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박기택] 최근 바이엘헬스케어의 발기부전치료제 ‘레비트라(성분명 바데나필)가 비아그라 보다 효과적이라는 해외 연구가 발표되는 등 호평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레비트라의 부진은 ‘마케팅의 실패’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발기부전치료제는 ‘해피 드럭그(Happy drug)’의 대표주자로 일반 소비자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제약사로서는 기존의 전문의약품과 같이 의사들의 처방에 영업을 집중하는 기존의 방식은 많이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즉, 환자들의 선호도가 다른 제제들보다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

대표적으로 ‘비아그라’가 출시 이후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많은 소비자들에게 ‘발기부전치료제=비아그라’라는 인식을 갖게끔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이 인식을 깨야만 하는 후발 주자로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비트라는 지난해 말 출시된 동아제약의 자이데나에게도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제약업계 전문가들은 마케팅에서의 실패가 크다고 분석한다.

최근 2분기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 시알리스(성분명 타다라필), 레비트라, 자이데나(성분명 유데나필)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비아그라가 49.2%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시알리스가 30.4%, 자이데나 12.9%, 레비트라 7.5%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까지 50%를 넘었던 비아그라가 다소 하락한 반면, 시알리스는 20%대에서 30%대로 상승하며 무섭게 치고 올라가고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자이데나가 출시 6개월여 만에 레비트라를 따돌리고 3위로 뛰어올랐다는 점이 눈에 띄는 변화이다.

특히 시알리스와 자이데나가 각각 36시간이라는 긴 약물지속 효과, 토종이면서도 효과가 뒤처지지 않고 싼 가격을 강조한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먹히는 전략’이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레비트라는 별다른 이슈가 없었다는 점이 현재의 부진을 불러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런칭 이후 ‘레비트라 걸’ CD를 배포하며 소위 ‘노이즈 마케팅’을 유도하는 듯 했지만, 선정적일 뿐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또 최근에는 부부가 함께 치료를 유도해야하며 배우자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의사들과 소비자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결국 현재 레비트라는 비아그라나 시알리스 등을 처방받고도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은 환자들에게 소위 ‘2, 3차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을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바이엘헬스케어는 이 같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국내제약사와 제휴를 통해 영업을 강화하는 등 새롭게 비상을 준비하고 있지만, 기존의 제제들도 수성 또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SK케미컬과 중외제약이 각각 개발 또는 수입해 새로운 발기부전치료제를 출시할 예정인 만큼 시장 쟁탈전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어서 앞으로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한편, 최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제12차 ISSM(The International Society of Sexual Medicine) 학술대회에서 어윈 골드스틴 박사팀이 레비트라와 비아그라의 효능과 선호도를 배교 무작위, 이중맹검 교차연구로 진행한 임상시험결과, 레비트라의 선호도가 비아그라와 최소 동등하거나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미국, 남아메리카 남성 1,05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연구에서 레비트라는 53%, 비아그라 47%의 선호도를 보였다. 발기 성공률(SEP2, p=0.0389)도 레비트라가 83.9%로 비아그라(82.2%) 보다 다소 높았다. 이밖에 발기 유지 및 성관계 성공률(SEP3, p=0,0038)에서도 레비트라(74%)가 비아그라(72%)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