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곽상희] 대한정신약물학회, "한국인에 맞는 정신약물학을 만들겠다"창립20주년 맞이한 정신약물학회 국제학술대회 통해 도약 다짐

대한정신약물학회(회장 이홍식, 이사장 윤도준)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25, 26일 양일간 경주현대호텔에서 창립 20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 및 2005년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정신과 질병 및 치료를 위한 다양한 주제발표를 비롯 지난 20년간의 정신과 약물의 역사를 상세히 소개했다.

'Shedding light on the last and nest 20years'라는 슬로건을 내건 국제학술대회는 학회 창립 20주년을 기념함과 동시에 향후 20년을 준비하는 자리로 마련됐으며, 기초과학분야를 비롯 질병 및 임상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20 여개의 심포지엄과 교육세션이 열렸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지난 50년간의 정신과 약물의 흐름을 한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간 개발된 약물을 트리로 형상화해 전시함으로써 눈길을 모았다.

본지는 이번 학술대회를 준비한 조직위원회 윤도준 위원장과 박원명 사무총장을 만나 정신약물학회의 활동과 이번 학회의 의미,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인터뷰 - 대한정신약물학회 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위원회 위원장 윤도준, 사무총장 박원명

-창립 20주년과 이번 국제학술대회가 갖는 의미는?

창립 20주년은 숨가쁘게 달려온 지난 발걸음을 뒤돌아 보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20년이면 사람으로 치면 성인이 되는 해이자 청년이 되는 해로, 보다 활발하게 나아갈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그간의 행적에 대한 정리와 향후 비전을 내는 장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학회를 통해 지난 20년간 써왔던 약물에 대해 성찰하고, 향후 20년간 어떤 약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가 하는 미래의 정신약물에 대한 열띤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 이번 학회의 특징을 설명한다면?

이번 국제학회는 일본, 대만, 중국 등 아시아권 연자들을 많이 초청했다. 이는 그동안 서구에서 나오는 자료들을 주로 참고했지만 이제는 우리가 위치하고 있는 아시아권과의 다양한 임상정보 공유를 통해 아시아 인종의 특징에 맞는 적절한 질병의 양상과 치료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을 얻기 위해서이다. 특히 이런 기회를 통해 향후에는 아시아 종족간의 공동의 임상연구 등을 통해 임상적 데이터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나와 있다.

- 정신약물학 분야는 비교적 최근 들어 활발한 편인데?

최근 5∼10년 사이에 정신약물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그간 정신과는 상담 또는 정신치료가 주류를 이뤄왔으나 최근 10년 사이에 우울증, 정신분열병 등이 효과적인 약물치료가 가능해졌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과 질병들이 스트레스 등에 의해서 파생되는 것이 아니라 뇌의 문제로 밝혀져, 약물적 접근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향후 시대는 IT에서 이제 BT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추신경계 쪽의 약물이 아주 중요한 약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신약물학 분야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 국내의 정신약물학의 수준은 어디까지 올라섰나?

지금까지 대부분의 학술대회가 외국논문을 인용하는 형태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 연구진들의 노력으로 국내 논문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으며, 이 논문들은 외국에도 발표되고 있다. 국내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앞으로는 각 질환마다 한국인에 맞는 적절한 알고리즘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약물의 효용, 적정용량 등 한국인에 맞는 다양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이미 정신약물학회의 이름으로 정신분열병, 양극성 장애에 대해 알고리즘(약물치료지침)을 만들었다. 오해는 개증보판이 출간된다. 또한 학회에서 '임상정신약물학'이란 공식 교과서를 출간해 국내의 정신약물학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이밖에도 2003년부터 CME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학술상과 학술지상을 통해 연구를 장려하고 있다.

- 정신과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나 질병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은데?

현재 질병이름이 정신분열병, 조울병 등으로 나눠져 있다. 이는 질병의 생물학적 원인이 밝혀지기 전에 만들어진 이름이기 때문에 이를 개명할 필요가 있다. 뇌의 병은 흔히 도파민 증가로 인해 생기는 질병인데, 이를 의학적인 이름으로 다시 개명한다면 '도파민 과잉증'으로 가는 것도 고려해 봄직 하다.

정신과 약물도 마찬가지이다. 흔히 항정신병약물이라고 하는데, 이도 잘못된 잘못된 것이다. 특히 원외처방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정신과 쪽의 약이라고 하더라도 다양한 증상에 사용될 수 있는데, 자칫 편견으로 인해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

- 정신약물학회 사회적 이슈를 손꼽는다면?

다리가 부러졌을 때 참으라고 하면 참을 수 있겠나? 열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 참으라고 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나? 절대 그럴 수 없다. 깁스를 해야 하고, 해열제를 먹어야 한다. 정신과 질병도 마찬가지이다. 아직까지는 정신과 약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만 적절한 약물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제는 알려야 한다.

-향후 계획은 어떤가?

또한 2010년 세계정신약물학회를 유치하기 위해 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앞으로는 다국가 임상에도 적극 참여해 한국의 임상적 수준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현재에도 학회 차원에서 약물학회의 주축이 되는 인물이 다국가 임상에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2년 사이에 국내의 주요 교수들이 국제 연구자모임에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고 있고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정신약물학은 이제 한 단계 올라서는 단계다. 그동안 교육과정에서 정신약물학 분야가 많아 겹치는 부분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전문 분야를 정해 세분화하고 이를 체계화하고 활성화 할 계획이다. 즉, 정신분열병, 우울증 등 약물학 각 분야에 Expert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곽상희 기자 opensky@fromdoct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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