 가족의 의사에 대한 화난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결론

신체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우울증은 자주 부딪치는 임상적 상황이지만, 덜 진단되고 치료 역시 소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신체 질환에서 우울증에 대한 진단과 치료의 실패는 높은 유병율과 사망률에 직접적 연관이 있다. 신체 질환이 있는 환자의 우울증의 병태생리, 특징적인 증상 및 진단, 치료, 경과, 예후를 폭넓게 이해함으로 해서 신체 질환에서 우울증을 효과적으로 중재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신체 질환에서 우울증에 대한 더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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