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醫 정총, 간호법 등 '의료악법' 성토 잇달아
박명하 위원장 "13개 단체 총파업 투표 논의 중"

의료계가 국회 본회의 부의가 결정된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 저지를 위해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인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은 본회의 통과 후 대통령 재가까지 이뤄지면 13개 보건의료단체 연대 총파업을 시사했다.

25일 서울시의사회가 영등포구 의사회관에서 개최한 제77차 정기대의원총회는 간호법 등 '의료악법' 저지 투쟁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 이윤수 의장은 개회사에서 "불행히도 지난 23일 국회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간호사특별법과 의사면허박탈법이 (본회의 부의가) 통과됐다. 앞으로 행보가 심히 우려된다"면서 "(두 법이 본회의 통과되면)보건의료단체 총파업이나 (의사)면허증 반납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박명하 회장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면서도 법안 통과를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의협 비대위원장으로 국회 앞 철야농성과 단식투쟁을 진행했다.

박 회장은 "전국 16개 시도의사회가 한마음으로 악법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의사회원의 더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오는 4월 9일 400만 13개 단체 보건의료복지연대가 총궐기대회를 준비하고 있고 대통령이 (간호법 등을) 재가하면 전 단체가 파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찬반 투표를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는 25일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 저지 의지를 다졌다(ⓒ청년의사).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는 25일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 저지 의지를 다졌다(ⓒ청년의사).

의협 집행부도 지속적인 투쟁 의지를 밝혔다. 이필수 회장 대신 참석한 이정근 부회장은 "간호법과 면허법은 물론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 특별사법경찰법 등 회원 권익과 관련된 법안이 발의 또는 계류되고 있다"면서 "의협 집행부는 지난 2년간 다진 정치적 역량을 총동원해 14만 회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도 "14만명 의사가 하나 되면 정치권도 우리를 무시하지 못한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결할 수 있다는 의지로 의협 비대위, 의협과 함께 하나로 뭉치자"고 호소했다.

대의원들은 "의료현장 혼란 가중", "다른 직역 면허침해", "단독처리 각성하라" 등 간호법 상정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정총에 참석한 서울시의회 강석주 보건복지위원장은 축사에서 "(의료계가) 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서울시의사회 회원이 권익을 위해 투쟁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위해 싸우고 있다"면서 "(시의원으로서)의사의 생각에 공감한다. 좀 더 근본적인 논의와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강 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한편 이날 정총에서는 분과위원회별 논의 결과가 보고됐다.

법령·회칙 분과위원회는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 저지를 촉구하면서 ▲불법 사무장 병원 척결 ▲과도한 의료인 처벌 법률조항 삭제 ▲안전한 진료 환경 보장 ▲의료기관 개설 시 지역의사회 경유 법제화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대책 ▲인터넷 플랫폼 병의원 리뷰 중단 등을 건의했다.

의무·홍보 분과위원회는 코로나19 대응을 비롯해 ▲보건소와 산하 보건지소 진료 기능 축소 ▲보건소장 정규직 전환 ▲9.4 의정합의 준수 ▲첩약 급여 철폐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반대 ▲간호조무사 수급 대책 강구 등을 제안했다.

보험·학술 분과위원회는 ▲건강보험 수가 현실화 ▲감염성 질환 의료진 위험 수가 반영 ▲비급여 불합리한 급여화 중단 ▲검체검사 위탁 기준 고시 철폐 ▲선택의료급여기관제도 폐지 ▲디스크·과절염 물리치료 횟수 개선 ▲외국인·내국인 의료보험 분리 등을 주요 안건으로 다뤘다.

법령·회칙 분과위원회가 총회에 올린 회칙 일부 개정안은 전체 대의원 181명 가운데 67명만 참석하면서 정족수 미달로 다루지 않았다. 회장 직선제 도입은 분과위에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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