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 성과보고회 개최
윤석준 교수 "상급종합병원 평가항목으로 제시 가능해"

"국내 영화 산업이 지금처럼 세계적인 수준까지 오른 과정에는 '스크린 쿼터제' 같은 정부의 효과적인 지원책이 있었다. 의료기기 산업도 퀀텀 점프하기 위해선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는 지난 23일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이 웨스틴 조선 서울호텔에서 개최한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 2023년 성과보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석준 교수는 "2019년 국내 의료기기 무역수지를 보면 어두웠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산업이 급성장해 2020년, 2021년 흑자를 기록했다"며 "2023년이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게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 산업은 정부가 투자를 하면 어떻게든 성장한다. 연구를 수주받은 기업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인력이 투입되고 인프라가 늘어나 자연적으로 좋아지기 때문"이라며 "지금 정부가 의료기기 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 보다 조금 더 의미있는 성장 곡선이 그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정부가 영화 산업에서 실시한 '스크린 쿼터제'와 같이 국산 의료기기를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 일정 비율 도입하게 하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 결국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며 "그 발판은 국내 산업일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상급종합병원 내에서 국내 의료기기 산업 영역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상급종합병원 제도는 3년마다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재평가 지표 중 한 항목에 국내 의료기기 비율을 충족해야 한다는 내용을 제시하면 상급종합병원이라는 제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라도 국산 의료기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의견은 산업계에서도 이어졌다.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 10대 과제 중 하나로 뽑힌 바이오니아 박한오 대표는 "새로운 기술이 허가를 받아 시장에 나오더라도 결국 사용자가 써줘야 산업이 흘러간다"며 "현재 의료기기 산업 현황을 보면 핵심 사용자인 대학병원급은 다 해외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정착되지 않으면 세계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 이끈 김법민 단장은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이 필요한 시기에 개최된 이번 성과보고회를 통해 정부 및 산·학·연 ·병 관계자 및 언론 등을 비롯해 국민들에게 지난 3년간 사업단이 지원한 과제 중 미래 지향적이며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점을 인정받은 우수성과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의료기기 발전과 함께 사업단의 성과 극대화 방안을 논의하는 매우 뜻깊은 자리가 됐다"고 밝히며 "향후 우수한 성과가 지속적으로 창출돼 한국 의료기기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단 고유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주기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성과보고회 패널토론 단체사진
성과보고회 패널토론 단체사진

사업단은 과기부, 산업부, 복지부, 식약처 총 4개 부처로부터 전주기지원 및 의료기기 분야의 특화된 전문적 지원을 목적으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간 약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비를 지원받아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전담 기관으로 공식 출범했다.

부처별 유사 분야의 개별·중복 지원을 막기 위해 ▲사업단 중심의 일관성 있는 의료기기 R&D를 지원하며, 의료기기 개발부터 시장진출까지 단계별 연계 부족을 보완하고자 ▲기술개발→제품화→임상→인허가→사업화까지의 의료기기 개발의 전주기를 통합지원하고 있다. 또한, 인허가·임상·보험등재 등 규제대응 미흡을 보강하기 위해 ▲규제기관과의 소통을 통한 규제의 선제적 대응을 지원하고 있다.

또 이날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10대 대표과제로 선정된 기관들의 대표과제 소개와 우수성과 발표가 진행됐다.

10대 대표과제는 ▲바텍의 '인간 지향 지능형 체어사이드 K덴탈 솔루션 개발' ▲브라이토닉스이미징 '퇴행성 뇌질환 극복을 위한 뇌전용 PET 시스템 및 융합분자영상 플랫폼 기술개발' ▲포항공과대학교 산학협력단 '말초미세혈관 초음파 광초음파 융합 영상기기 개발 및 사업화' ▲이오플로우 '세계 최초 인슐린 의존성 당뇨인을 위한 웨어러블 인슐린 자동 주입시스템 개발' ▲에어스메디컬 '인공지능 기반 MRI 초고속 영상화 소프트웨어 혁신제품 개발' ▲가천대 산학협력단 '두경부 암환자의 방사선 감수성 진단키트 개발' ▲삼성서울병원 '역박동 제어 방식 휴대형 심폐순환보조장치 상용화' ▲만드로 '근전전동의수를 위한 손가락 및 손바닥 내장형 통합 구동시스템 개발' ▲메디인테크 '인공지능과 전동화기술 기반 소화기관용 고성능 스마트 연성 전자내시경 시스템 개발 및 상용화' ▲바이오니아 '유럽체외진단 의료기기 인증을 위한 Viral Load HBV,HCV,HIV-1 체외진단시약의 유효성 평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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