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팀 1,643명 대상 15년 장기추적조사 결과 발표
‘능동적 모니터링’·‘전립선 절제술’·‘방사선 요법’군으로 나눠 분석
각 군간 유의미한 사망률 차이를 확인하지 못해
국내 전문가 "하나의 연구로 조기 치료 가능성 평가 우려"

전립선암 지표인 '전립선특이항원'(Prostate Specific Antigen, PSA) 수치에 따라 조기 치료를 진행해도 전체 생존율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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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스대 프레디 햄디(Freddie C. Hamdy)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27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PSA 수치에 따라 치료 받은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추적관찰한 대규모 분석 연구 'ProtecT'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원제: Fifteen-Year Outcomes after Monitoring, Surgery, or Radiotherapy for Prostate Cancer)

ProtecT 연구는 1999년~2009년 사이 영국에서 PSA 검사를 받은 50~69세 환자 8만2,429명를 대상으로 질병 단계별 사망률을 분석했다. 이 중 국소 전립선 암은 2,664명의 남성에서 진단됐으며, 진단된 환자 중 1,643명이 치료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시험에 등록했다. 545명은 능동적 모니터링, 553명은 전립선 절제술, 545명은 방사선 요법에 각각 무위 배정됐다. 환자들은 15년 동안 추적 관찰됐다.

최종적으로 조사가 완료된 1,610명의 환자 중 전립선암으로 사망한 환자는 45명(2.7%)이었다. 이 중 능동적 모니터링 군이 17명, 전립선 절제술 군이 12명, 방사선 치료 군이 16명 각각 사망해 각 군간 유의미한 사망률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20년 이상 전립선암은 PSA를 기준으로 치료의 효과를 평가해 왔다"며 "그러나 이번 연구로 PSA를 통한 전립선암의 병기 구분 방법에 대한 한계를 확인했다. 또 조기 치료가 환자의 생존 연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국립암센터 비뇨의학과 정재영 교수는 하나의 연구만으로 조기 치료에 대한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에 주의를 당부했다.

정재영 교수는 "국소 전립선암에서 능동적 모니터링, 전립선 절제술, 방사선 치료 등 각 사망률 차이가 없다지만, 이들 환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 가지 치료만 받지 않았다"며 "능동적 모니터링 군으로 시작하더라도 추후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 등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구에서 능동적 모니터링 군의 61%는 추적 관찰 기간동안 전립선 절제술 또는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더불어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 중 90~92%도 전립선 절제술 또는 방사선 치료를 경험했다.

정 교수는 "PSA가 전립선암의 모든 것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전립선암 조기 진단 분야에서 PSA 스크리닝이 더 이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PSA 수치는 전립선암 병기별 치료 효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여전히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이어 PSA 외 다른 요소를 전립선암 지표로 '글리슨 점수( Gleason score)'를 주목했다. 글리슨 점수는 현재도 사용되는 전립선암 분류법 중 하나로, 전립선 조직검사 검체를 판독해 암세포의 분화에 따라 점수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5등급으로 평가하며 5등급에 가까워질수록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본다.

정 교수는 "PSA 수치가 높다고 전립선암의 예후가 나쁘다고 할 수 없다"며 "하지만 글리슨 점수로 분화되는 등급에 따라서는 진단 당시 임상적 병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전립선암 평가 지표로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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