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국내 품목허가 획득…2차 치료제로 허가
제한적인 국내 치료 옵션 속 젭젤카 출시에 기대감↑
연세암병원 임선민 교수 “혈액학적 독성은 주의해야”

보령(구 보령제약)이 오는 3월 소세포폐암(SCLC) 치료 신약 ‘젭젤카주(성분명 러비넥테딘)’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가 제한적인 가운데 치료 옵션 확대에 대한 기대가 모인다.

보령 사옥 전경.

27일 보령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령은 오는 3월 젭젤카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젭젤카는 스페인 제약사 파마마(PharmaMar)가 개발한 항암 신약이다. 국내에선 보령이 지난 2017년부터 국내 개발 및 독점 판매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보령은 젭젤카 국내 출시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젭젤카 품목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이보다 앞서 식약처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서 허가받은 적응증은 ‘1차 백금 기반 화학요법에 실패한 전이성 소세포폐암’이다.

미국에선 지난 2020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조건부 신속승인을 받아 같은 해 7월에 출시됐다. FDA 승인 근거가 된 2상은 백금 기반 화학 요법으로 치료한 후 질병 진행이 있는 소세포폐암 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단일요법으로 진행됐다.

란셋 온콜로지(The Lancet Oncology) 2020년 5월호에 게재된 젭젤카 2상 데이터에 따르면, 젭젤카는 5.1개월 시점 독립 검토위원회 측정 결과 35%의 객관적반응률(ORR)과 5.3개월의 반응 지속기간(DoR) 중앙값을 보였다.

이밖에도 보령은 젭젤카를 투여할 때 매 21일 간격으로 1일차에만 투여하는 스케줄이기 때문에 다른 치료 옵션에 비해 투약 용이성이 뛰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투여 시 1시간에 걸쳐 3.2mg/m2를 정맥 주입으로 투여하게 된다.

소세포폐암은 비소세포폐암에 비해 초기 전이가 빠르며, 치료 후에도 재발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세포폐암 치료는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이 대표적이나, 내성을 보이거나 재발한 환자를 위한 2차 치료제는 국내에서 종류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전체 폐암 환자 수는 총 2만9,960명으로, 이중 소세포폐암은 3,169명이다. 국내 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치료제인 젭젤카 출시 예고에 의료계의 기대감 또한 모이고 있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임선민 교수는 “확장기 소세포폐암 치료의 경우, 전신 항암 치료를 위해 백금 기반 항암제와 면역항암제 투여를 병행하는 게 1차 치료 표준 요법”이라며 “그렇지만 이때 mOS(전체 생존기간 중앙값)는 1년 내외”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2차 치료로 넘어갈 경우, 현재 옵션이 ‘하이캄티주(성분명 포토테칸)’, ‘캄토벨주(성분명 벨토테칸)’ 등으로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젭젤카는 이전 백금 기반 항암제에 대한 반응률이 좋았건 나빴건 상관없이 효과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임 교수는 젭젤카 투여 시 고려해야 할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젭젤카는 혈액학적 독성이 강하다는 한계가 있다. 백혈구감소증이나 혈소판감소증 등이 심하다. 중등증 이상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환자가 많게는 40%에 달했다. 때문에 용량 감량 고려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최근 가이드라인에서 젭젤카가 백금 기반 화학요법 실패 시의 옵션으로 대두됐고, 현재 소세포폐암 치료에 있어서는 새로운 약제이기 때문에 기대가 되는 것은 맞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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