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루푸스학회-류마티스학회, 5월 17~20일 코엑스서 국제학회 개최
국내 최초·아태평양서 5번째…페이션트 세션 등 행사로 의미 더해
'Stairway to the End of the War' 테마 이색…전세계서 790개 논문 접수

50개국 1,500명에 달하는 류마티스내과 의사들이 오는 17일 서울 코엑스로 향한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싱가포르, 이스라엘, 중국, 호주에 이어 5번째로 열리는 세계루푸스학회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올해 15번째로 열리는 세계루푸스학회 심포지엄은 제43차 대한류마티스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17차 국제심포지엄(LUPUS & KCR 2023)과 공동으로 17일부터 20일까지 3박 4일간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린다.

이번 ‘LUPUS & KCR 2023’의 주제는 'Stairway to the End of the War'다. SLE(전신홍반루푸스)를 포함한 류머티즘 질환과의 전쟁을 끝내겠다는 의미와 3년여 코로나19와의 전쟁이 끝나는 시점에 전세계 류마티스 전문가 1,500명 이상이 모여 류마티스 질환의 기초와 임상 분야 대한 최신지견을 교류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특히 ‘For the Peace of All Mankind’처럼 북한 등과의 적대적인 관계를 끝내고 전세계 류마티스 전문가들이 한 곳에 모이는 학술의 장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전세계 류마티스 전문가들이 한데 모이는 학술 축제 답게 이번 LUPUS & KCR 2023에는 50개국에서 780편의 논문들이 제출됐다. 특히 Mary Crow, George Tsokos, David Isenberg, Peter E. Lipsky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자들이 특별강연 등에 나서며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Mary Crow는 웨일 코넬 대학 교수로 미국 류마티스학회장, 루푸스 연구 연합 과학 자문위원회 의장을 역임했으며 인간 자가면역 질환의 유발과 조절에 관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Peter E. Lipsky는 미국 류마티즘 교과서의 저자로 자가면역 및 염증성 질환의 면역학 분야 대가다. T세포와 대식세포의 상호작용, 면역세포 활성화 메커니즘, 자가면역질환에서 T세포와 B세포 하위 집합 및 그 생산물의 역할, 류마티스 관절염과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에 대한 단일클론 항체를 포함한 치료제 개발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LUPUS & KCR 2023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성윤경 교수는 “LUPUS & KCR 2023은 한국의 위상이 한층 올라갔음을 보여준다"면서 "기조강연, 공동 심포지엄, 국제 심포지엄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연자들의 유익한 강연이 준비돼 있는 만큼 류마티스 질환에 관심이 있는 많은 의사들이 다양한 세션에 적극적으로 참여, 류마티스 분야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지식을 업데이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윤경 교수를 만나 ‘LUPUS & KCR 2023’에서 발표될 다양한 세션들을 미리 둘러봤다.

‘LUPUS & KCR 2023’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성윤경 교수
‘LUPUS & KCR 2023’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성윤경 교수

■ Key Note lecture 1 : The FoUr = 17일 오프닝 세션 키 노트 강연 ‘The FoUr’에서는 ▲The Light ▲The Words ▲The Height ▲The Barrier 등을 주제로 시각장애인인 피아니스트 양지우 씨, 하버드대학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는 데이비드 맥캔, 건축가 유현준 씨, 탈북 가수인 노수현 씨가 차례로 나선다.

양지우씨는 '포 더 피스 오브 올 맨 카인드(For The Peace Of All Mankind)'라는 곡을 연주한다. 자신의 질병을 극복하고, 세상을 눈 뜨게 한다는 의미다. 데이비드 맥캔 명예교수는 젊은 시절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후 미국으로 돌아가 한국어학으로 석박사를 마친 후 하버드대학에서 한국어학을 가르쳤다. 건축가 유현준 씨는 동서양의 문화와 건축 양식, 한국의 건축 양식 등을 통해 건축에 내포된 인문학적 관점을, 노수현 씨는 루푸스 환자로서 탈북환자들이 마주했던 분단 국가의 현실과 루프스라는 질환 극복 경험을 소개하며, 이번 LUPUS & KCR 2023의 주제인 '전쟁의 종식으로 가는 계단(Stairway to the End of the War)'의 의미를 조명한다.

■ Keynote Lecture 2 = 20일에는 대한류마티스학회 세션에서 합성생물학의 석학인 KAIST 생명과학과 조병관 교수를 초청, 합성생물학 연구발전과 성공적인 사례를 듣는다. 조 교수는 생명공학 기술과 합성생물학 이론의 발전으로 분자수준의 생물제제를 개발, 특이유전자 또는 세포치료까지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설명할 예정이다.

■ Study Group Session = 17일에는 중국 루푸스 전문가 최고 모임인 ‘SLICC(The Systemic Lupus Erythematosus International Collaborating Clinics Group)’, 아태평양 루푸스학회인 ‘APLC(Asia Pacific Lupus Collaboration)’가 주최하는 행사가 열린다. 이는 해외 연구자들이 모여 자체 행사를 할 수 있도록 세계루푸스학회와 대한류마티스학회가 국제연구모임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지금까지 열렸던 세계루푸스 심포지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프로그램이다.

■ Presidential Plenary Session = 18일에는 류마티스학회 전현직 회장이 대한류마티스학회에 대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류마티스학회만의 세션으로, 올해는 한양의대 유대현 교수와 배상철 교수가 전임 이사장과 현 회장의 자격으로 강의할 예정이다. 류마티스 후학들이 연구자로서 그리고 학회를 이끌어가는 주인으로서 자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다.

■ Meet the Mentor = 18일과 20일에는 학회 최초로 선배 의사들의 경험과 전문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선착순으로 선발된 20명의 젊은 연구자들과 멘토로 초청된 선배 의사들이 함께 하는 자리로, 참석자와 멘토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서로 질문하고 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버드대학 George Tsokos 교수, 한국 류마티스 분야 대가 김호연(김호연내과) 원장, 웨일 코넬 대학 Mary Crow(전 미국 류마티스학회장) 교수, 한양대류마티스병원을 이끈 김성윤(김성윤내과) 원장 등이 후속세대를 위한 인생의 멘토가 되어줄 예정이다.

■ Patient Session = 이번 LUPUS & KCR 2023에서는 18일과 19일 페이션트 세션이 마련돼 있다. 이는 류마티스학회에서 처음으로 마련한 환자 참여 프로그램이다. 의사들도 앞으로는 환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류마티스 질환을 앓고 있는 환우들에게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직접 루푸스 질환 치료법 등 루푸스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과 국내외 ‘환자지원프로그램’을 소개한다.

■ Alliance Session = 18일과 19일에는 페이션트 세션과 더불어 얼라이언스 세션이 마련돼 있다. 의학적인 부분 이외 ▲환자 교육을 통한 루푸스 치료결과 개선 방안 ▲디지털 자원을 활용한 루푸스 환자 교육 ▲의료격차 극복을 위한 협업 방안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류마티즘 극복 과제 ▲SLE 연구를 위한 보조금 및 자금 지원 방안 등 의사들이 알고 있어야 할 다양한 주제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 Year in Review = 최근 보고된 각종 치료제들의 개발 및 허가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19일에는 특히 ▲New Treatments ▲Novel Treatments and Strategies 등 류마티즘 질환에 대한 최신 치료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세션이 몰려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승인됐더라도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치료제들이 더 많다. 하지만 류마티스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의사들이라면 세계적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환자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는 게 성윤경 교수의 설명이다.

■ APLAR-KCR Joint Symposium = 18일에는 아태평양루푸스학회와 류마티스학회가 공동으로 ‘Career Development of Young Rheumatologists in the APLAR Region’라는 제목의 차기 세대를 이끌어갈 젊은 류마티스 전문의 육성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일본 게이오대학의 다케우치 쓰토무 교수가 일본이 젊은 류마티스 전문의들의 능력 향상을 위해 시행해온 지원정책에 대해, 서울의대 신기철 교수가 대한류마티스학회의 전공의 교육비 지원, 학술상 제정 및 펠로우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할 예정이다.

■ 코로나19 Session = 이번 LUPUS & KCR 2023에서는 코로나19 관련 논문들을 위해 별도 세션이 만들어졌다. 포스터 발표를 포함해 총 3개 세션이다. 2년 전 코로나19 유행 초기와 달리 최근 연구들은 백신의 부작용, 자가면역질환에 걸린 환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집중되는 경향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류마티스 질환에서 백신의 중요성이 부각된 만큼 감염병 시대에 대비하는 많은 연구들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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